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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있는 풍경12

✔우리 집 고양이(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반려동물, 길냥이 입양, 고양이 사진, 고양이 관련 시, 황인숙 밤과 고양이, 미셀러니, 단상, 삼색 고양이, 내 안의 어린아이, 내면아이) 그동안 동네를 돌아다니는 길냥이들만 쫓아다니다가 작년 여름, 고민 끝에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는 코숏 삼색이 암컷 한 마리를 입양했다. 일부러 시간이 날 때마다 간식을 주머니에 넣고 10분이 넘게 걸어서 방문했던 옆동네는 - 노인정을 중심으로 길고양이가 모이는 곳이 있다 - 녀석과 한 가족이 된 지 어언 7개월째,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게 되었다. 그야말로 집앞에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나타난 녀석은 스스럼없이 다가와 몸을 비벼댔고, 우리로 하여금 땀이 밴 팔다리에 한 움큼의 털을 붙이고 귀가하는 매직(?)을 선사하게 되었다. 튜브형 간식에 이끌려 다가오는 것이 틀림없었을지라도, 하루 이틀 그렇게 인연을 이어가다보니 길냥이를 입양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던 우리가 드디어 꿈에서조차 녀석과 뒹구는 날이 잦아졌고(.. 2024. 2. 10.
✔[이규보 고양이 시] 득흑묘아, 검은 새끼 고양이를 얻다, 길냥이 냥줍, 책묘, 고양이를 꾸짖다, 고양이 관련 짧은, 좋은 옛날 시, 동국이상국집, 고양이 한시 ● 得黑貓兒(득흑묘아) 細細毛淺靑 세세모천청 團團眼深綠 단단안심록 形堪比虎兒 형감비호아 聲已懾家鹿 성이섭가록 承以紅絲纓 승이홍사영 餌之黃雀肉 이지황작육 奮爪初騰蹂 분조초등유 搖尾漸馴服 요미점순복 我昔恃家貧 아석시가빈 中年不汝畜 중년불여휵 衆鼠恣橫行 중서자횡행 利吻工穴屋 이문공혈옥 齩齧箱中衣 교설상중의 離離作短幅 이리작단폭 白日鬭几案 백일투궤안 使我硯池覆 사아연지복 我甚疾其狂 아심병기광 欲具張湯獄 욕구장탕옥 捷走不可捉 첩주불가착 遶壁空追逐 요벽공추축 自汝在吾家 자여재오가 鼠輩已收縮 서배이수축 豈唯垣墉完 기유원용완 亦保升斗蓄 역보승두축 勸爾勿素餐 권이물소찬 努力殲此族 노력섬차족 보송보송한 털은 아주 옅은 청색을 띠고 동글동글한 눈은 짙은 푸른색 모양은 뛰어나 호랑이 새끼와 견줄만하고 그 소리는 집에서 기르는.. 2023. 9. 5.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사진, 길고양이, 고양이 관련 시, 장영복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stray cat, 여름날 고양이, 떼껄룩, 고양이가 있는 풍경) 헉헉, 하고 조금만 걸어도 호흡이 거칠어지고 온몸의 땀샘이 폭발하는 여름이 왔다. 엊그제 비가 내려서 조금 시원한가 했더니, 그것에 도전이라도 하듯 어마어마한 기세로 땡볕이 작열한다. 얇은 옷만 걸치고 때때로 에어컨 바람을 쐬는 나도 이렇게 더운데, 두꺼운 털옷으로 몸을 감싼 녀석들은 어떨까, 감히 상상조차 가질 않는다. 녀석들도 그늘을 찾아 제각각, 익숙한 공간을 찾아 쉬고 있을 터. 따라서 그런 오후의 거리에는 녀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타이밍(?)만 잘 맞으면 한 두 녀석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되, 길고양이는 예민한 동물이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발판(이라고 해야 하나 매트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을 스크래쳐 삼아 드러누워 있는 코숏 얼룩이. .. 2023. 6. 19.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관련 시, 장미꽃, 프란체스코 마르치울리아노, 오줌을 눌 거야, 길냥이, 고양이 동영상, 5월의 고양이, 고양이의 시, 초여름, 고양이 사진) 5월의 어느 날. 볕은 따갑고 담벼락을 타고 올라간 넝쿨 장미는 빠알간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여름의 위력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벌써부터 지친다. 우리 동네 고양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2023.05.13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장미꽃 관련 시 모음①(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손석철 장미, 복효근 내가 정말 장미를 사랑한다면, 임종호 한 송이 장미꽃,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노래, 시 감상) ✔장미꽃 관련 시 모음①(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손석철 장미, 복효근 내가 정말 장 ◆ 시 아래 적혀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해설, 그리고 분석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장미 누가 그 입술에.. 2023. 5. 20.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관련 시, 고양이들의 봄날, 고양이 먹이, 길고양이, 황인숙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시 감상, 일상, 고양이 사진, 고양이가 있는 풍경) 봄비가 부슬부슬(지역에 따라 달랐지만) 오기 며칠 전, 3월 마지막 주 어느 날, 벚꽃은 피었다. 그때는 이렇게 비바람이 쳐서 꽃잎들이 일순간에 홀랑 떨어질 줄 알지 못했다. 사는 것에 치여, 올해도 꽃이 만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거의 초여름을 방불케 했던 3월 말의 거리는 그야말로 바싹 말라붙어, 황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딛는 걸음마다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녀석들도 분명, 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타난 여름을 제대로 맛보고 있겠지.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도 최대한 뜨거운 배를 식히느라 그늘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본래 먼저 다가와서 코인사 정도는 해주는 상대적으로 다정한(?) 놈들이지만 살다 보면 예외인 날도 있는 법.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저 털옷에 지퍼라도 달려있다면, 좀 나을 텐데.. 2023. 4. 10.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관련 시모음, 이장희 고양이의 꿈, 브라이언 패튼 고양이는 옳다, 비본질적인 것들, 봄날 길냥이, 길고양이, 고양이 동영상, 사진) 그렇게 봄은 온다. 한결 따스해지는 공기, 땅을 뚫고 파릇파릇하게 솟아오르는 싹들, 그리고 봄볕을 쬐며 단꿈을 꾸는 고양이의 모습으로. 봄볕이 평상 위에 드리우는 오후, 어느새 녀석이 내 곁에 와서 털썩 앉는다. 점퍼 속주머니에 든 핸드폰을 꺼내려고 하자, 녀석이 고이 감춰둔 먹이라도 꺼내는 줄 아는지, 바로 휙 하고 돌아본다. 미안, 며칠 전에 딴녀석들에게 고양이 먹이는 다 털렸어. 그렇게 한동안 내 곁에서 식빵을 굽던 녀석은 이내 땅 위로 내려와서 재잘거리는 새들을 잡겠다고, 경이로운 점프력을 발휘하며 사라져 버렸다. 그럼 이만, 새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슬금슬금 다가가는 녀석. 잠시 후 녀석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오늘도 사냥은 실패로 돌아갔고, 인간의 호주머니에서 먹이가 나올 가능성도 없다는.. 2023. 3. 16.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먹이 주기, 고양이 스틱, 튜브형 먹이, 사료, 길냥이, 개냥이, 야옹이, 고양이 사진, 고양이 겨울나기, 반려묘, 길고양이) 이제는 동네의 노인정 한켠에 완전히 터를 잡고 살고있는 길냥이 아닌 우리 동네 고양이들. 그동안 커피 냄새를 풀풀 풍기는 아저씨인데도 불구하고 도망치거나 크게 경계하지 않고 가만히 옆으로 다가와 함께 석양을 봐준 녀석들에게 항상 미안했던 것은, 한 번도 내 손으로 먹이를 주지 못했던 것이었는데, (물론 내가 아니더라도 동네의 주민들이 밥을 워낙에 잘 챙겨준다) 며칠 전에 드디어 녀석들에게 짜먹는 스틱형 먹이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여러 번 녀석들을 만나러 갔었지만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가, 정말 큰 마음을 먹었다. 녀석들 밥그릇에 건식 사료는 많이 있는 것 같아 스틱형 먹이를 골랐다. 고백하자면 나는 튜브형 먹이는 난생 처음 줘보는데, 덕분에 저 껍데기만 까면 녀석들이 알아서 빨아먹는..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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