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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테너 서영택, 나 하나 꽃 피어(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가곡, 조동화 시인, 좋은 시, 윤학준 작곡, 팬텀싱어 4, 레제로 테너, 청량 테너)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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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는 성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일반인이며, 중학교 때인가, 일테면 《산타루치아(Santa Lucia)》 같은 나폴리 민요를, 그것도 원어가 아닌 한글 가사로 배운 적이 있을 뿐인 한 사람임을 밝힌다.

 

어쨌든 내게 있어 클래식은 오래된 노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채로 세월은 흘러, 햇수로 삼 년 전 우연하게 채널을 돌리던 중 남성 중창단(크로스 오버)을 선발하는 유명 경연대회(즉 팬텀 싱어 시즌 3)에 그야말로 확 꽂혀버리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성악이나 뮤지컬을 베이스로, 가요도 아니고 팝도 아닌 크로스 오버 음악이 좋은 의미에서 내 심장을 뒤흔들었던 것은 아마도 당시 코로나로 인해 거의 삼분의 일 토막이 나버린 개인 수입은 기본이고, 모든 사회적. 개인적 관계의 강제 폐쇄와 같은 여러 상황으로 인해 우울했던 마음을, 젊은 예술가들의 에너지와 하모니를 통해 무한 위로와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로와 감동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면서 수치화 또는 계량화하기가 어려운 부분이어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사람에게는 단지 상황의 개선만이 답은 아니라고 보며, 정서적 지지나 치유가 꼭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서적 지지나 치유에도 또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아름다운 목소리나 심금을 울리는 가사가 포함된 음악이라는 형태도 거기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뭐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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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 삼 년이 흘러 다시 시작된 경연 대회. 늘 느끼는 거지만 많은 사람들은 살벌할 정도의 고음이나 찌르는 듯한 음색의 가수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것은 성악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스핀토(spinto)나 드라마티코(drammatico)처럼 힘으로 밀어붙이는 음색을 지닌 가수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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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서영택, Non, je ne regrette rien, 출처 유튜브 https://youtu.be/5-CZEYYIT6w

 

이번 시즌에서 눈에 띈 테너 가수는 서영택이다. 맑고 청아한 음색이 특징인, 굳이 말하자면 레제로 테너인데, 위는 그가 예선에서 불렀던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였다.

 

불세출의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불러서 더 유명해진 이 노래를 그가 불러주니, 뭐랄까, 어릴 적 레코드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노이즈와 함께 들었던 옛날 테너 가수들의 목소리(일테면 죠셉 슈미트 같은)처럼 아련했다.

 

서영택의 목소리에는 어떤 미세한 떨림 같은 것이 감지되는데, 개인적으로 이것이 고음과 만났을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인위적인 비브라토가 아닌, 달콤하면서도 쓸쓸한, 그래서 울면서 웃을 수 있는 상반된 매력이 공존하는 그의 보이스는 그가 부르는 노래가 우리들이 구사하는 모국어였을 때 정점을 찍었다. 

 

 

 

화룡점정, 《나 하나 꽃 피어》, 출처 유튜브 https://youtu.be/xKw7Eo_s4t8

 

 

나 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면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아니겠느냐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전문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 교보문고

나 하나 꽃 피어 | 편안하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조동화의 여덟 번 째 시집!조동화의 여덟 번 째 시집『나 하나 꽃 피어』. 사랑의 순명과 순리의 서정을 그려내는 75편의 시가 수록된 책

product.kyobobook.co.kr

 

💬 저자 조동화는 1948년 경북 구미시 무을면 오가리 81번지에서 태어나, 영남대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화고등학교 교사, 경주문인협회 회장, 21세기 문예 창작 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이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각각 당선되었다.

198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호우 문학상(2003), 유심작품상(2010)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첫 시집 『낙화암』을 비롯하여 『산성리에서』, 『처용 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 『영원을 꿈꾸다』, 등이 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조동화 

 

 

물론 가사를 몰라도 그 노래를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노래의 의미를 알거나 적어도 그것이 모국어일 때, 그 노래가 주는 감동은 더 클 것이다.

 

성악을 잘 모르는 나도 경연 대회를 통해 많은 클래식 명곡들을 스스로 찾아보다가 알고리즘의 신비한 세계가 이끄는 대로 흘러가다가 보면, 어느새 우리말로 부른 가곡들을 찾아 흥얼거리게 되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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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을 피워 들판을 온통 꽃밭으로 채우는 것처럼, 좋은 시와 좋은 곡이 만나, 서영택과 그 팀이 격하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얹어 들려주었다. 

 

사람마다 마음이 움직이는 지점은 각자가 다를 것이다. 그냥 좋다, 보다 적확하다는 것이 더 중요한 때가 있다. 강한 것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눈물을 흘리면서 몰입을 하는 것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으며, 상황에서 한 발짝 물러나 철저하게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 법. 

 

사실 사람에게는 이런 모습들이 뚜렷하던 아니던 다 있다. 다만 어떤 부분이 더 지배적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법.

 

테너 서영택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웃을 일은 물론, 희망이라는 것이 없는 것만 같은 날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것이 외부에서 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 

 

희망은 결국, 내가 넘어진 땅으로부터 다시 나를 일으키는 것. 내가 나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테너 서영택의 목소리가 나를 다시 일으킨 만큼, 나도 그는 물론 그와 함께할 팀을 응원할 것이다. 

 

2023.06.02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팬텀 싱어 4, 포르테나(Fortena 뜻, 서영택, 오스틴 킴, 이동규, 김성현, 카운터 테너, 레제로 테너, 리릭 테너, 콘트랄토, 루치아노 파바로티 Neapolis, 나폴리 찬가, 4 테너)

 

✔팬텀 싱어 4, 포르테나(Fortena 뜻, 서영택, 오스틴 킴, 이동규, 김성현, 카운터 테너, 레제로 테너

■ 본 블로그의 주인장은 클래식을 전공하였거나 관련 분야에 종사한 적이 없습니다. 즉, 비전공자,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아래의 글을 서술하오니, 때로는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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