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달님을 따 주세요」
에릭 칼,
더큰, 2007
1. 작가 에릭 칼(Eric Carle)
✅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아동도서작가인 에릭 칼은 1929년 미국 뉴욕에서 출생하였고, 여섯 살 때 어머니의 고향인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이주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조형미술대학을 졸업한 이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뉴욕 타임스’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고, 상업 미술 분야에서 일하던 중 어린이 도서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68년에 첫 번째 그림책 《1, 2, 3 동물원으로》를 만들었고, 이후 70여 권의 책을 발표했다. 그의 책 중 1969년 발표한 《배고픈 애벌레》는 55개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서 전 세계에서 3,300만 권이 팔리기도 했는데, 깊이 있고 매력적인 그의 작품 세계는 ‘로라 잉걸스 와일더 상’, ‘볼로냐 아동 도서전 그래픽 상’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들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그는 2010 년 국제 Hans Christian Andersen Award에 대한 미국 후보로 선정 되었다. 그의 이야기의 주제는 대개 그의 광범위한 지식과 자연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이 공유하는 관심사이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책을 재미있게 만들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주변 세계에 대해 배울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는 점인데, 특히 어린이의 감정, 호기심, 창의성을 인식하고 지적 성장을 자극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 작품으로 《내 고양이 못 봤어요?》,《나랑 친구 할래?》, 《조심해! 거인이야!》 등이 있다.
* 출처 및 참조 : [알라딘], 에릭 칼,
[위키피디아], 에릭 칼,
사진출처 알라딘
2. 「아빠, 달님을 따주세요」의 줄거리
✅ 잠을 자려고 자기 침대로 간 모니카는 달님과 놀고 싶었다. 자기의 손을 힘껏 뻗어보았지만 달님에게 닿지 않자, 모니카는 아빠에게 달님을 따달라고 했다.
그러자 아빠는 기다란 사다리를 들고 가서 높은 산꼭대기에 세운 다음, 달님이 있는 하늘에 올랐지만 달님이 너무 커서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그러자 달님은 (자기가) 가지고 가기에 알맞게 작아지면 데려가라고 했다.
마침내 '알맞게 작아진' 달님을 따서 아빠는 모니카에게 주었고, 모니카는 기쁨에 넘쳐 달님과 함께 뛰고 춤을 추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달님은 사라져버렸고, 다시 하늘에 떠서 커지고 또 커졌다.
3. 추억은 언제나,
좋은 추억, 혹은 좋은 기억은 그것을 체험한 개인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제고 불현듯 그 장면이 떠올랐을 때, 고된 현실 속에서 잠시 웃음을 되찾아줄 수도 있고, 행복하고 따뜻했던 그 순간으로 '순간이동'함으로써, 가만히 사람을 다독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을만큼 기쁜 일들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또르륵 눈물이 흐를만큼 슬프거나, 이가 갈리고 순식간에 핏대가 설 정도의 분노가 일어나는 장면들도, 성장과 성숙의 원동력이 되는 것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되도록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일은 피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며, 특히 나의 아이들에게는 그저 좋은 일들만, 행복한 편린들로 가득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라고 또 염원한다.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즐거움과 괴로움은 거의 한 세트처럼 우리의 인생을 지배해나간다고 할지라도.
이 책의 저자인 에릭 칼(Eric Carle)에게도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가 늘 자신과 함께 숲속을 산책하며 살아있는 것들의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던 기억들 말이다(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4장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 112).
평소에 표현을 잘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 사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아빠는 없다. 최근에는 '친구같은 아빠'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유교적 라이프 스타일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한국에서 아빠라는 존재는 근엄하고, 말수가 적으며, 집안을 든든히 지탱하는 기둥이자, 아이들의 정서나 교육에 있어서는 거의 전적으로 엄마에게 맡기는 편인,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경우가 많다.
돌이켜보면 나의 경우에도 그랬다. 굳이 내가 '바랬던' 아빠의 모습 하나를 진술해보자면 '나의 관심사에 관심을 가져주는 아빠'였다고 할 수 있겠다. 조금 뭉뚱그린 면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만.
일테면 내가 가지고 노는, 혹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어디 가면 살 수 있는지, 내가 그린 그림을 진지하게 보며 단순히 '잘 그렸네'라고 하기 보다 어떻게하면 '더 잘 그릴 수 있는지' 지도해 줄 수 있는 아빠, 내가 최근에 읽은 책의 내용을 묻고, 그 이야기에서 내가 느낀 점은 무엇이고, 그 뒷이야기를 스스로 상상해보라고 말해주는 아빠(으음, 너무 바라는 게 많았던 것 같다).
어쨌든 아빠의 부재로 인해 오랫동안 슬퍼했던 나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아빠와의 달달한 추억을 말할때면 표현은 못했지만, 속에서는 불같은 질투가 일어나고는 했다. 질투는 자신과 타인을 망치는 지름길임에도 불구하고.
4. 아빠, 달님을 따주세요
어느 날 밤, 모니카가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달님이 창가에서 아주 가깝게 보였습니다.
"달님하고 놀았으면......"
모니카는 달님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팔을 아무리 뻗어도 달님한테는 닿지 않았습니다.
"아빠, 달님을 따 주세요!"
✅ 《아빠, 달님을 따 주세요》는 달의 변화를 알리면서 아이에 대한 아빠의 사랑과 아빠의 사랑 속에서 자라는 딸의 성장을 그려내고 있다.
달님을 따달라는 모니카의 말에 아빠는 사다리를 챙겨 산을 오른 후 달님까지 이어지도록 사다리를 세웠다. 모니카가 달님과 놀 수 있도록 달님을 가져가려 했지만 그러기엔 달님이 너무나 컸다.
아빠의 마음을 안 달님은 가지고 가기에 알맞을 때 다시 오도록 했다. 달님이 작아졌을 때 아빠는 다시 달님따기에 도전한다.
(중략)
자녀를 위해서라면 아빠는 가끔,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아빠라는 존재는 슈퍼맨이다. 슈퍼맨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만큼 커다란 보상을 받는다. 아이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4장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 113
비가 억수처럼 쏟아져서, 마침내 동네 전체가 물바다가 되고 주변 곳곳이 침수가 되던, 초등학교 2학년 즈음의 어느 날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나는 불어난 빗물 때문에 굽이치는 개천이 되어버린 도로를 보고 그저 망연자실해 있었다.
어른들도 잘 건너가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난 빗물. 거기를 건너가려고 하던 아저씨도 넘어지고, 아주머니도 넘어지고, 할머니도 넘어지고 있었다.
엄마가 걱정하고 있을텐데, 빨리 집에 가야하는데, 우리 집도 침수되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 때,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있는 곳으로 아빠가 왔고, 아빠는 나를 번쩍 안아서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렸다. 그리고는 말없이, 망설임도 없이 저벅저벅, 그 위험해 보이는 도로를 건너갔다.
물살을 가르며 힘겹게 걷는 아빠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우리 둘 다 아무말도 없었지만, 아빠는 최선을 다해서 나를 굽이치는 물 저편으로, 우리 집이 있는 그곳으로 나를 안전하게 건너게 하려고 애썼다. 아빠의 양복은 흠뻑 젖었고, 아빠의 구두는 재생이 불가능할 만큼 푸욱 젖었다.
그때만큼은 아빠가 정말 슈퍼맨같은 히어로로 느껴졌다. 아빠의 체온, 그리고 아빠의 숨소리를 가까이에서 체험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 어린시절, 당신이 아빠에게
간절히 바라던 일은 무엇이었는가?
당신이 아빠에게 받았던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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