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우산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가는 길 위에 비가 내리나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 속에 있고 싶다.
- 도종환, 《우산》, 전문
✔장마 관련, 여름 비 관련 시 모음(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
오늘 밤 비 내리고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엔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지고 세월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 비 내리는 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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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비가 그치지 않을 때가 있다.
언제나 나에게 우산이 되어 주었던 사람도 없고,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을 때,
눈물을 짜낼 힘조차 없을 때, 단단했던 마음은 하염없이 녹아 내리고, 깊고 깊은 웅덩이가 생기게 된다.
나는 이제 혼자라는 생각, 그래서 밑바닥 중에도 밑바닥이라는 생각, 마음의 비가 내리는 소리는 결코 귓전을 떠나지 않고, 젖은 마음을 더욱 축축하게 만든다.
이렇게 흥건하게 젖을 바엔 차라리 비오는 바닷가에 가는 것이 나으려나.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 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전문
💬 시인 송수권은 1940년 전남 고흥에서 출생했으며, 순천 사범을 거쳐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래 작품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문공부예술상, 서라벌예술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산문(山門)에 기대어》《꿈꾸는섬》《아도(啞陶)》《새야 새야 파랑새야》《우리들의 땅》《수저통에 비치는 저녁노을》《파천무》 외 다수가 있다.
* 출처 : [교보 문고], 작가 소개, 송수권
송수권 | 송수권 - 교보문고
송수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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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말이 없는 바다에게는 미안하지만, 바닷가에 가서 한나절,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실컷 울어보고 싶다.
사실 바다는 지속적으로 적막하지는 않다. 웅웅 바람이 불고, 파도는 격렬하게 앞발을 휘두르며, 물새들은 무엇이 억울한 것인지 이따금 목놓아 울어댄다.
물론 그것은 쉬지도 않고 귓가를 파고 드는 도시의 소음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도시의 소음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로 인해 메말라가고, 오히려 적막하게만 변해 가는 내 마음을 다시 촉촉하게 적시기 위해,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하기 위해, 그리운 것을 그립다고 외치기 위해, 다시 바다에 가고 싶다.
삶의 무게가 오롯이 내 어깨를 짓누르고, 모두가 어마어마한 속력을 내며 내 앞을 정신없이 지나갈 때, 왜 나는 이렇게 뒤쳐진 채 이렇게 웅크리고 있는 것 같은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다시 바다에 가고 싶다.
✔힘이 되는,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감동적인 짧은 시 모음(류시화 꽃샘 바람에 흔들린다면 너
■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꽃샘 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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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들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풀쑥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 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 나희덕, 《흔들리는 것들》, 전문
✔쓸쓸할 때, 외로울 때, 힘들 때, 마음이 아플 때 위로가 되는 시 모음(나희덕 어떤 나무의 말,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해설, 그리고 분석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어떤 나무의 말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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