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따라서 시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십일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 나태주, 《십일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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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내용과 감상은 서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루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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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흐린 날이 계속되다 보니, 안 그래도 짧아진 하루가 더욱 축소된 느낌이다.
잠깐의 쌀쌀함과 후끈함이 지나면 어느샌가 거리의 등불이 하나둘 켜져 있다.
그 등불에 시선을 뺏기다가 문득, 어디 어디에 단풍이 참 곱더라, 하는 행인의 말이 귀에 들어온다.
도시의 한복판, 아니 조금 더 정확히는 그 찬란함과 거리가 조금 있는 뒷골목 어딘가에서 상상하는 단풍과, 명승지 한복판에서 등산객보다 더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은 단풍은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풍이 물들어가는 색은 단 한 가지가 아니다.
나뭇잎에 들어 있는 색소의 배합 비율에 따라 붉기도 하고, 노랗기도 하며, 또 주황이나 갈색을 띠기도 한다.
내가 떠올리는 단풍은 그 옛날, 산속 어딘가에서 그리워하던 사바세계와 닮아있기라도 한 것일까.
나름 다채로운 단풍의 색보다도 훨씬 휘황찬란한 그곳.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으로 간사한 것이, 여기에 있으면 저기가, 저기에 있으면 또 여기가 사뭇 괜찮아 보이는 법.
거리의 사람들이고 차들이고 모두 바쁘게 움직이는데, 어쩐지 나만이 멈춰 서서 흐느적거리는 것만 같다.
11월의 시
모두 떠나는가
텅 빈 하늘 아래
추레한 인내만이
선을 긋고 있는데
훌훌 털고 사라지는가
아직도 못다 지핀
詩들이 수두룩한데
가랑잎더미에
시름을 떠넘기고
굼뜬 나를 버려둔 채
황급히 떠나야만 하는가
- 임영준, 《11월의 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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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그리고 해설이 아닌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7월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돌아선 반환점에무리 지어 핀 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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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날씨 예보 등에서 올 겨울은 한파가 빨리 올 것이라고 하니 설령 동작은 굼뜰지라도 마음은 점점 급해진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평생 어깨를 짓누르는 일상의 무게와 불안은 연말을 향해 갈수록 더 묵직해지는 것만 같다.
근심은 언제쯤 훌훌 털고 나를 떠날 것인가.
내 어깨 위와 머릿속은 좁디 좁은 것인지, 근심은 마침내 나를 호위라도 하듯 사방에서 나를 둘러싸고 나와 함께 걷고, 나와 함께 눕는다.
길을 가다가 가로수를 만난다. 가로수가 벗어놓은 수북한 낙엽을 보면, 나의 근심도 때가 되면 저처럼 벗어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살아있는 한 고통과 근심은 피할 수 없는 것. 미적거릴지라도 또 걸을 수밖에 없다.
늦가을 밤
가로등도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
늦가을 밤
까맣게 칠해진 하늘에
어설프게 떠오른
별들의 눈빛이 작다
어둠은 자꾸만
더 짙게 파고 드는데
마음은 텅 빈 터널이 된다
견디다 못해
아직 떠나지 못한
낙엽들이 쌓인 길을
서성거리며 걸어가지만
홀로 된 가을
나도 왈칵 눈물을 쏟을 것 같아
진한 커피라도 뜨겁게 마셔야겠다
- 용혜원, 《늦가을 밤》, 전문
✔한 해를 보내며, 연말에 읽기 좋은, 짧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용혜원 12월엔, 정연복, 송년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하고 신변잡기적인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시에 대한 감상은 달라질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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