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해설, 그리고 분석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이오니,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A Red, Red Rose)
오, 내 사랑은 빨갛게 활짝 피어난
유월의 장미꽃
내 사랑은 고운 노랫소리
멜로디 따라 흐르는 노랫소리예요
그대 진실로 아름다워
이토록 애타게 사랑해요
바닷물이 다 말라버릴 때까지
내 사랑은 한결같아요
바닷물이 다 말라버릴 때까지
바위가 햇볕에 스러질 때까지
내 살아있는 날까지
내 사랑은 한결같아요
안녕, 내 사랑이여
우리 잠시 헤어져
천리만리 떨어져 있어도
난 다시 돌아올 거예요
- 로버트 번즈(Robert Burns) ,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A Red, Red Rose, 1796》, 전문
💬 영국 시인. 그의 시는 18세기 잉글랜드 고전 취미의 영향에서 벗어나 스코틀랜드 서민의 소박하고 순수한 감정을 표현한 점에 특징이 있다.
《샌터의 탬》을 비롯한 이야기 시(詩)의 명작과 《생쥐에게》와 《두 마리의 개》처럼 동물을 통하여 인도주의적 사상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로버트 번스 [Robert Burns]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요즘에 사랑 고백을 이렇게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순수의 시대를 거니는 느낌적인 느낌도 든다.
뭐, 사랑의 속성이 이런 것 아니겠는가.
18세기든, 21세기든,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사랑의 맹세에는 꼭 어린아이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단호하게 말하는 것 같은, 순수함과 열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이 시처럼 빨갛고 빨간 장미들이 한창이다.
인간이 존재하고 인간에게 사랑이라는 강렬한 감정이 남아있는 한, 빨간 장미는 영원히 칭송받고 사랑받을 것이다.
'국민 시인'이라는 호칭답게, 로버트 번즈의 시 《A Red, Red Rose》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올드 랭 사인, Auld Lang Syne, 1788》처럼 시에 멜로디가 붙여져서 가요처럼 불리기도 한다.
올드 랭 사인('그리운 옛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은 '오랫동안 사귀었던~'으로 시작하는, 흔히 '석별의 정'으로 많이 알려진 곡이다.
장미 한 송이
장미 한 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 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 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 송이 사 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 님이 있어
더욱 행복하겠습니다
- 용혜원, 《장미 한 송이》, 전문
💬 시인 용혜원은 1986년 KBS <아침의 광장>에서 시 「옥수수」를 발표, 황금찬 시인의 추천을 받아 1992년 《문학과 의식》을 통해 등단했다.
1986년 첫 시집 《한 그루의 나무를 아무도 숲이라 하지 않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등 82권의 시집과 《용혜원 대표 명시》 등 12권의 시선집, 총 19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수십 년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은 지금도 수많은 강연과 활발한 시작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용혜원
장미는 품종에 따라 꽃말도 다양하다.
선물로 흔히 사용되는 색은 빨강, 노랑, 흰색 등인데, 빨강 장미의 꽃말은 '열렬한 사랑', 노랑 장미는 '우정 또는 영원한 사랑', 그리고 흰색 장미는 '순결함 또는 청순함'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물론 여기에 적은 것보다 더 많은 꽃말이 있다).
사람마다 사랑의 의미는 사뭇 다를 것이다. 사랑의 대상도 반드시 이성이나 연인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 5월은 가정의 달로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등 타오르는 열정으로만 표현될 수 없는, 어쩌면 존경이나 애틋함에 더 가까운 사랑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장미 하면 빨간 장미다. 누구나 한 번쯤은 빨간 장미 한 송이 혹은 한 다발을 들고 누군가를 찾아가거나, 기다려본 경험이 있을 터.
빨간 장미는 나의 열렬한 마음과, 더운 심장과, 애틋한 시선을 상징하는 메신저가 아닐까.
6월의 장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나에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 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 이해인, 《6월의 장미》, 전문
이 시에 나오는 것처럼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 즉 가족이나 친척, 동료, 지인 등이 '너를 위해서야'라며 한 마디(경우에 따라 한 마디가 아닌 경우도 많다)씩 던지는 충고나 뭐 그런 것들이 귀에 거슬리는 때가 종종 있다.
어디 상처받아봐라, 하는 의도로 하는 말은 아니었겠지만 무심히 찌르는 말의 가시가 비수가 되어 마음에 꽂힌다. 곱씹을수록, 그 상처는 점점 더 커진다.
그럴 때 상대가 나에게 준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기보다 그것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이른바 승화의 작업을 자유자재로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이것은 평생을 두고 수행해야 하는, 정말로 난제 중의 난제일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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