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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여름 비 한시] 한국의 한시, 정약용 구우 장마비, 고우탄, 박제가 우수 비를 피하다,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한시 모음, 연수필, 경수필, 한시 감상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4.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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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久雨(구우)




窮居罕人事 궁거한인사
恒日廢衣冠 항일폐의관

敗屋香娘墜 패옥향낭추
荒畦腐脾殘 황휴부비잔

睡因多病減 수인다병감
愁賴著書寬 수뢰저서관

久雨何須苦 구우하수고
晴時也自歎 청시야자탄



어려운 살림살이에 사람 볼 일 드물고
의관은 항상 남루하다네

지붕은 헐어 노래기가 떨어지고
풀만 무성한 밭둑에는 팥꽃만 남아있네

여기저기 병이 많으니 잠도 줄고
글 짓는 일로 시름을 달래고 있다네

궂은비 내린다고 괴로울 게 무엇인가
맑은 날도 절로 탄식이 나는 것을




- 정약용(丁若鏞), 구우(久雨), 전문

 

 

 

 

 

 

정약용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다산은 여기로 연결됩니다. 다른 뜻에 대해서는 다산 (동음이의)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다산 정약용 초상 신상정보 출생일 1762년 출생지 조선 경기도 광주부 초

ko.wikipedia.org

 

 

다산 정약용. 출처 위키 백과

 

 

 

 

다산(茶山) 정약용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이자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을 지은 저술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위의 '구우'의 뜻은 궂은비 또는 장맛비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된다.

 

구우(久雨)는 그의 문집인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제5권에 실려 전해지는데, 여유당전서는 그가 죽은 후 후학들이 편집하여 간행한 책이며, 총 154권 76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는 그가 관직에서 물러나 유배 생활을 하는 중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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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장마철에 선비로서 의관을 단정하게 차려입을 수도 없고, 낡은 지붕에 이엉을 얹지도 못해 노래기가 떨어질 지경이며, 거기에 육체마저 병이 들어 안 아픈 곳이 없고, 오로지 글을 짓는 일만이 유일한 낙인 궁벽한 삶을 한탄하고 있다. 

 

언뜻 이것은 유배지에서 겪는 정약용 개인의 고통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웃, 나아가 나라 전체의 시름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맑은 날도 절로 탄식이 난다'라고 하는 시의 마지막 연에서 더욱 잘 드러나며(진정한 원인은 따로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판하며,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구우(久雨)

「구우」는 ‘장마비’ 또는 ‘궂은 비’라는 뜻으로,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문집 『여유당전서』 제5권에 실린 5언 율시의 한시다. 전반부에서는 집 안팎의 퇴락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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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또 다른 시 《고우탄(苦雨歎)》에는 장맛비로 인한 조금 더 직접적인 피해가 등장한다. 

 

 

 

2023.09.05 - [고양이가 있는 풍경] - ✔[이규보 고양이 시] 득흑묘아, 검은 새끼 고양이를 얻다, 길냥이 냥줍, 책묘, 고양이를 꾸짖다, 고양이 관련 짧은, 좋은 옛날 시, 동국이상국집, 고양이 한시

 

✔[이규보 고양이 시] 득흑묘아, 검은 새끼 고양이를 얻다, 길냥이 냥줍, 책묘, 고양이를 꾸짖다,

● 得黑貓兒(득흑묘아) 細細毛淺靑 세세모천청 團團眼深綠 단단안심록 形堪比虎兒 형감비호아 聲已懾家鹿 성이섭가록 承以紅絲纓 승이홍사영 餌之黃雀肉 이지황작육 奮爪初騰蹂 분조초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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苦雨歎(고우탄)



苦雨苦雨雨故來, 白日不出雲不開

大麥生芽小麥臥, 只肥鼠梨與雀梅

村童食之酸沁骨, 麥臥不起誰知哉



고우고우우고래, 백일불출운불개

대맥생아소맥와, 지비서리여작매

촌동식지산심골, 맥와불기수지재



괴로운 비 괴로운 비, 일부러 내리는 듯
해도 나오지 않고 구름도 걷히지 않네.

보리는 패고 밀은 땅에 쓰러졌는데

돌배와 산앵두만 토실토실.

아이들이 따 먹고는 뼛속까지 시다고 좋아한다만

쓰러진 보리 일어나지 않는 것은 누가 알건가



- 정약용, 《고우탄(苦雨歎)》,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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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801년(순조 1년) 3월 9일, 정약용은 장기현으로 유배를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 해 여름, 비가 계속되어 보리가 패고 밀이 땅에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비록 돌배가 산앵두가 잘 자라서 아이들은 시어도 맛이 있다고 좋아하지만, 안 그래도 궁핍한 백성들의 삶에서 주요한 작물의 농사를 망쳤으니 이를 어찌하겠는가, 하고 고우탄, 즉 '괴로운 비에 탄식한다'라고 한 것이다. 

 

현대에도 집중 호우는 농작물을 쓰러뜨리고 도시의 기능을 마비시키며, 산사태를 일으키는 등 많은 피해를 입힌다. 모쪼록 더 이상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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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한시) 아래에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한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분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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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收(우수)



嶺上雲黃似有虹
雨聲猶在荳花中
戴蓑路叟立堤外
溝水出來桑樹東


영상운황사유홍
우성유재두화중
대사로수립제외
구수출래상수동


고갯마루 황색 구름 무지개 선 듯하고
빗소리는 아직도 콩꽃 가운데 머무네
도롱이 쓴 노인은 뚝방 밖에 서있는데
도랑물은 뽕나무 동쪽으로 흘러 넘치네


- 박제가(朴齊家), 《우수(雨收)》, 전문

 

 

 

 

 

 

박제가

18세기 후반기의 대표적인 조선 실학자. 호는 초정(楚亭). 양반 가문의 서자로 태어나 전통적인 양반 교육을 받기는 했으나 신분적인 제약으로 사회적인 차별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봉건적인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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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 박제가, 출처 위키 백과

 

 

 

 

이 시의 제목인 '우수'를 현대어로 풀이하면 '비를 피하다' 또는 '잠시 비를 피하려고 기다리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된다. 

 

초정(楚亭) 박제가 역시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 중 한 사람인데, 정약용과는 달리 양반 가문의 서자로 태어나 사회적인 차별을 몸소 느끼며 성장하였다.

 

네 차례에 걸쳐서 청나라를 방문하여, 그곳의 지식인들과 교류하면서 국제적인 안목을 갖추어갔던 그는 당시 청왕조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여 국내의 상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른바 '북학파'의 거두이기도 하다.

 

고갯마루를 언뜻 보면 무지개가 뜬 것처럼도 보이는데, 아직 비가 완전히 그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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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때가 있지 않은가, 집안에서 밖을 보면 비가 그친 줄 알았는데, 막상 나와보면 꽤 비가 내리고 있어 당황했던 경험이.

 

아마도 위의 시는 세차게 퍼붓던 비의 기세가 조금은 줄어들어 일종의 소강상태를 이루고 있는 상황을 노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아무튼 너무 더워도 문제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것 또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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