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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봄 관련 동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동시, 심후섭 봄비, 제해만 목련, 윤동주 봄, 동시 감상, 봄의 왈츠, 요한 스트라우스 2세, 봄비 관련 동시)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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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분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블로그 주인의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오니,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봄비


해님만큼이나
큰 은혜로
내리는 교향악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악기가 된다.

달빛 내리던 지붕은
두둑 두드득
큰북이 되고

아기 손 씻던
세숫대야 바닥은
도당도당 도당당
작은 북이 된다.

앞마을 냇가에선
퐁퐁 포옹 퐁
뒷마을 연못에선
풍풍 푸웅 풍

외양간 엄마소도 함께
댕그랑 댕그랑

엄마 치마 주름처럼
산들 나부끼며
왈츠
봄의 왈츠
하루종일 연주한다.

- 심후섭, 《봄비》, 전문

 

💬 - 1951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대구교육대학, 방송통신대, 경북대교육대학원을 거쳐 대구가톨릭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 1980년 <창주문학상> 동시 당선 이후 <소년> 동화 천료, <월간문학>과 <새벗> 신인상 동화 당선,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제1회 장편부문 당선되었고, <한국아동문학상>과 <대구문학상>, <금복문화상 문학부문>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 1972년 초등교직에 입문하여 43년간 근무한 뒤 정년퇴임하였고, 한국일보사 주관 <제28회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현재 대구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심후섭

 

 

 

계절을 자연의 교향악으로 가정하고, 특히 봄을 리듬으로 표현하자면 왈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왈츠 하면 '봄의 왈츠'라는 제목이 먼저 떠오를 것이고, 춥고 긴 겨울을 지나 꽃들이 피고 햇살이 따스해지는 광경이 그려진다.

 

이 시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도 바로 봄, 그리고 봄비가 갖는 리듬이다. 봄비는 하늘에서 그냥 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상에 있는 자연물, 또는 인공물과 만나 그럴듯한 리듬을 만든다.

 

2021.06.21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왈츠, 가장 우아한 춤곡(Waltz,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 쇼팽, 이별의 왈츠, 왈츠의 왕,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원무곡)

 

✔왈츠, 가장 우아한 춤곡(Waltz,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 쇼팽, 이별의 왈츠, 왈츠의

해마다 봄이 되면 어디에서나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일테면 클래식 '신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 즉, 계절적 특수를 많이 탄다고 할 수 있는 음악 중 하나는 바로 왈츠(Waltz) 일 것이다. 4분의

narrare3.tistory.com

 

 

지붕은 큰북, 세숫대야는 작은북... 북은 스틱처럼 무엇인가 도구로 내리쳐야만 소리가 난다. 여기서는 봄비가 드럼 스틱의 역할을 하고, 그 리듬은 둘도 없는 자연의 연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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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연주는 냇가와 연못은 물론 지금은 보기가 어려운 외양간의 소 목에 걸려있는 방울에도 떨어지며 교향악을 이룬다.

 

지금은 기억의 저편에 박제된,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봄의 풍경들.

 

다시 봄비가 내린다고 한다.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게, 꼭 필요한 곳을 촉촉하게 적실 봄비를 기다리며.

 

 

 

 

 




우리 애기는
아래 발추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 윤동주, 《봄》, 전문
1936년 10월

 

 

 

윤동주 전 시집 | 윤동주 - 교보문고

윤동주 전 시집 |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1위, 독립운동가 3위에 랭크된 시인!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한 서정시와 저항과 성찰의 민족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윤동주 전체 작품 124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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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한참 낮잠을 자고, 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골골송으로 안정감을 표현하는 가운데, 바람은 나뭇가지를 타고 기분 좋게 불어대고, 햇살은 점점 따뜻해지는, 봄의 평화로운 정경들이 펼쳐진다.

 

이런 미장센 같은 풍경이 내 인생에 있어서 과연 얼마의 시간 동안 존재하였던가. 

 

언제나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어색한, 바쁘게 일상을 보내는 우리들은 어느 틈엔가 잠시 멈추어 서서 숨을 고르는 일들을, 잊었거나 의식적으로 멀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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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볼 시간조차 잊었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는 것에 치이다 보면 많은 것들이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시는 가끔씩 꺼내볼 수 있는, 꺼내기만 하면 단번에 그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스냅사진과도 같다.

 

 

 

 

 

 

 

목련


목련은 
입이다.

아이스크림처럼 하얀 봄을
한 모금 물고 있는
아이들의 예쁜 입이다.

목련은 
웃음이다.

아무 욕심도 불평도 없이
얼굴 가득 담고 있는
아이들 티 없는 웃음이다.

- 제해만, 《목련》, 전문

 

 

 

제해만 동시선집 | 제해만 - 교보문고

제해만 동시선집 | 『제해만 동시선집』는 1967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꽃싹> 가작 입선하고, 현대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아동부문 우수상, 단국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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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제해만은 1944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1967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꽃싹> 가작 입선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바람의 집≫, ≪어른들은 모르셔요≫, ≪별 찾기≫, 동화집 ≪꼬마 교장 철이≫, 시집 ≪꿈같은 흐름≫, ≪먼 기억 속으로≫, ≪저녁 강≫ 등이 있다.

현대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아동부문 우수상, 단국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다. 1997년 타계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제해만

 

 

활짝 핀 목련(아마도 백목련일 것이다)과 아이스크림을 한 입 가득 베어문 아이들의 입과 티 없이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매칭시킨 동시이다.

 

아이라고 해서 욕심과 불평이 왜 없겠느냐만은, 사실 욕심과 불평을 한시도 내려놓지 않는 쪽(비록 24시간 동안 입으로 외치지는 않지만 마음속엔 그 이상의 폭풍이 몰아친다)은 오히려 어른들일 것이다. 어른들에 비해 아이들의 그것은 상대적으로 귀엽고 단순하게 느껴질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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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먹는 것과 웃는 것뿐이 아니다. 칭찬, 격려, 험담, 불평, 추측, 예단...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모쪼록 입으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하얀 봄을 어둡게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릴 다짐인 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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