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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새해 시, 신년 시(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다짐의 시 모음, 안도현 신년시, 이해인 새해 아침에, 박노해 새해 새아침에, 단상, 미셀러니, 경수필, 연수필, 시감상)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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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감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신년시



닭이 울어 해는 뜬다
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 첫 닭이 운다
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라
닭이 울어서 해가 뜨는 것이다

우리가
울었기 때문에
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하고 나하고는
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
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
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 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세상의 끝으로
울음소리 한번 내질러 보자


- 안도현, 《신년시》, 전문

 

 

 

2022.07.23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7월의 시, 여름 관련 시 모음③(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안도현 사랑, 황금찬 7월의 바다, 박우복 파도, 시 감상, 바다 관련 시, 여름의 시)

 

✔7월의 시, 여름 관련 시 모음③(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안도현 사랑, 황금찬 7월의

7월의 바다 아침 바다엔 밤새 물새가 그려놓고 간 발자국이 바다 이슬에 젖어 있다. 나는 그 발자국 소리를 밟으며 싸늘한 소라껍질을 주워 손바닥 위에 놓아본다. 소라의 천 년 바다의 꿈이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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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 각자의 마음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새해'는 말 그대로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이기 때문에 대체로 무언가 희망섞인 다짐을 하려고 한다.

 

시골에 사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닭울음 소리와 함께 아침을 맞는 사람은 드물겠으나, 이 시가 인간의 거의 본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희망을 생산하고자 하는 존재'로서의 면모를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해와 함께 하루가 시작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또한 인간은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시는 새로운 다짐을 하고 움직이는 존재인 우리들이야말로 힘차게 우는 첫닭과 같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는 떠오르는 아침해를 부르는 존재, 즉 새로운 다짐(그게 아니더라도 작년에 미처 이루지 못했던 꿈들도 포함해서)을 하고, 이를 말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하게 움직이는 우리만큼 아름다운 존재도 없다고 한다. 

 

거창한 목표든 소소한 것이든 간에, 그것을 위해 한발짝이라도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2023.01.05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새해 관련 짧은 시 모음(1월의 시 모음, 아름다운, 감동적인, 좋은 시, 시 감상, 반칠환 새해 첫 기적, 이채 1월에 꿈꾸는 사랑, 목필균 1월, 정호승 첫 마음, 겨울시 모음)

 

✔새해 관련 짧은 시 모음(1월의 시 모음, 아름다운, 감동적인, 좋은 시, 시 감상, 반칠환 새해 첫

◆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짧은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분석, 그리고 해설이 아니며,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따름입니다. 오해와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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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에


새해에는 조금 더
침묵해야겠다

눈 내린 대지에 선
벌거벗은 나무들처럼

새해에는 조금 더
정직해야겠다

눈보라가 닦아놓은
시린 겨울 하늘처럼

그 많은 말들과 그 많은 기대로
세상에 새기려 한 대문자들은
눈송이처럼 바닥에 떨어져 내려도

보라, 여기 흰 설원의 지평 위에
새 아침의 지평이 밝아오지 않은가

눈물조차 얼어버린 가난한 마음마다
새 아침의 태양 하나 품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세우려 한 빛나는 대문자들은
내 안에 새겨온 빛의 글자로 쓰여지는 것이니

새해 새 아침에
희망의 무게만큼 곧은 발자국 새기며
다시, 흰 설원의 아침 햇살로 걸어가야겠다


- 박노해, 《새해 새 아침에》, 전문

 

 

 

사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라는 사람은 그렇게 '정직'하다고는 할 수 없어서, 새해의 이런저런 다짐 중 그래도 가장 해볼만한 것이 바로 '침묵'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수를 줄이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중년기에 놓여서 그런지 어쩐지는 몰라도 생각한 것과 입으로 나온 말이 딴판이거나(예를 들어 상대를 어떻게든 칭찬하고 싶었는데 이상한 말이 튀어나온다던지), '나때는 어땠었고' 어쩌고 하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서,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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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가르킨다고 하는데, 체면 때문에 그 실수에 대해 사과는커녕 농담이었다는 식으로, 오히려 듣는 귀가 잘못되었다는 식의 고약한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고, 내 자신에게 다짐해 본다.

 

단 한번의 말실수가, 어렵게 쌓아왔던 상대와의 관계를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경우가 있다. 귀는 열어놓되, 말수는 줄이자('입을 닫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말도 있지만, 지갑을 확 열만큼 풍요롭지는 않아서 패스).

 

 

 

 

 

 

 

 

 

2024.09.05 - [좋은 글귀, 명언, 힘이 되는 시] - ✔슬플 때, 우울할 때, 외로울 때, 힘이 되는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정호승 가난한 사람에게, 모건 스콧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고통의 바다, 안도현 사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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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감상,그리고 해설이 아닌개인의 소소한 감상이며,시의 내용과 상관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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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새해 시] 새해 신년 관련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김현승 새해 인사, 최영희 새해에는, 오보영 새해, 미셀러니, 연수필, 경수필, 시 감상, 서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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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그리고 해설이 아닌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따라서 시의 내용과는 대부분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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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줏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사랑아


- 이해인, 《새해 아침에》, 전문

 

 

 

 

2023.08.26 - [좋은 글귀, 명언, 힘이 되는 시] - ✔힘이 되는,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감동적인 짧은 시 모음(류시화 꽃샘 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달에 관한 명상, 이해인 아픈 날의 일기, 좋은 글귀, 시 감상)

 

✔힘이 되는,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감동적인 짧은 시 모음(류시화 꽃샘 바람에 흔들린다면 너

■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꽃샘 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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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 등장하는 '사랑'은 어쩌면 종교적 신념 또는 신(神)에 대한 구도의 마음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새해나 새아침을 맞는 깨끗한 마음, 순수한 다짐 그 자체가 이미, 그것과 상당히 닮아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게 아니더라도 '사랑'이 흔히 말하듯 어떤 열망 같은 감정을 동반한, 간절한 그리움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 절친과 함께 하는, 빛나는 날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 또한 깨끗하고 순수한 것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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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희망이 자라나고,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그 사람의 행복을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면 이미 그 사람은 사랑하고 있는 것. 

 

설렘으로, 눈부심으로, 흰눈이 소복하게 쌓인 창밖의 풍경으로, 그렇게 새해의 새아침은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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