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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기이한 이야기, 두 꼬리 인어(유럽 전설, 신화, 인어 날개, Twin-tailed Mermaid, 세이렌, 아타르가티스, 멜루신 Mélusine, 트리톤, 남자 인어, Merman)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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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시간에는 유럽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일각수, 즉 한 개의 뿔을 가진 말(馬)인 유니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2023.05.17 - [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 ✔기이한 이야기, 유니콘(Unicorn, 유럽 신화, 일각수, 한 개의 뿔, 인디카, 크테시아스, 인디카, 상징, 문장, coat of arms, 괴물, 성수태 고지, 전설, 민담, 인도 야생 당나귀)

 

✔기이한 이야기, 유니콘(Unicorn, 유럽 신화, 일각수, 한 개의 뿔, 인디카, 크테시아스, 인디카, 상

◆ 오늘부터는 유럽 신화와 전설, 전승, 민담 속에 등장하는 기이한 존재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리스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 이집트 신화 등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들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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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개의 꼬리를 가진 인어

 

 

인어는 인어인데, 꼬리가 두 개라고? 앞서 다룬 바 있는 인어 전설, 즉 그 원형인 세이렌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이후 인어 전설은 세월과 문화권에 따라 조금씩 변모하였다.

 

세이렌(Seiren)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습, 즉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인, 그리고 하반신은 비늘이 덮인 지느러미의 형상이 아니었다. 

 

그리스의 도기화(陶器畵, 도자기에 그려진 그림)나 로마의 모자이크 화에는 여인의 얼굴에 몸통은 새, 그리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새와 인간이 합쳐진 듯한 세이렌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나 중세 후반에 이르면서 '바다의 님프'와 같은 이미지로 변해 갔다.

 

외모 이외에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세이렌이든 인어든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남자들을 유혹해서 잠들게 한 다음 죽이거나 잡아먹는다'는 설정일 것이다.

 

 

2022.08.24 - [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 ✔기이한 이야기, 세이렌(괴담, The Sirens, 한국 인어 전설, 인어 공주, 그리스 신화, 오디세이아, 괴물, 원형, 사이렌, 요괴, 닌교, 오안네스, 엔키)

 

✔기이한 이야기, 세이렌(괴담, The Sirens, 한국 인어 전설, 인어 공주, 그리스 신화, 오디세이아,

✅ 이곳은 신화, 전설, 민담 등에 등장하는 기이한 존재들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가 있는 정원이다. 이곳을 방문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여기서 말씀드리는 '기이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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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기원 후 7세기 경이 되면 이미 두 꼬리를 가진 인어의 형상이 나타난다.

 

 

💬 이탈리아 페사로에 있는 대성당의 모자이크 바닥에서 두 꼬리 인어 형상이 발견되었다. 이 성당의 모자이크 바닥은 7세기 비잔틴 제국 시대에 설치된 것으로, 그로부터 500년 후 오트란토 대성당의 모자이크 장식에서도 그 모습이 등장한다. 

* 출처 : [세계 괴물 백과], 류싱, 현대 지성, p.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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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 개의 꼬리, 그리고 왕관이 의미하는 것(ft. 멜루신, 트리톤)

 

 

창공을 날아다니며 사람을 위협한 괴물의 이미지에서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일종의 팜므파탈의 이미지로 변모한(어떠한 면에서 '변모'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기원전 1,000년경 아시리아의 전설에 따르면 아시리아 여왕의 어머니이자 여신인 아타르가티스(Atergatis)의 - 인간이었다가 인어가 된 - 외형이 바로 현재 인어의 이미지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 출처 : [위키 백과], 머메이드 中) 인어의 꼬리가 하필 두 개로 늘어난(?) 이유는 무엇이고 또 그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아타르가티스, 1652년경.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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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꼬리 인어의 형상은 또한
교회의 장식물로 쓰였는데
중세 교회가 규정한 악습을
반대하는 데 이용되었다.

교회는 두 꼬리 인어를
음탕한 욕심의 상징물로 삼아
남녀 모두에게 이를 경계토록 했다.

- 출처 : [세계 괴물 백과], 현대 지성,
류싱, p. 217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인어는 인간에게 불길함을 가져다주거나 특히 바다의 악천후와 관련이 깊은 존재이다.

 

특히 기독교 사상이 지배했던 중세에는 이 불길한 존재이자 인간을 망치는 상징적 존재인 인어의 이미지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경계하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즈의 로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두 꼬리 인어, 양갈래로 갈라진 두 개의 꼬리를 손에 쥐고 있는 이미지는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인데, 그 기원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 스타 벅스에서는 16세기 북유럽의 목판화를 기초로 로고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확실하지 않다.

15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프랑스와 북유럽 전역에서 멜루신이 크게 인기를 끌었는데 두 꼬리 인어의 모습은 이 멜루신 형상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 꼬리 인어는 문장(紋章)으로도 사용되어 절대적인 강인함과 번영을 상징했다.

* 출처 : [세계 괴물 백과], 류싱, 현대 지성, p. 217

 

 

 

멜루신(멜뤼신, 멜루진, Mélusine)은 중세 유럽의 전승, 설화에서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존재인데, 일반적으로 상반신 아래로는 뱀이나 물고기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어와 상당히 흡사하다.

 

종종 날개가 달렸거나 두 개의 꼬리가 달려있다고 전해지는데, 두 가지 모두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이전의 세이렌의 이미지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멜루신. 프랑스 국립 도서관.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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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d' Arras 작품의 삽화, Le livre de Mélusine (The Book of Melusine), 1478, 에 묘사된 멜루신, 출처 위키피디아

 

 

 

 

멜뤼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멜뤼진(프랑스어: Mélusine) 또는 멜뤼지나(프랑스어: Melusina)는 유럽 민속에서 주로 성지나 강에 서식하는 담수의 닉세이다. 멜뤼진은 보통 인어처럼 허리 아래

ko.wikipedia.org

 

 

 

머리에 왕관을 쓰고 두 갈래의 꼬리를 쥐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하는데, 그중에 한 두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왕관을 쓰고 있는 인어에 대해서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인 트리톤(Triton)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트리톤은 남자 인어를 뜻하는 'merman'의 총칭이 되기도 하였다)

 

트리톤은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물고기의 외형을 갖추고 항상 삼지창과 소라고둥 나팔을 가지고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지중해의 일부 연안 도시를 건설한 존재로 묘사되며, 그것을 형상화한 문장(어떤 가문이나 국가, 단체, 개인을 상징하는 단순한 기호나 그림)에서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는 인어로 묘사된다.

 

 

 

브록하우스와 에프론 백과사전의 삽화 (1890-1907)에 묘사된 트리톤. 출처 위키백과

 

 

 

다시 말해 고대 도시 또는 국가를 최초로 건설한 신성한 권력, 또는 거기에 부합되는 지식의 상징으로서 왕관을 그려넣은 것이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최초의 국가를 세운 존재들은 그 탄생이 거의 신이하고, 하늘이나 바다 등이 출신지인 경우가 많다).

 

중세에는 자신이 멜루신 또는 인어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귀족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하며(사실 이는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높은 자신들의 계급적 지위를 피지배 계급에게 강조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실제로 멜루신을 그린 그림에서도 종종 왕관을 쓴 형태가 발견되기도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세에는 그 사람이 쓰고 있는 모자, 즉 관(冠)이 그 사람의 신분 자체를 상징하였다)

 

💬 두 꼬리 인어가 꼬리를 손에 쥔 자세는 유럽 민간 신앙에서 비롯되었으며 풍요를 기원하는 지모신(地母神)과 관련된 것으로도 본다. 꼬리가 두 갈래로 나뉜 모습은 여성의 신체 기관을 강조하는 자세로 생명력과 생식력 등 자연의 힘을 의미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두 꼬리 인어 [Twin-tailed Mermaid] (세계 괴물 백과)

 

 

참고로 트리톤이 묘사되어 있는 여러 부조나 그림에도 종종, 두 갈래의 꼬리가 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반드시 여성 인어를 다룬 그림이나 부조에서만 그것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Category:Triton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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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s.wikimedia.org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어는 원형이었던 세이렌이 가지고 있던 괴수의 이미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탈피하여, 두 가지의 방향으로 서로 다르게 흘러갔다고 본다.

 

첫째, 종종 고귀한 집안의 혈통에 강력한 서사를 부여하는 데 사용되었고(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의 집권 세력이 자신들의 혈통을 신이하게 윤색하고 각색하듯이),

 

둘째, 초기에 목소리로 사람들을 홀려서 죽이거나 잡아먹었다고 하는,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바다의 괴수의 원형은 점점 더 옅어지면서,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거기에 홀려서 (아름다운) 인어와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아름다운 외모'를 일치시키고 거기에 환상성(인간 남성과 인어족 여성)을 부여하여 이른바 이종 간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슬픈 동화의 서사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마치 인어가 쥐고 있는 두개의 꼬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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