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블로그의 주인장은
클래식을 전공하였거나
관련 분야에 종사한 적이 없습니다.
즉, 비전공자,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아래의 글을 서술하오니,
때로는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1. 팬텀 싱어 4 결승 1차전
팬텀 싱어 4에서 드디어 최종 12인의 결승 진출자가 가려졌고, 지난 금요일(2023년 5월 26일)에 크레즐, 포르테나, 리베란테의 3팀이 결성되어 결승 1차전을 치렀다(팀 당 2곡씩 불렀음).
다들 아시겠지만 테너 서영택, 테너 김성현, 카운터 테너 이동규, 콘트랄토 오스틴 킴으로 이루어진 4인조 남성 중창단 포르테나(Fortena)가 결승 1차전 1위(심사위원 평가(6명) + 국민 참여단(현장 관객 400명) 평가).
사실 이 3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실력을 갖췄고, 각자의 매력도 엄청나기 때문에 포르테나, 테너 서영택의 팬으로서 조마조마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팀 명인 '포르테나(Fortena)'는 이탈리아어로 '행운, 미래, 운명' 등을 뜻하는 'Fortuna' + 영어로 '4명의 테너'를 뜻하는 'Four Tenor'의 합성어라고 한다.
처음 테너 서영택이 이동규, 오스틴 킴, 김성현과 팀을 이룬다고 했을 때 그 결과물이 얼른 떠오르지 않았고, 중저음을 담당하는, 일테면 바리톤 파트가 없는, 성종으로만 묶으면 4 테너(Tenor)의 소리가 혹시 붕 뜨는 것처럼 들리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 웬걸.
세계 3대 테너로 일컬어지는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가 불렀던 《Neapolis》.
이는 '나폴리 찬가'라고 할 수 있는데, 파바로티와는 또 다른,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포르테나의 웅장한 소리에 매료되고 말았다.
이탈리아어도 할 줄 모르고, 나폴리도 가본 적 없는 중년의 아저씨는 이들의 발음 하나하나, 음(音) 하나하나에 자동으로 고개를 흔들며 숨을 삼켰다.
아아, 언젠가 나폴리에서 이들에게 감사패를 줄 날도 오지 않을까.
2. 흔치 않은 조합
참고로 카운터 테너는 중세에 활약했던 남성 거세 가수인 카스트라토와는 다르고, 정상적으로 변성기를 거친 후 훈련을 통해서 여성의 음역대를 노래할 수 있는 남성 가수를 일컫는다.
이는 지금으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 그러니까 당시 여성은 교회 음악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여성의 파트(소프라노)를 남성이 대신하면서 나타났는데,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 양면성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카운터 테너라는 매력적인 성부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1) 카운터 테너(Counter Tenor) :
포르테나에는 카운터 테너가 두 명 있다(이동규, 오스틴 킴). 여성 소프라노에도 음역에 따라 소프라노, 메조, 알토가 있듯이 카운터 테너에도 동일한 음역대가 있다.
즉, 이동규는 메조(Mezzo), 오스틴 킴은 알토(Alto) 음역대이다. 물론 이는 가성(팔세토)이며, 카운터 테너의 진성은 보통 바리톤(Baryton)이나 베이스(Bass)이고 이를 훈련을 통해 소화하게 되는 것이다.
오스틴 킴이 자신을 콘트랄토(Contralto)라고 지칭하는데, 이는 알토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므로 이동규와 오스틴 킴 모두 카운터 테너이다.
다시 말해서, 이동규와 오스틴 킴은 바리톤 또는 베이스 음역대를 부를 수 있는 진성을 지녔으므로, 포르테나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셈이다(특히 이동규는 노래에 대한 기교는 물론 연기(표현력)가 뛰어나므로, 이는 더욱 매력적인 장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2) 테너(Tenor) :
또한 서영택과 김성현 모두 테너 가수인데, 테너는 음색(tone color)에 따라 레제로, 리릭(리리코), 스핀토, 드라마틱(드라마티코)으로 다시 나뉜다.
레제로와 리릭(리리코) 모두 밝고 따뜻한 음색을 지녔으며, 저음에서 고음으로의 전환이 빠를뿐더러, 기교가 상당히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레제로보다 리릭(리리코)의 음색이 조금 더 밀어붙이는 힘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많은 부분 레제로와 리릭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굳이 말하자면 서영택이 레제로, 김성현이 리릭(리리코) 테너인데, 서영택은 테너 중에서도 더 높은 고음을 구사할 수 있는 하이 테너(High Tenor)이자 레트로한 보이스가 특히 매력적이다
(김성현은 그보다는 조금 더 파워풀한 음색을 지녔고, 고음도 못지않게 시원시원한 면이 있으므로 서로가 서로를 잘 보완해 주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개인차는 있겠으나 두 명 이상이 화음을 이루어 부르는 경우,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소리는 주로 테너의 음색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오페라 등에서 테너는 화려한 주인공을 맡는 경우가 많고, 섬세한 감정 표현을 구사해 내야 하므로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3. 결승 2차전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아직 결승 2차전이 열리기 전이므로,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결승 2차전은 2023년 6월 2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생방송이다).
포르테나가 결승 1차전(심사위원 평가(6명) + 국민 참여단(현장 관객 400명) 평가 = 30%)에서 1위를 했다고는 하지만, 이 점수는 아직 1차전 이후 시작되었던 온라인 시청자 투표 10% + 그리고 대국민 문자 투표 60%(= 70%)가 합산되지 않은 점수이므로 그 누구도 안심, 방심하거나 낙담할 수 없다.
물론, 이 글은 전적으로 포르테나에 대한 팬심으로 썼으므로 나는 포르테나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으면 좋겠고, 우승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크로스오버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덧붙여, 외국인들이 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울고 웃고, 아무튼 감탄했으면 좋겠다).
* 포르테나는 팬텀 싱어 시즌 4 준우승을 이루어냈다. 우승을 한 리베란테, 3위를 한 크레즐 모두모두 너무너무 고생했고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다. 최고의 뮤지션들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으며 정말정말 행복했다.
그들의 앞길에 꽃길만 펼쳐지길, 그들의 음악을 듣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음악 속에서 함께 울고 웃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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