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따라서 시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6월 햇살
산새들
무거워진 날개 짓 좀
가볍게 해 주려고
나무들
눅눅해진 몸을 좀
말려주고 싶어서
푸른 숲 위해 내리쬐는
이 찬연한 햇살을
이 어찌 기꺼이
반겨 맞지 않으리요
두 팔 벌려 크게
환영하지 않으리요
- 오보영, 《6월 햇살》, 전문
✔[초여름, 6월의 시]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이문재 초여름, 오보영 6월 비, 라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초여름벚꽃 보러 왔던 사람들다 어디로 갔나요꽃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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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햇살이 반가워서 고개를 드니, 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와있다.
베란다에 널어놓았던 빨래가 금방 뽀송뽀송하게 마르고, 햇볕 아래서 조금만 걸어도 등에서 끈적끈적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시원한 바람, 선선한 저녁 이런 것들과는 당분간 안녕인가.
곧 나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게, 하고 여름은 환하게 웃으며 속삭인다.
그래도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상쾌함이 남아있는 이맘때의 공기, 부러 심호흡하며 들이마셔 본다.
부디 너무 뜨겁거나, 너무 많은 비가 오거나, 강한 태풍이 와서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바다
뛰노는 흰물결이 일고 또 잦는
붉은 풀이 자라는 바다는 어디
고기잡이꾼들이 배 위에 앉아
사랑노래 부르는 바다는 어디
파랗게 좋이 물든 남빛 하늘에
저녁놀 스러지는 바다는 어디
곳없이 떠다니는 늙은 물새가
떼를 지어 좇니는 바다는 어디
건너 서서 저편은 딴 나라이라
가고 싶은 그리운 바다는 어디
- 김소월, 《바다》, 전문
✔봄비 관련 짧은 시모음(양광모, 봄비, 김용택, 다 당신입니다, 김소월 봄비, 사람이 그리워야
봄비심장에 맞지 않아도사랑에 빠져버리는천만개의 화살그대, 피하지 못하리- 양광모, 《봄비》, 전문《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푸른길, 2017 중에서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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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인파들로 넘쳐나는 성수기 말고, 본격적인 시즌이 다가오기 전 또는 아예 늦가을이나 겨울, 인적이 드문 바닷가에 가는 것을 즐겼었다.
이제는 그것도 흘러가버린 시간만큼이나 아득해지기는 했지만, 물새와 파도, 그 중간 어디쯤을 천천히 걸어가는 그 적막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로와 휴식을 가져다주었다.
바다는 내가 쏟아내는 것이 무엇이든 들어주고 받아준다. 때론 물새도 함께 울어주고, 짭짤한 파도로 내 뺨을 씻어준다.
모래사장에 점점이 찍혀가는 내 발자국조차 나의 뒤를 말없이, 그리고 천천히 따른다. 결코 앞질러가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사람들로 새카맣게 덮이기 전의 바다는, 그래서 좋았다.
유월의 숲에서
연록의 빛 언덕에
꽃 찾아 날아다니는 나비가 있어
들꽃의 화려한 색과 향기가 가득한
싱그러운 초원을 지나
유월의 숲을 만났다
햇살에 나부끼는 나뭇잎 사이로
와락 달려드는 그리운 얼굴
산길 모퉁이에서 기다린 시원함이
뜨거워진 얼굴을 감고 돌며 찾아온 사랑
유월의 숲은 가슴이 뜨거웠다
아직도 남아 있는 그리움에
유월의 숲은
그리움의 숲이 되고
사랑의 숲이 되어
나뭇잎 그늘에서 훨훨 날을 수 있게
고요한 연록의 색이 되어 있었다
가슴에 매달린 사랑은 고요함에 젖어
산새 소리는 청량감으로 다가오고
살 곁에 스치는 바람이 있어
일상에서 더워진 마음을 식혀주는
유월의 숲을 걸었다
- 이병률, 《유월의 숲에서》,전문
✔봄 꽃 관련 짧은 시 모음(꽃비, 이병률, 4월의 꽃, 남정림, 목련, 정호승, 백목련 자목련 전설,
■ 오늘은 '봄 꽃 관련 시' 몇 편을 모아보도록 하겠다. 봄 관련 짧은 시들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2022.03.29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봄 관련 짧은 시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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