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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겨울 관련 시 모음②(나태주 겨울밤, 최하림 가을 그리고 겨울, 김용택 방창, 짧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시 감상, 흰 눈, 흩날리는 눈 관련 시 모음)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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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진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해설,

그리고 분석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따름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겨울밤


향은 좀 더 먼곳으로부터
아름다움은 좀 더 가슴속으로부터

촛불을 밝히면
조금씩 방안의 어둠이 밀려가듯이

찰랑찰랑 치마 아래 
새하얀 버선목이 눈부시듯이

사랑은 좀 더 아득하게
눈웃음은 좀 더 은은하게

풀잎에 맑고 맑은 이슬
맺혀 있듯이

저고리 밑에 복주머니 달랑달랑
매달려서 흔들리듯이.

- 나태주, 《겨울밤》, 전문

 

 

 

2022.11.29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12월의 시 모음(초겨울, 첫눈, 아름다운, 짧은, 좋은, 감동적인 시 모음, 나태주 12월, 첫눈,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이채 12월에 꿈꾸는 사랑, 시 감상, 겨울 시)

 

✔12월의 시 모음(초겨울, 첫눈, 아름다운, 짧은, 좋은, 감동적인 시 모음, 나태주 12월, 첫눈, 정호

◆ 시 아래에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 또는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임을 밝힙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12월 하루 같은 1년 1년 같은 하루, 하루 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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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엔 조그만 사랑이 반짝이누나 | - 교보문고

가슴속엔 조그만 사랑이 반짝이누나 | “사랑 가운데서도 사랑의 시로 만나요.”나태주 시인의 신작 시 10편 수록, 시인의 감성으로 톺아낸 106편의 이야기 흔해빠진 사랑 노래라며 투덜대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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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도 하고 싶은 말도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이른바 명쾌하고 명확한 돌직구의 시대가 되었지만, 은근하고 은은함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좋은 향기도 너무 강하게 풍기면 머리가 지끈거리듯이, 좋아하는 마음을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오히려 살짝 뒤로 물러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일테면 무더운 여름에는 누구나 빨리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그리워하고, 추운 겨울에는 온풍기 혹은 보일러의 온기를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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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람마다 '춥다' 혹은 '뜨겁다'를 느끼는 지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너무 찬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뜨거운 바람이 너무 강하면 도리어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춥고 긴 겨울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가을, 그리고 겨울


깊은
가을길로 걸어갔다
피아노 소리 뒤엉킨
예술학교 교정에는
희미한 빛이 남아 있고
언덕과 집들
어둠에 덮여
이상하게 안개비 뿌렸다
모든 것이 희미하고 아름다웠다
달리는 시간도 열렸다 닫히는 유리창도
무성하게 돋아난 마른 잡초들은
마을과 더불어 있고
시간을 통과해온 얼굴들은 투명하고
나무 아래 별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저마다의 슬픔으로
사물이 빛을 발하고 이별이 드넓어지고
세석에 눈이 내렸다
살아있음으로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시간들이 가서 마을과 언덕에 눈이 쌓이고
생각들이 무거워지고
나무들이 축복처럼 서 있을 것이다
소중한 것들은 언제나 저렇듯 무겁게 
내린다고, 어느 날 말할 때가 올 것이다
눈이 떨면서 내릴 것이다
등불이 눈을 비출 것이다
등불이 사랑을 비출 것이다
내가 울고 있을 것이다

- 최하림, 《가을, 그리고 겨울》, 전문

 

 

💬 최하림 시인은 1939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김현, 김승옥, 김치수와 함께 ‘산문시대散文時代’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64년 「빈약한 올페의 회상」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 『작은 마을에서』 『겨울 깊은 물소리』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풍경 뒤의 풍경』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와 시선집 『사랑의 변주곡』 『햇볕 사이로 한 의자가』, 판화 시선집 『겨울꽃』, 자선 시집 『침묵의 빛』 등이 있으며, 그 밖의 저서로 미술 산문집 『한국인의 멋』, 김수영 평전 『자유인의 초상』, 수필집 『숲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최하림 문학산책 『시인을 찾아서』 등이 있다.

제11회 이산문학상, 제5회 현대불교문학상,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2010년 4월 7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최하림

 

 

 

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 되어 | 최하림 - 교보문고

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 되어 | 시인 최하림의 시와 삶을 기억하는 시인들 장석남 박형준 나희덕 이병률 이원 김민정이 엮어낸 시선시간과 존재, 언어와 예술의 고민을 치열하게 밀고 나가며 70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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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그 자체로 풍경이다. 시인과 함께 천천히 걸으며 시간의 한가운데를 걷는 기분이다.

 

언제까지고 나오고 싶지 않은 그 풍경 속에서,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문득, 젖은 눈을 가만히 들어 주변을 본다.

 

가을에서 겨울로, 안개비가 눈으로 바뀌며 시간은 전광석화처럼 흐르지만, 나는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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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게, 그리고 떨면서 지상으로 내리는 눈. 그리고 언제나 우리들은 시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많은 것들을, 우리는 풍경 속에 놓아두고 왔다. 많은 것들을 풍경 속에 붙잡아 두고, 우리는 다시 시간을 통과한다. 그렇게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2023.11.17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첫눈 오는 날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초겨울, 곽재구 첫눈 오는 날, 윤보영 눈내리는 날, 첫눈, 목필균, 시 감상, 에세이, 단상)

 

✔첫눈 오는 날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초겨울, 곽재구 첫눈 오는 날, 윤보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분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감상과 느낌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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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창(方暢)


산벚꽃 흐드러진 
저 산에 들어가 꼭꼭 숨어
한 살림 차려 미치게 살다가
푸르름 다 가고 빈 삭정이 되면
하얀 눈 되어
그 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 김용택, 《방창》, 전문

 

 

2022.04.13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봄비 관련 짧은 시모음(양광모, 봄비, 김용택, 다 당신입니다, 김소월 봄비,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진달래꽃, 시 감상, 시 읽기, 좋은 시, 좋은 글)

 

✔봄비 관련 짧은 시모음(양광모, 봄비, 김용택, 다 당신입니다, 김소월 봄비, 사람이 그리워야

봄비 심장에 맞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버리는 천만개의 화살 그대, 피하지 못하리 - 양광모, 《봄비》, 전문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푸른길, 2017 중에서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 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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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창 : '방창하다'의 어근으로, '바야흐로 화창하다'는 뜻

삭정이 : 살아 있는 나무에 붙어 있는, 말라 죽은 가지.

*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방창, 방창하다

삭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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