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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그림책

✔유타 바우어의 고함쟁이 엄마(대상관계이론, 담아내는 것과 담기는 것, 윌프레드 비온, 독서치료, 그림책 치료, 소리지르는 엄마)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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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알라딘 중고서점

 

■ 「고함쟁이 엄마」

유타 바우어, 

비룡소, 초판 발행 2005

 

1. 작가 유타 바우어(Jutta Bauer)
1955년 생 작가 유타 바우어는 독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삽화가이며 동화작가이다. 독일 함부르크 디자인 전문학교에서 공부하였다.

1985년 하늘을 나는 돼지, 고트프리트로 트로이스도르퍼 그림책 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소리지르는 엄마(한국 제목은 '고함쟁이 엄마')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고, 2002년에 발표한 『할아버지의 천사』는 ‘독일의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함쟁이 엄마』 『색깔 여왕』 등의 작품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린 책으로 율리와 괴물그 개가 온다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할아버지의 천사』 『셀마』가 있다. 2010년에는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다. 

* 출처 : [알라딘 중고서점], [네이버 책]

 

2. 『고함쟁이 엄마』 의 줄거리

어느 날 아침, 엄마 펭귄이 고함을 질러서 깜짝 놀란 아기 펭귄의 몸은 그만 이리저리로 흩어져 버렸다. 머리는 우주로, 몸은 바다로, 날개는 밀림으로, 부리는 산꼭대기로, 꼬리는 거리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아기 펭귄은 자신의 흩어진 몸을 찾고 싶어도 눈이 없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부리가 없어서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아기 펭귄의 몸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엄마 펭귄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엄마 펭귄은 아기 펭귄에게 무어라고 말할까?

* 인용 및 사진 출처 : [알라딘 중고서점], [영풍문고]

 

 

 

 

이 책을 접하면서 '이건 완전 엄마인 내 얘기야'하고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반대로 나는 어릴 적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무엇을 입던, 무엇을 먹던 꼭 '똑같은 것'이 하나 더 있어야만 직성이 풀렸던 연년생 아들 둘. 틈만 나면 티격태격 다투는 건 기본이고, 대부분의 경우 거의 어느 한쪽이 완전히 넉다운이 되어 항복하거나 힘이 딸려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결코 끝나지 않았던 싸움 속에서,

 

아들 둘을 키우며 학교에 보내고, 일까지 병행해야만 했던 어머니의 삶을 생각해보았다. 예를 들어 말린 오징어 다리 한 점을 서로 더먹겠다고 기를 쓰고 덤비던 우리를 말리느라 도마 위에서 손가락 살점이 베어지는 줄도 몰랐던 어머니,

 

당시 유행했던 프로레슬링 채널의 기술을 내가 현실에 적용하다가, 진짜로 팔이 빠져버린 동생이 아픈 팔을 부여잡고 목놓아 울 때 망연자실한 어머니의 표정(지금처럼 병원이 많지 않았고, 병원비가 지금 보다는 훨씬 더 비싸서 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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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거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어머니의 목소리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두 녀석(정확하게는 큰 아들인 나)덕분에 거의 득음의 수준이었으며,

 

후에 사회에 나와서 업무적인 실수로 인해 상사와 동료들에게 '미안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인 일보다 거의 열 배는 더 되는 빈도로, 그 시절의 나는 어머니에게 거의 A4 용지 한 장을 꽉꽉 채워서 반성문을 제출해야 했었다. 물론, 내가 진실로 진실로 반성하고 있으며, 동생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는 절절한 정서 표현이 주된 내용이어야 했다. 

 

당시의 나에게 믿을 수 있는 어른은 세상에서 단 한 명, 엄마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엄마의 일갈, 일격은 굳이 표현하자면 정말이지 코앞에서 범이 포효하거나 돌풍이 훅하고 부는 것과 맞먹는 충격이었는데,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소리를 지른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고 아팠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대체 왜 그랬는지 어른들처럼 논리적인 설명과 표현을 하기 곤란할 뿐(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싸움의 원인보다 싸움 그 자체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나름대로의 이유(어른들이 듣기에는 별거 아닌)는 있었는데,

 

엄마의 매서운 일격으로 그마나 어렴풋이 남아있던 그런 것들이 그 자리에서 산산조각이 나는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3. 엄마의 일격, 그리고 파장

 

오늘 아침, 엄마가 나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깜짝 놀란 나는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갔지요. 

 

내 머리는 우주까지 날아갔고요,

내 몸은 바다에 떨어졌어요.

 

두 날개는 밀림에서 길을 잃었고요,

부리는 산꼭대기에 내려앉았어요.

 

엄마 펭귄이 아침에 아기 펭귄에게 소리를 질렀던 이유나, 어떤 내용을 담아 소리를 질렀는지는 알 수 없다. 아이에게는 오로지 '엄마가 소리를 질렀다'는 지금 이 순간, 무시무시한 현실만이 중요한 것이다. 

 

엄마의 일격의 파장은 아이에게는 실로 크다. 아이들은 자신을 이성적으로나 논리적. 합리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냥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심정은 잘 와닿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당한 지금 이순간의 상황이 얼떨떨하고 두렵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자신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물론, 엄마의 일갈을 들은 어떤 아이는 곧바로 말썽을 접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는 그 즉시 말썽을 멈추지는 않으며, 엄마보다 더 큰 소리로 목놓아 울어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깜짝 놀란 나는 이리저리 흩어져 날아갔어요'라는 작품 속 구절은 아이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보여준다. 세상에 혼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어디 있으며, 구구절절하게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서, 자신의 말썽을 자유자재로 조정하는 아이가 어디있겠는가. 

엄마와 아기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할만한 정보가 없지만 아침에 소리 지를 만한 일이란 늦잠이나 밥을 제대로 먹지 않거나 뭔가 아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짜증 부리는 등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다.

엄마들은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라면서도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곤 한다. 아이는 엄마가 소리를 질렀다고 해서 부리던 말썽을 뚝 그치는 법이 없다. 엄마 역시 소리를 질렀다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깊지만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말들이 있다. 그러나 이때 충분히 담아내고 담기는 것이 필요하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121

 

4. 담아내는 것과 담기는 것

 

◆ '충분히 담아내고' '담기는 것'에 대해서 위의 인용은 계속 이어진다. 

'담아내는 것(the container)과 '담기는 것(the contained)'은 대상관계 이론가인 비온(Wilfred Ruprecht Bion)의 개념이다. 아이가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느낄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울게 되는데, 이때 아이의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려 반응해주면서 아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들을 읽어주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뜻한다. 

그러나 엄마가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돕지 못한다면 아이는 자신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하고('담기는 것'), 엄마는 표현된 감정을 읽어주고 다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담아내는 것')

담아내는 것과 담기는 것은 동시에 일어나므로, 분리해 접근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121~122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정신분석가이자 대상관계이론가 윌프레드 비온(Wilfred Ruprecht Bion, 1897~1979)은 본래 인도태생이나 후에 영국에서 공부하였고, 세계 제 1차대전에 참전했다.

1919년 ~ 1921년까지 영국 옥스퍼드의 퀸스(Queen’s)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던 무렵 프로이트의 저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1924년 ~ 1930년까지 런던의 유니버시티 대학병원에서 의학을 공부하면서 심리학에 관하여 더욱 깊게 공부하였다.

특히 그는 집단역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그러한 관심은 후에 그가 집단심리치료분야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비온의 이론은 분석적 만남의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클라인이나 프로이트의 이론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비온은 사고와 생각을 수학적이면서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한 것이다. 

 

* 인용 및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비온 [Wilfred Ruprecht Bion]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당신이 어렸을 적,

어머니가 만약 당신에게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면,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던 때인가?

 

어머니 하면 당신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어렸을 적 당신과

당신에게 소리를 질렀던 어머니는

화해를 했는가?

했다면 두 사람만의 화해방식은 

어떠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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