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적혀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4월이 오면
4월이 오면
마른 들판을
파랗게 색칠하는 보리처럼
나도 좀 달라져야지
솜사탕처럼 벙그는
살구꽃같이
나도 좀 꿈에 젖어
부풀어 봐야지
봄비 내린 뒷날
개울을 마구 달리는
힘찬 개울물처럼
나도 좀 앞을 향해 달려봐야지
오, 4월이 오면
좀 산뜻해져야지
참나무 가지에 새로 돋는 속잎같이
- 권영상, 《4월이 오면》, 전문
💬 저자 권영상은 1952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8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길>이 당선되었다.
동시집 ≪단풍을 몰고 오는 바람≫, 서사 동시집 ≪동트는 하늘≫, 동시집 ≪한 해를 살면≫, ≪버려진 땅의 가시나무≫, 시집 ≪밥풀≫, 동요동시집 ≪벙어리장갑≫, 동시집 ≪납작납작한 코끼리≫, 동시집 ≪아흔아홉 개의 꿈≫, 이야기 동시집 ≪신발코 안에는 새앙쥐가 산다≫,
이야기 동시집 ≪월화수목금토일별요일≫을 비롯해 장편동화 ≪숨쉬는 말촉마을≫, 단편동화집 ≪다락방 코끼리 아저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소년중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새싹문학상, 은하수동시문학상 대상 등을 받았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권영상
3월에서 4월로 넘어가면 해도 눈에 띄게 길어지고, 꽃들은 만발하며, 학생들의 새 학기 적응도 한창이다.
굳이 무언가 달라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겨울의 잔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고개를 들면 어느새 봄의 한가운데 서 있게 된다.
햇살에 눈이 부시다, 하고 생각하다보면 그렇게 하루는 잰걸음으로 달려가버린다.
새해와 함께 어떤 꿈과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한 것도 같은데, 내리쬐는 햇살에 하루도 녹고, 꿈도 녹아 증발하는 것만 같다.
때때로 바람이 일으키는 먼지가 눈으로, 코로, 입으로 들어와 오만상을 찌푸린다.
바람에 마음이 흔들리면 흔들리는 채로, 마음이 시끄러우면 시끄러운 채로, 조바심이 들면 드는 대로,
동시를 읽는 아이의 마음이 되어 봄을 걷는다. 봄이 달음박질치면, 나도 따라 힘껏 내달린다.
4월이 떠나고 나면
꽃들아, 4월의 아름다운 꽃들아
지거라, 한 잎 남김없이 지거라
가슴에 만발했던 시름들
너와 함께 다 떠나버리게
지다보면
다시 피어날 날 가까이 오고
피다보면 질 날이 더 가까와지는 것
새순 돋아 무성해질 푸르름
네가 간다 한들 설움뿐이겠느냐
4월이 그렇게 떠나고 나면
눈부신 5월이 아카시아 향기로
다가오고
바람에 스러진 네 모습
이른 아침, 맑은 이슬로 피어날 것을
- 목필균, 《4월이 떠나고 나면》, 전문
4월은 이제 시작인데, 벌써 4월이 지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이를지 모르지만, 볕이 잘 드는 쪽에는 벌써 벚꽃이 그 하얀 속살을 마구 터뜨리고 있다.
나의 눈은 만발한 꽃을 보고 있으나, 이것이 바람에 흩날리고, 바닥으로 떨어져 대지를 수놓는 그 찰나의 순간이 함께 있음을 안다.
봄의 한가운데를 비행하는 마음은, 땀조차 흐물흐물하게 녹여버릴 여름날의 열기 속을 두려워한다. 4월의 입구에서 8월의 태양을 생각한다.
모든 것은 가고 오며, 오고 간다.
있는 힘껏 떠나보낸 시름도 언젠가는 더 무겁게 돌아올지도 모른다.
4월에 꿈꾸는 사랑
빛깔도 향기도 다르지만
꽃가슴 가슴끼리 함께 피어요
홀로 피는 꽃은 쓸쓸하고요
함께 피는 꽃은 아름다워요
인연이 깊다 한들
출렁임이 없을까요
인연이 곱다 한들
미움이 없을까요
나누는 정
베푸는 사랑으로
생각의 잡초가 자라지 않게
불만의 먼지가 쌓이지 않게
햇살에 피는 꽃은
바람에 흔들려도
기쁨의 향기로 고요를 다스려요
꽃잎 속에 맑은 이슬은 기도가 되지요
4월엔 그대와 나
알록달록 꽃으로 피어요
진달래도 좋고요
개나리도 좋아요
- 이채, 《4월에 꿈꾸는 사랑》,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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