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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진9

✔우리 집 고양이(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반려동물, 길냥이 입양, 고양이 사진, 고양이 관련 시, 황인숙 밤과 고양이, 미셀러니, 단상, 삼색 고양이, 내 안의 어린아이, 내면아이) 그동안 동네를 돌아다니는 길냥이들만 쫓아다니다가 작년 여름, 고민 끝에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는 코숏 삼색이 암컷 한 마리를 입양했다. 일부러 시간이 날 때마다 간식을 주머니에 넣고 10분이 넘게 걸어서 방문했던 옆동네는 - 노인정을 중심으로 길고양이가 모이는 곳이 있다 - 녀석과 한 가족이 된 지 어언 7개월째,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게 되었다. 그야말로 집앞에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나타난 녀석은 스스럼없이 다가와 몸을 비벼댔고, 우리로 하여금 땀이 밴 팔다리에 한 움큼의 털을 붙이고 귀가하는 매직(?)을 선사하게 되었다. 튜브형 간식에 이끌려 다가오는 것이 틀림없었을지라도, 하루 이틀 그렇게 인연을 이어가다보니 길냥이를 입양하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던 우리가 드디어 꿈에서조차 녀석과 뒹구는 날이 잦아졌고(.. 2024. 2. 10.
✔[이규보 고양이 시] 득흑묘아, 검은 새끼 고양이를 얻다, 길냥이 냥줍, 책묘, 고양이를 꾸짖다, 고양이 관련 짧은, 좋은 옛날 시, 동국이상국집, 고양이 한시 ● 得黑貓兒(득흑묘아) 細細毛淺靑 세세모천청 團團眼深綠 단단안심록 形堪比虎兒 형감비호아 聲已懾家鹿 성이섭가록 承以紅絲纓 승이홍사영 餌之黃雀肉 이지황작육 奮爪初騰蹂 분조초등유 搖尾漸馴服 요미점순복 我昔恃家貧 아석시가빈 中年不汝畜 중년불여휵 衆鼠恣橫行 중서자횡행 利吻工穴屋 이문공혈옥 齩齧箱中衣 교설상중의 離離作短幅 이리작단폭 白日鬭几案 백일투궤안 使我硯池覆 사아연지복 我甚疾其狂 아심병기광 欲具張湯獄 욕구장탕옥 捷走不可捉 첩주불가착 遶壁空追逐 요벽공추축 自汝在吾家 자여재오가 鼠輩已收縮 서배이수축 豈唯垣墉完 기유원용완 亦保升斗蓄 역보승두축 勸爾勿素餐 권이물소찬 努力殲此族 노력섬차족 보송보송한 털은 아주 옅은 청색을 띠고 동글동글한 눈은 짙은 푸른색 모양은 뛰어나 호랑이 새끼와 견줄만하고 그 소리는 집에서 기르는.. 2023. 9. 5.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사진, 길고양이, 고양이 관련 시, 장영복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stray cat, 여름날 고양이, 떼껄룩, 고양이가 있는 풍경) 헉헉, 하고 조금만 걸어도 호흡이 거칠어지고 온몸의 땀샘이 폭발하는 여름이 왔다. 엊그제 비가 내려서 조금 시원한가 했더니, 그것에 도전이라도 하듯 어마어마한 기세로 땡볕이 작열한다. 얇은 옷만 걸치고 때때로 에어컨 바람을 쐬는 나도 이렇게 더운데, 두꺼운 털옷으로 몸을 감싼 녀석들은 어떨까, 감히 상상조차 가질 않는다. 녀석들도 그늘을 찾아 제각각, 익숙한 공간을 찾아 쉬고 있을 터. 따라서 그런 오후의 거리에는 녀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타이밍(?)만 잘 맞으면 한 두 녀석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되, 길고양이는 예민한 동물이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발판(이라고 해야 하나 매트라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을 스크래쳐 삼아 드러누워 있는 코숏 얼룩이. .. 2023. 6. 19.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관련 시, 고양이들의 봄날, 고양이 먹이, 길고양이, 황인숙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시 감상, 일상, 고양이 사진, 고양이가 있는 풍경) 봄비가 부슬부슬(지역에 따라 달랐지만) 오기 며칠 전, 3월 마지막 주 어느 날, 벚꽃은 피었다. 그때는 이렇게 비바람이 쳐서 꽃잎들이 일순간에 홀랑 떨어질 줄 알지 못했다. 사는 것에 치여, 올해도 꽃이 만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거의 초여름을 방불케 했던 3월 말의 거리는 그야말로 바싹 말라붙어, 황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딛는 걸음마다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녀석들도 분명, 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타난 여름을 제대로 맛보고 있겠지.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도 최대한 뜨거운 배를 식히느라 그늘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본래 먼저 다가와서 코인사 정도는 해주는 상대적으로 다정한(?) 놈들이지만 살다 보면 예외인 날도 있는 법.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저 털옷에 지퍼라도 달려있다면, 좀 나을 텐데.. 2023. 4. 10.
✔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먹이 주기, 고양이 스틱, 튜브형 먹이, 사료, 길냥이, 개냥이, 야옹이, 고양이 사진, 고양이 겨울나기, 반려묘, 길고양이) 이제는 동네의 노인정 한켠에 완전히 터를 잡고 살고있는 길냥이 아닌 우리 동네 고양이들. 그동안 커피 냄새를 풀풀 풍기는 아저씨인데도 불구하고 도망치거나 크게 경계하지 않고 가만히 옆으로 다가와 함께 석양을 봐준 녀석들에게 항상 미안했던 것은, 한 번도 내 손으로 먹이를 주지 못했던 것이었는데, (물론 내가 아니더라도 동네의 주민들이 밥을 워낙에 잘 챙겨준다) 며칠 전에 드디어 녀석들에게 짜먹는 스틱형 먹이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여러 번 녀석들을 만나러 갔었지만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가, 정말 큰 마음을 먹었다. 녀석들 밥그릇에 건식 사료는 많이 있는 것 같아 스틱형 먹이를 골랐다. 고백하자면 나는 튜브형 먹이는 난생 처음 줘보는데, 덕분에 저 껍데기만 까면 녀석들이 알아서 빨아먹는.. 2023. 2. 9.
✔우리 동네 고양이들(고양이가 있는 풍경, 햇볕쬐는 고양이, 길고양이, 고양이 사진, 고양이와 놀아주기, 길냥이, Stray cat, 고양이 코인사, 야옹이, 냄새) 며칠간 방송에서 말했듯이 거의 3월 하순에 해당하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쌓였던 눈은 형체도 없이 녹아버리고, 아직 1월 중순인데 마치 봄날의 한가운데인 듯, 계절을 앞서서 경험하고 있다. 그러게, 겨울잠을 자던 뱀이 깨어날 정도였다니, 이상 기후는 자연의 질서도 무색하게 만든다. 그래서 예전 이맘때 같으면 생각도 못했을 일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네를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이 봄날 같은 볕을 쬐러 나와있었다. 따뜻하다 못해 땀이 배어 나올 정도인 한낮의 날씨. 이곳은 전에도 찾아간 적이 있는 동네 노인정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사진을 찍은 다음 날, 그러니까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한껏 올랐던 기온이 서서히 식고 있는 시점이다(다음 주부터는 다시 추워진다고 한다). 아.. 2023. 1. 13.
✔우리 동네 고양이들(고양이, 냥냥이 겨울 나기, 길고양이, 고양이 사진, 춥고 긴 겨울, 이집트 자세, 경계, 불안, 스트레스) 강추위의 기세가 그나마 조금은 꺾여서인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양이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자주 만나던 녀석들은 코빼기도 안보이지만, 대신 처음 보는 녀석들을 며칠에 걸쳐서 만날 수 있었다. 마치 모델같은 프로페셔널한 포즈와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은 이 녀석. 정확하게 말하자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기보다는 녀석의 동선과 나의 동선이 겹친 탓에(즉, 녀석의 앞길을 내가 막고 있는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앞발을 모으고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있는 고양이의 시그니처 같은 이 자세는 사실 불안과 경계의 자세라고 한다(고대 이집트의 부장품 속에 들어있는 고양이 입상도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언제든 도망을 가거나 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한 최적의 자세라고 할 수..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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