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랑 싸웠어!」
시바타 아이코 글/이토 히데오 그림,
시공주니어, 2006
1. 글쓴이 시바타 아이코
시바타 아이코(柴田 愛子, Aiko Shibata) 는 도쿄 태생이며 교육가이자 링고노키 키즈 클럽 대표이다. 자신이 지향하는 유아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동료 세 사람과 함께 ‘링고노키’를 설립해 현재 만 2세~5세 아동 110명을 보육하고 있다.
항상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본질을 꿰뚫는 조언으로 육아에 대해 확신이 없는 엄마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친구랑 싸웠어》(일본 그림책 대상 수상작), 《부모와 자식의 좋은 관계》 등이 있다.
* 출처 : [알라딘], 시바타 아이코
2. 그림 이토 히데오
이토 히데오(伊藤 秀男, Hideo Ito)는 화가, 그림책 작가다. 가마이시 시의 아이들, 선생님들을 취재하고, 어릴 때 겪은 큰 태풍과 침수 피해를 떠올리기도 하면서 그린 대표작 <높은 곳으로 달려!> 가 가장 유명하다.
그외 <여름 바다>로 소학관 회화상을, <친구랑 싸웠어!>로 일본 그림책 대상을 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 <엄마, 다행이야> <고등어 장수> 등이 있다.
* 출처 : [YES24], 이토 히데오
3. 「친구랑 싸웠어!」의 줄거리
✅ 주인공 다이는 가장 친한 친구인 고타랑 대판 싸웠다. 그런데 자신보다 훨씬 힘이 센 고타가 밀치는 바람에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친구보다 힘이 약하다는 현실, 다이는 창피하고 분한 마음에 엉엉 울었다.
아이코 선생님이 조금 전에 함께 만든 만두를 먹으러 가자며 왔지만 화가 풀리지 않은 다이는 거절한다. 그런 다이의 마음도 모르고, 엄마는 선생님과 만두를 먹으러 가버리고, 친구들이 다이를 부르러 왔다. 물론 거기에는 고타도 있었고 "미안해!"라고 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다이는 쉽게 그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다.
마침내 엄마가 가져온 만두를 먹으며 다이는 스르르 화가 풀린다. 음식과 함께 마음이 풀린 다이는 고타에게 사과하러 간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어렸을 적 어른들로부터 셀 수도 없이 들은 말이다.
성장기의 아이들은 자꾸자꾸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한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힘겨루기를 통해 뭔가 자신을 표현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싸우면서 크는 것'이라는 어른들의 말, 유경험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다 큰 어른들'이 싸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직 다 크지 못해서일까?
어른들도 싸우잖아요.
근데 왜 우리보고만
싸우지 말라고 해요?
어떤 아이가 싸움을 말리는 내게 이렇게 물었고, 나는 그만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그 순간, 나는 전혀 논리적이지도, 전혀 합리적이지도 못한 어른이었다.
아이든 어른이든, 안정과 균형을 굳이 깨뜨리고 싸우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싸움을 멈춰야할 이유'가, '싸움을 계속해야할 이유'보다 더 타당할 것이라는 논리 또는 감정이 우세할 경우 비로소 납득하게 된다.
당연하게도 이것은 시간도 필요하고, 때로 중재의 역할 - 대체로 지혜롭고 객관적이어야 하는 - 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싸움이 계속되면, 그 싸움은 계속해서 파생되는 방어와 공격을 낳게된다. '쌓이는 것' 모두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보통 '친구'라고 하면 자신과 모든 것을 함께하고,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을 이해하고 동의해줄 줄 안다.
그렇기에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게다가 힘에서조차 상대에게 밀리면) 잔뜩 상한 자존심과 배신감에 부르르 몸을 떨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은 싸움을 통해 제아무리 친구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에 동의를 하거나, 모든 것을 인정하거나,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학습한다. 물론 눈물 콧물 쏙 빼고, 화가 다 가라앉은 다음에 말이다.
그러니 이 책 「친구와 싸웠어!」의 표지에 나오는 온통 붉은 얼굴, 붉은 몸을 하고 있는 다이의 분노가 얼마나 큰 건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온 몸이 빨갛게 돼버린 주인공 다이. 붉은 톤만 갖고 가면서 다이의 화난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주고 있다. 독자로 하여금 다이의 화난 감정과 같이하면서 다이의 편이 돼주고 다이의 감정을 이해햐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림책에서는 친구와 다투게 된 이유를 말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다투며 자란다고 하니 작은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 세계에서는 작은 이유란 있을 수 없다.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얕잡아본다면 다이는 더욱 화가 날 것 같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 167
나는 다이, 날마다 집 근처
'놀이섬'에서 논다.
가장 친한 친구는 고타이다.
그런데 나는 고타하고
대판 싸웠다.
나는 발로 찼다. 주먹으로 때렸다.
붙잡았다.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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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간이 흐를 수록, 좋지 않은 것들도 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도 먼저 사과하는 것을 굉장히 어색하게 생각한다.
먼저 화해를 요청하며 손을 내미는 일을, 어딘지 '숙이고 들어가는' 행위, 또는 '나의 약함 또는 패배를 인정하는 꼴'인 것만 같아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사실, 어른들이 더 그렇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하지만 어색하고 부담스럽고, 또한 내가 지는 것 같아서 화해를 청하지 않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로, 그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어떻게 될까?
더없이 절친했던 관계는 그야말로 남보다도 못한 관계로 전락하고, 그 사람과의 일화를 떠올리면 해소되지 못한 욕망이 꿈틀대고, 분노와 회한과 미안함이 얽혀있는 왜곡된 감정들만이 분출되거나, 그것이 자신의 내부로 향해 속을 썩인다.
결국,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이들 싸움이 쉽게 어른들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어른들은 보통 '내 아이는 결코 먼저 싸움을 걸거나 원인제공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아이들끼리의 싸움에서 실제로 내 아이가 다쳤다면 원인이고 뭐고, 참기가 어렵다.
하지만 뜬금없이 만두를 먹으며 화가 풀린 주인공 다이처럼, 우리에게는 분명 누가되었든, 잔뜩 화가난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먼저 아이의 화난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주자.
그리고 필요하다면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차분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유 없이 다투다가도 금세 화해하는 관계가 바로 친구다. 유치원 선생님으로 오랫동안 일했던 시바타 아이코는 아이에 대한 경험이 많다. 따라서 친구랑 경쟁자이면서 사회성을 키우는 데 더 없는 동반자라는 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6~12세는 프로이트의 발달단계 중 잠복기에 해당되며 이 시기는 또래관계에 집중된다. 또래와 운동이나 놀이를 함께하면서 공통된 관심사를 키우고 사회적 활동을 다양하게 경험하게 된다. 이는 동일시 형성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친구관계를 통해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건강한 동일시가 이뤄진다면 삶에 큰 버팀목이 된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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