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따라서, 시의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10월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얼마나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마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오세영, 《10월》, 전문
✔4월의 봄 시, 노래(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김주대, 오세영, 4월, 나태주 백목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읽는 사람에 따라 그 내용과 감상은달라질 수 있습니다. 4월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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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가을이 벌겋게 불타오르던 거리의 색을 바꾸고 있다.
무시무시하던 지난 더위는 그 가공할 끈적임으로 인하여, 말하자면 나 자신의 살갗조차 조금이라도 서로 닿게 되면 짜증이 몰려왔었는데, 어느새 늦은 밤에 창문을 열었다가 부는 바람에 몸이 시리다.
이제 그 불꽃같던 색들은 새 옷을 세탁기에 돌리기라도 한 듯 서서히 물이 빠지고 있다. 내 몸을 시리게 했던 바람은 어쩌면 가을로 대변되는 쓸쓸함, 그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쓸쓸함은 잔뜩 뭉친 어깨 근육을 짓누르고, 허리를 뻐근하게 하더니, 이윽고 무릎까지 시큰거리게 한다.
오늘따라 낮게, 그리고 두껍게 깔린 구름은 내 머릿속에 스며 들어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다. 가을의 이른 저녁, 거리의 네온사인들은 가뜩이나 외로운 사람들을 더욱 서성이게 하지만 정작 그들의 시선은 공허해 보인다.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들. 밤은 길고, 마음을 둘 곳은 마땅치 않다.
✔10월의 시, 가을 시 모음①(짧은, 좋은, 아름다운, 사랑 관련 시 모음, 10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10월에 꿈꾸는 사랑 운명이란 걸 믿지 않았기에 인연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원을 알 수 없었기에 순간으로 접었습니다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기에 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머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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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
중력이 툭, 툭, 은행잎들을 따간다
노오랗게 물든 채 멈춘 바람이
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켠으로
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
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월
노란 은행잎들이 색과 빛을 벗어던진다
자욱하다, 보이지 않는 중력
- 이문재, 《시월》, 전문
✔[초여름, 6월의 시]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이문재 초여름, 오보영 6월 비, 라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초여름벚꽃 보러 왔던 사람들다 어디로 갔나요꽃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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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가 아홉 달린 불사의 뱀 히드라처럼, 그 생명력이 너무도 강하고 질겼던 여름.
도대체 이 기나긴 더위가 언제 끝날 것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게 만들었던 지난여름, 작열하는 태양 광선에 벌겋게 익었다가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연신 재채기를 해대는 것을 반복하다가 보니 하늘이 저토록 높아진 줄도, 그야말로 한 해의 달력이 두 장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도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계절은 단풍의 절정 시기를 향해 간다,라는 소식을 올해도 주변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산행을 하면서 노랗고 붉은 단풍을 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수화기 너머의 그는 역설하고 있었고, 나는 시큰둥하게 반응하며 아직은 먼 발치서나마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여름에 대해 생각했다.
단풍은 단풍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또 나는 나대로 잘 있기를.
✔기이한 이야기, 히드라(괴물 뱀, 그리스 신화, 헤라클레스, 전설, 물뱀자리, 머리 아홉 달린 뱀,
◆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을 다루는 기이한 이야기가 있는 정원에 잘 오셨다. 현재까지 인어, 메두사(고르곤), 그리고 거인 전설에 대해서 다루었고, 오늘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뱀 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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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드는 단풍
물드는
사랑
- 안도현, 《단풍》, 전문
✔슬플 때, 우울할 때, 외로울 때, 힘이 되는 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정호승 가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감상,그리고 해설이 아닌개인의 소소한 감상이며,시의 내용과 상관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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