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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최초의 공포영화, 악마의 성(조르주 멜리에스, Le Manoir du Diable, 악마의 저택, 악마의 집, 특수효과, 트릭필름, 스톱 트릭, 영화예술)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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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상 최초의 '상영영화'는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 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L'Arrivee D'Un Train A La Ciotat, 1896」,

 

2021.04.30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최초의 상영영화, 열차의 도착(1896년 최초의 영화, 뤼미에르 형제, 눈싸움, 시네마토그래프, 키네토스코프, 에디슨, 영화의 아버지)

 

 

✔최초의 상영영화, 열차의 도착(1896년 최초의 영화, 뤼미에르 형제, 눈싸움, 시네마토그래프, 키

1. 최초의 상영영화 잘 아시고들 계시겠지만, 인류의 역사상 '최초의 상영영화'는 뤼미에르 형제가 제작한 <열차의 도착, 1896>이다. 1896년이라니! 지금으로부터 무려 125년 전이다. 그러니까 1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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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SF영화'는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달 세계 여행, Le Voyage Dans La Lune, A Trip To The Moon, 1902」,

 

2021.05.07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최초의 SF영화, 달 세계 여행(조르주 멜리에스, 쥘 베른, 지구에서 달까지, 특수효과, 다중노출, 타임랩스, 디졸브, 스톱모션, 스토리보드)

 

 

✔최초의 SF영화, 달 세계 여행(조르주 멜리에스, 쥘 베른, 지구에서 달까지, 특수효과, 다중노출,

1. 최초의 상영영화, 그 후 세계 최초의 '상영영화'로 알려져 있는 뤼미에르의 「열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L'Arrivee D'Un Train A La Ciotat), 1896」이 그야말로 당시 사람들에게 커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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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비록 '연쇄극' 형태이기는 하지만 한국 최초의 영화로 알려진 김도산 감독의「의리적 구투, 義理的 仇鬪, 1919」까지. 

 

2021.05.12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의리적 구토, 김도산 감독, 연쇄극, 키노 드라마, 단성사, 한국영화 100년, 신파극, 영화역사관)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의리적 구토, 김도산 감독, 연쇄극, 키노 드라마, 단성사, 한국

■ 최초의 상영영화는 뤼미에르의 「열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L'Arrivee D'Un Train A La Ciotat)」(1896년), 초최초의 SF 영화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 세계 여행, Le Voyage Dans La 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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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상, 마술, 그리고 공포

 

이쯤 되면 최초의 공포영화는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태어난 이후 반 세기 동안이나 공포영화의 팬임을 자처하기도 하거니와(아마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그럴 것이다),  기쁨, 슬픔, 놀람, 고통 등과 같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정서 중 하나인 '두려움' 즉, '공포'를 다루는 것은 어쩌면 예술의 당연한 영역일지도 모른다. 

 

여러분들이 상식적으로도 잘 알고 계시듯이, 영화의 역사 초기에 '영화감독'의 역할을 한 사람들은 마술사이거나 무대장치 등에 익숙한 연극배우들, 그리고 신기한 기계장치들을 만들어내는 발명가들이었으며, 이들 소수의 전문가 집단은 환상과 마술쇼의 일환으로 '활동사진'을 사용함으로써, 그때까지 오랜 전통을 이어오던 연극을 대체하는 새로운 수단의 출현을 선도했다.

 

스크린을 통해서 펑하고 나타났다가 뿅하고 사라지는 물건이나 유기체를 접한 사람들은 놀라고, 웃고, 박수치고, 그리고 열광했다. 

 

활동사진이라는 신문물은 어떤 이에게는 부(富)를 가져다주었으며, 이것은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간에 또다른 대중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창조하게 되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발명품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신기한 기계장치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덩치가 커지기도, 손톱만큼 작아지기도 하면서 마침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다(물론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 발명품도 많이 있다).

 

활동사진의 눈부신 발달. 극소수의 전문가 집단의 향유물이었던 그것은 이제 - '동영상'으로 일반화나 단순화 시킬 경우 - , 누구나 뚝딱뚝딱 만들고, 편집하며, 원하면 삭제해 버릴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최초의 그것으로부터 불과 125년이 지났을 뿐인데도. 

 

지금부터 시계를 다시 한 세기 전으로, 그러니까 조르주 멜리에스가「달세계 여행」을 아직 세상에 내놓기 이전으로 돌려보겠다. 

 

물론 지금부터 말씀드리려고 하는 '최초의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에 있어서 일단, 전문가 집단을 포함해서 여러 이견들이 있다는 점들을 분명히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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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쥐, 악마, 그리고 메피스토펠리스

 

마술사이자 연극연출, 그리고 영화예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로베르우댕 극장의 극장주였던 조르주 멜리에스는 1896년부터 17년간 500편이 넘는 영화들을 제작했다고 한다. 

 

그가 초기에 제작했던 영화들은 대부분 경쟁자이자 선구자인 뤼미에르 형제의 필름을 모방한 형태였으나, 점차로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것은 사물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촬영(기록)하여 상영하는 뤼미에르 형제의 방식인 '원 쇼트 필름(One Short Film)'과는 달리 마술사이자 무대연출가로서의 커리어를 십 분 발휘한 '트릭 필름(Trick Film)'을 발명했다는 것인데,

 

트릭 필름이라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 관객들 앞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사라지게 하거나 반대로 나타나게 하는 기법을 영화에 적용한 사례를 말한다. 아래는 영화 <악마의 성>에 나오는 장면들을 캡처한 것이다.

 

 

<악마의 성>에 사용된 트릭 필름 기법 1. 박쥐가 악마로 변신 

 

 <악마의 성>에서 사용된 트릭 필름 기법 2. 아궁이와 솥을 갑자기 나타나게 하거나 3. 하녀를 나타나게 하는 방식

 

 

오래된 필름이라 노이즈 등이 장난이 아니지만, 위의 사진처럼 성 안을 날아다니던 박쥐가 메피스토펠레스로 변신한다던가, 방 한가운데 갑자기 아궁이와 솥단지를 나타나게 한다던가, 펑하는 연기와 함께 나타난 하녀가 아궁이에 불을 때서 연기가 나오게 하는 장면들은 마술 쇼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다. 

 

마술 쇼의 기법을 활동사진에 적용했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정말 획기적이고 환상적인 일이었다.

 

사실 마술의 트릭을 알고보면 눈의 착각 등을 이용한 어떤 장치나, 무언가 다른 것으로 관객의 시선을 끈 다음 순식간에 바꿔치기하는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필름이라는 형태에 바꿔치기, 즉 '장면교체(스톱 트릭 (stop trick))'를 넣어 정착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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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들을 그림이나 글로 묘사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을 넘어, 이제는 그것을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니!

 

그 자체로 경이롭고, 어찌보면 불가능한 환상의 세계를 현실이라는 무대 위에 구현한 셈이었다.

 

이처럼 뤼미에르 형제와 조르주 멜리에스는 제작 방식에 있어서도, 제작 방향에 있어서도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멜리에스가 활동사진에 연극이나 마술적 기법 - 펑하고 나타났다가 뿅하고 사라지는 사물이나 사람 - 을 실험함으로써, 영화는  말 그대로 마술적인 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 시간이 흐른 2011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의해 조르주 멜리에스는 부활하게 된다.

 

그것은 영화 「휴고(HUGO, 2011)」를 통해서인데,  포스터에는 '거장이 선사하는 명품 가족 영화'로 소개되어 있지만, 사실 가족 영화라기보다는 마틴 스콜세지가 조르주 멜리에스와 그의 마술적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는 오마주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3. 공포영화, 라기 보다는

 

오랜 역사와 내력을 자랑하는 고성(古城),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나 깊은 산중에 세워진 고딕 건축물은 중세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고있는 영주 혹은 귀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일테면 흔히 '후기 고딕소설'로 일컬어지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속에서 묘사되는 귀족 혹은 과학자(물리학자)의 모습은 인간의 금기(죽음)을 뛰어넘은 존재가 되거나(드라큘라), 그런 존재를 '과학적(이라고는 하나 거의 연금술에 필적하는)'으로 부활시킴으로서(프랑켄슈타인), 당시 공업화 혹은 대량생산의 길을 걷고 있던 사회가 마침내 죽음을 망각하거나 굳이 의식하지 않고 뒤로 미루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존재로서) 예견한 바가 있다. 

 

그러한 면에서 인간의 궁극적인 공포는 아마도 '지금은 존재하는 내가 언젠가는 비존재가 된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죽음을 그토록 두려워하면서도, 정작 뱀파이어나 살아난 시체 같은 미지의 존재, 즉 '죽음을 극복했을지도 모르는' 존재들에 대해 호기심과 두려움이 섞인 일종의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다.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정확하게는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이름없는 '괴물')」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공포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그런 미지의 존재들이 아닐지라도 이 복잡한 세상, 우리를 두렵게하는 요소들은 얼마든지 있을테니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조르주 멜리에스의 「악마의 성」도 현재의 관객들이 보면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귀엽다고 할지도 모른다.

 

이 필름에 사용된 특수효과도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매우 조악한 수준일 것이며, 등장하는 인물들은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 마술 쇼를 공연하고 있는 건지 헷갈리고, 무엇보다 3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으로 영화의 '스토리'를 구현한다는 것 자체도 무리였을지 모른다.

 

우리는 현재의 시점으로 과거를 지켜본다. 즉,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먼 미래, 현재 우리의 기술력은 그냥 어린애 장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현실이 있기에 환상이 있고, 현재에는 없지만 앞으로는 생길 수 있는 것들이 있고, 이해할 수 없기에 두렵거나 경이로운 존재들이 있을 수 있으며, 당시에는 황당한 상상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보편화된 생각이나 사물은 얼마든지 있다. 

 

날아다니는 박쥐에서 메피스토펠레스로 변하는 당시의 영상을 지켜본 사람들은(그 이전에 마술공연이나 연극상연을 전혀 본 적이 없다는 가정하에), 어쩌면 정말로 뱀파이어나 악마를 찍은 필름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아궁이와 솥, 그리고 하녀를 보며 '마녀'라고 외치며 두려움에 떨었을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악마의 성」은 당대의 관객들에게는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러 다른 생각과 관점들이 있지만, 「악마의 성」은 '마법'을 부리는 미지의 존재를 다룬, '현존하는 최초의 공포영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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