■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8월처럼 살고 싶다네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람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 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 고은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전문
✔여름 관련, 6월의 시 모음②(짧은 시, 좋은 시, 초여름, 나태주, 쓸쓸한 여름, 해변, 비비새, 동
쓸쓸한 여름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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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름이 일단 물러가니 살갗이 데일 것처럼 뜨겁고 끈적거리는 볕이 작렬한다.
공기도 뜨겁고, 그늘도 뜨겁고, 바람도 뜨겁다. 잔뜩 찌푸린 이마와 미간을 하다 보면 시야는 물론, 마음도 한껏 좁아진다.
그런데 시인은 그 너머의 초록을 보며 생명을 노래하고 있다. 맞다. 지금이 한 해중 가장 나뭇잎이 무성하고 푸르를 때.
지금 내 곁에서 낮잠을 청하는 녀석이 한때, 자신의 첫 아가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고 하던 그 오동나무도, 비에 젖었던 몸을 햇볕에 바짝 말리고 있다.
어김없이 계절은 돌아오고 또 가건만, 나는 그 장엄한 자연의 질서를 공짜로 감상하면서도 여전히 그렇게 메마른 채로, 지금 여기, 그 초록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 이르고 보니, 내일을 기약하거나 눈을 들어 먼 곳을 응시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사실 다음 날은커녕, 앞으로 한 시간 뒤에 무슨 일이 있을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쿵저러쿵, 무슨 아기자기한 약속을 그렇게 남발했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모든 것은 과거가 되기에, 인생은 언제나 무상한 것이기에, 현재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렸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만이 존재한다.
- 게슈탈트 심리학의 창시자,
프리츠 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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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슈탈트 상담이론①(Gestalt, 형태주의, 프리츠 펄스, 로라 펄스, 여기와 지금, 전체, 형태, 모습
■ 오늘부터는 프리츠 펄스(Fritz Perls)가 고안한 게슈탈트(Gestalt) 상담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프리츠 펄스 ✅ 프리츠 펄스(Fritz Perls, 1893~1970)는 독일 출신의 정신과 의사로, 게슈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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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한 통
보름달 같은
수박 한 통
혼자서는
먹을 수 없지
다 함께
먹어야지
나눠서
먹어야지
달무리처럼
빙빙
둘러앉아
먹어야지
- 안도현, 《수박 한 통》, 전문
✔9월의 시 모음②(짧은, 좋은, 아름다운 가을 시, 가을 하늘, 안도현 9월이 오면, 용혜원 가을이
9월이 오면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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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계절에 상관없이 돈만 있다면 많은 과일들을 맛볼 수 있다. 집안에 앉아 클릭 몇 번으로 하루 이틀이면 받아볼 수 있는데다가,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일의 당도 또한 점점 더 높아진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에 먹었던 참외며 수박 같은 대표적인 여름 과일들은, 요즘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덜' 달았고, 가격만 쌌다.
나이가 들어서 어떤 음식을 찾는 것은, 혀가 기억하고 몸이 반응하는, 어떤 추억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맛있는 음식의 기준도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과 같은, 무척이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장면을 동반하게 된다.
누가 먹어도 맛있다고 여기는 이른바 음식의 '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사람의 지극한 정성과, 내가 신뢰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먹었던 기억이 알알이 박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고의 셰프가 요리한 최상의 재료로 만든 요리라고 할지라도 불편한 사람과 불편한 장소에서 먹었다면, 그 장면은 곧 기억에서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형제들과, 친척들과, 별다른 이유도 없이 경쟁하듯 먹었던 수박의 그 기하학적 속살과, 수박 껍데기의 무수한 잔해들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무더위, 입추 관련 시 모음(늦더위,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글귀, 오보영 무더위, 나태
■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무더위 멍하니 그저 푸른 숲 나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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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
올해도 어느새
내리막에 속도가 붙는 중
초록 이파리들
단풍 들 날 머지 않았으니
불볕 더위의 심술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자.
- 정연복, 《8월의 시》, 전문
✔한 해를 보내며, 연말에 읽기 좋은, 짧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용혜원 12월엔, 정연복, 송년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하고 신변잡기적인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시에 대한 감상은 달라질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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