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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기이한 이야기, 괴물 새 안주(Anzu,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수메르 신화, 쌍두의 독수리, 히타이트, 엔릴, 운명의 서판을 훔친 새, 대홍수, 아트라하시스)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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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시간에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나오는 일곱 명의 현자, 즉 물에서 생겨나 하늘의 신이 인간계에 내려보낸 인간을 가르치고 도덕과 예절을 가르친 존재(들)인 아프칼루에 대해 알아보았다.

 

2023.02.02 - [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 ✔기이한 이야기, 아프칼루(메소포타미아, 인어 전설, 수메르, 바빌로니아 신화, 일곱 명의 현자, 오안네스, 아다파, 아담, 최초의 인간, 지혜의 신 에아, 유투아바, 영생)

 

 

✔기이한 이야기, 아프칼루(메소포타미아, 인어 전설, 수메르, 바빌로니아 신화, 일곱 명의 현자,

◆ 저번 시간에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악마(마신) 파주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파주주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2023.01.16 - [기이한 이야기,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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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대한 괴물 새

 

안주(Anzu)는 메소포타미아(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괴물 새이다. 남풍과 천둥 번개의 화신이며, 사자의 머리에 독수리의 몸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력한 바람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자연 현상은 지금도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고대인들에게는 그것이 더 큰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그 크기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으면 인간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 즉 미지의 것 자체가 엄청난 불안을 몰고 온다.

 

따라서 괴물 새 안주(Anzu)는 (너무 거대해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바람과 천둥 번개 같은 자연 현상에 대한 고대인들의 은유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초기의 조형물(부조 등)에서 안주는 정면 대칭으로 날개를 펼친 채 두 발로 어떤 짐승 - 일반적으로 사자, 수사슴, 산양으로 보고 있다 - 을 딛고 있는 것으로 등장했다.

 

 

 

두 마리의 사슴을 동시에 잡고 있는 안주(Anzu), 남부 메소포타미아, 초기 왕조 시대, 기원전 2500년경, 대영박물관 소장. 출처 위키미디어

 

 

여기서 산양은 에아(Ea, 수메르어 : 엔키, Enki)를 상징하고, 수사슴이 닌후르사그(Ninhursag), 사자가 닌우르타(Ninurta)를 나타낸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닌후르사그(사진 우측). 출처 위키백과

 

 

 

 

에아

바빌로니아 신화의 수신. 아카드어로는 '에아'라고 부르지만 수메르어(語)로는 '엔키(Enki)'라고 부르며 ‘물의 주거(住居)’를 의미한다. 애초에 수메르인(人)의 신이었으나 바빌로니아인에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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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후르사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ko.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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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우르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ko.wikipedia.org

 

 

아무튼 이는 가장 안주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그 영향을 받은 히타이트 인(Hittite 人)들이 머리가 둘 달린 독수리 형상을 만들어냈다고 알려져있다. 

 

 

 

히타이트

소아시아 시리아 북부를 무대로 하여 BC 2000년기에 활약했던 인도 유럽계의 민족, 그 언어 및 국가의 명칭. 고왕국(古王國)과 신제국으로 대별된다. BC 3000년기 말엽의 소아시아에는 하티(Hatti: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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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쌍두의 독수리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문화권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새가 아니라 독수리나 매와 같은 포식자)는 고대로부터 태양이나 신성을 상징하거나, 신을 대리하는 존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으로 쌍두의 독수리는 동로마 제국과 신성 로마 제국, 오스트리아 왕실 등을 대표하는 문양으로 여러 차례 사용되었다. 

 

즉,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힘과 권위(즉 왕권)를 상징한다는 생각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새, 또는 새와 같은 - 일테면 동양의 봉황이나 용 - 신성한 존재의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였다). 

 

 

2023.09.08 - [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 ✔기이한 이야기, 그리핀(Griffin, 유럽 전설, 신화, 괴물, 괴수, 사자와 독수리, 스키타이, 황금 유물, 날개달린 괴수, 대플리니우스 박물지, 헤로도토스 역사, 그리스 신화, 케루빔)

 

✔기이한 이야기, 그리핀(Griffin, 유럽 전설, 신화, 괴물, 괴수, 사자와 독수리, 스키타이, 황금 유

◆ 저번 시간에는 늑대 인간(Werewolf) 전설에 대해 알아보았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2023.08.17 - [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 ✔기이한 이야기, 늑대 인간(Werew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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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아카드 왕조의 원통형 인장에도 안주(Anzu)가 엔릴의 심판을 받는 광경이 등장하는데, 상반신은 사람이며 하반신은 새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후 아시리아 제국에서도 사자 몸통에 독수리의 날개를 달고, 앞발은 사자 발이며 뒷발은 독수리 발을 가진 형상이 출현했다.

* 출처 : [세계 괴물 백과], 류싱, 현대 지성, p.29

 

안주는 입에서 불과 물을 내뿜으며, 거대한 날개를 펄럭여 태풍을 몰고 온다(문득, 서양의 몬스터인 용이 떠오르기도 한다).

 

'안주(Anzu)'라는 이름의 의미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하늘의 지혜'라고 일반적으로 풀이되며, '안주'는 아카드 어(Akkad 語)라는 설이 유력하다. 

 

 

 

아카드

고대 오리엔트에서 활약한 민족 또는 그들이 살던 지방. 셈족의 한 갈래로 유목민이었던 아카드인이 눈부신 활동을 시작한 것은 BC 2350년경, 즉 사르곤 대왕 때부터이다. 그는 수메르인의 도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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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운명의 서판을 훔친 새, 그리고 대홍수 이야기

 

안주에 관한 가장 유명한 기록으로 일컬어지는 《안주 서사시》에 따르면, 안주가 엔릴에게서 '운명의 서판'을 훔친다는 내용이 나온다.

 

2022.12.16 - [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 ✔기이한 이야기, 훔바바(Humbaba, 후와와, 메소포타미아 신화, 수메르, 아시리아, 엔릴, 닌릴, 길가메시,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바빌로니아, 대홍수)

 

 

✔기이한 이야기, 훔바바(Humbaba, 후와와, 메소포타미아 신화, 수메르, 아시리아, 엔릴, 닌릴, 길가

◆ 기이한 이야기가 있는 정원에 잘 오셨다. 그동안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기이한 존재 및 괴물들에 대해서 다루어보았는데, 오늘부터는 고대 근동(메소포타미아 등)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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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서판에는 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운명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서판을 차지하는 자는 
온 세상을 통치하는
최고 권력을 손에 넣는다.

💬 바빌로니아 신화에서 운명의 서판은 본래 티아마트(Tiamat,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신화에 등장하는 원초의 바다의 인격신)의 것으로 나오는데 이후 킨구(Kingu,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여신 티아마트의 아들이자 연인)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마르두크(Marduk, 위대한 도시 바빌론의 수호신)가 킨구와 전쟁을 벌여 서판을 빼앗고, 세상의 통치권을 손아귀에 넣는다.

* 출처 : [세계 괴물 백과], 류싱, 현대 지성, p.30

 

 

전설에 따르면 안주는 엔릴이 목욕을 하러 들어간 틈을 타서 몰래 운명의 서판을 훔쳐서 산속으로 도망간다. 당연히 분노했을 엔릴은 모든 신을 불러 모은 뒤 괴물 새에게서 운명의 서판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런데 누구도 선뜻 '내가 하겠습니다'하고 나서는 신이 없었는데, 마침내 전쟁의 신인 닌우르타가 괴물 새의 뒤를 쫓는다. 그는 괴물 새에게 화살을 쏘았는데, 운명의 서판은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하는 기이한 능력을 발휘하여 화살을 원래의 자리 - 아예 원재료인 자연으로 - 로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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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닌우르타가 계속해서 화살을 쏘자 결국 괴물 새의 날개를 찢어 땅에 떨어뜨릴 수 있었고, 닌우르타는 그 목을 떼어버리고 운명의 서판을 되찾아 원주인인 엔릴에게 돌려준다. 

 

(괴물 새 안주는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훌루푸라는 나무의 꼭대기에 안주가 둥지를 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가 하면 대홍수 신화인 《아트라하시스, Atrahasis》에서도 괴물 새 안주가 등장한다.

 

'아트라하시스'는 아카드어로 기록된 서사시의 제목이자 바빌로니아의 신들이 일으킨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이름을 가리킨다. 

 

 

 

아트라하시스

바빌로니아 신화의 신들이 일으킨 대홍수에서 살아 남은 사람. 아카드어로 기록된아트라하시스 서사시의 주인공으로 대홍수 속에서 살아 남아 인류와 지상의 동식물을보존한 존재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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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사시에서 앞에서 언급한 엔릴이 '시끄러운 인간들로 가득한' 지상을 쓸어버리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키는데, 이때 안주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하늘을 찢자 엄청난 물이 땅으로 쏟아져 내렸고, 그 결과 최초의 인류가 멸망했다고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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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안주의 별명인 태풍(남풍)과 천둥번개의 화신 다운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는 아트라하시스가 우트나피쉬팀(Utnapishtim ; 대홍수에서 살아남아 영생을 얻게 된 인물)의 별명, 즉 동일인물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오늘은 괴물 새 안주(Anzu)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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