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내용과 감상은
서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루
오늘은 일정이 없는 날
집에서 쉬고 있다고?
그래, 하루 편히 쉬렴
무엇보다도 너를 더욱
사랑하는 하루가 되기를!
- 나태주, 《하루》, 전문
짧게 느껴졌던, 길게 느껴졌던, 그도 아니면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든 간에 오늘 하루는 가고 있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자연의 법칙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감정의 상태에 따라, 하루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즉,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느끼고 있는 정서의 주관적인 무게가 큰 작용을 한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위의 시에 나오는 더욱 나를 사랑하는 일, 쉬워 보이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타의 반 자의 반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억지로 나를 잊은 채, 재화를 얻기 위하여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때로는 답답할 때도, 때로는 울분이 일어날 정도로 슬프고 괴롭지만, 이를 악물고 온몸으로 하루를 버티어나가는 우리는 각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나를 지금보다 더 사랑할 자격과 필요가 있다.
💬 생각해 보십시오. 나 한 사람 세상에서 사라지고 나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맙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있고 나서야 세상이 있는 것이요, 다른 사람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나는 귀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나는 세상의 중심입니다. 세상의 빛입니다. 나 자신의 길이기도 합니다. 어찌 그런 나를 함부로 소홀히 대할 수 있을까요!
지나치게 자기애에 빠진다거나 이기주의에 기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나를 충분히 살피고 돌보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 출처 : [교보 문고], 《자기 돌봄의 시》, 시인의 말 중에서
물론 내 주변의 몇몇은 가끔 나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나를 나 자신이 충분히 살피고 돌보는, 그 중요한 일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없이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나와 당신의 하루는 그 얼마나 무거운가.
소크라테스와 미운 오리 새끼의 대화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라는 말이고
자신을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꽃의 왕으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이
자신을 엉성한 채송화로 여기며
낮은 자존감으로 살 수도 있다는 말이다
모든 상황 속에서 애써 자신을 찾고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진짜 이유는
자신을 알고 사랑해야 행복하기 때문이다
- 박순영, 《소크라테스와 미운 오리 새끼의 대화》, 전문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정말 아는 것의 출발점이라면, 그동안 나를 찾으려는 방법을 몰랐던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된다는 것이다.
타인의 말과 그 말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고 하루종일 애쓰는 동안, 나는 점점 나와 멀어지고 마침내 타인보다 더 낯선 나와 마주했을 때의 두려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의 어떤 말 한마디가 뼈를 때리고, 일종의 깨달음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그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나다.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말면 그냥 수긍일 따름이다.
결정적인 순간 내가 나의 편이 되지 않는다면, 적절한 타인의 충고나 위로가 흩어져 버릴 수도 있다.
충분히 울고 괴로워한만큼, 지금부터라도 나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위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에 대해서 지나치게 가혹하고 엄격하기만 하다면 정말로 간절할 때, 그 누구의 위로와 친절도 와닿지 않을 때, 남는 것은 절망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나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말을 건네보자. 당연하지만 이는 한두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참을성을 가지고 계속하다가 보면 등을 돌렸던 나 자신이 스스로를 알 수 있도록, 조금씩 키워드를 던질 것이다.
원인을 알면 문제 해결은 쉬워진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
웃고 있는 '나', 울고 있는 '나',
화내고 있는 '나', 괴로워하고 있는 '나',
우울한 '나' ······,
주어진 상황과 조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이 모습이 과연 진정한 '나'인가?
- 출처 : [자기 돌봄], 타라 브랙
카페 마리안느
"누군 저 나이에 안 예뻤나! "
스무 살짜리들을 보며 중년들이 입을 모았다
난,
나는 지금 제일 예쁜거라고 했다
다들 하하 웃었지만
농담 아니다
눈앞이 캄캄하고 앞날이 훠언한
못생긴 내 청춘이었다.
- 황인숙, 《카페 마리안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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