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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바다 관련 시 모음(여름 바다, 짧은, 좋은, 아름다운 시, 정채봉 바다에 갔다, 윤보영 모래와 바다,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시 감상)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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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갔다


바다에 가서 울고 싶어
결국 바다에 갔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서 있는 것처럼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 정채봉, 《바다에 갔다》, 전문

 

 

💬 정채봉 작가는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 등을 통해 숱한 후학을 길러 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동화 작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 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죽음의 길에 섰던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았으며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고,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채봉은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 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정채봉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교보문고

정채봉 시집 | “면회 사절을 할 수 있는 것도 살고 싶기 때문이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투과하며 그려낸 정채봉의 마지막 시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는 정채봉이 간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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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신기하게도, 울고 싶을 때, 차오르는 슬픔이 이내 목구멍에 이르러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을 때, 나는 꼭 바다를 떠올렸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마음 먹은 것을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수두룩하여, 이처럼 물리적으로 바다를 찾을 수 없을 때, 눈을 감고 언젠가 거닐었던 해변과 정수리에 쏟아지던 달빛, 음표로 나타내기 어려운 물새들의 노래와 파도의 음성을 재생해보고는 한다.

 

누구나 넋놓고 하염없이 바라보게 만드는, 바다에는 거대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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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앞에 서면, 누구나 입을 닫고 무언가에 집중하게 된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아도, 소금기 어린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을 그냥 내버려 두어도, 아린 기억과 갖가지 사연들을 해변에 깔아놓아도, 바다는 불평하지 않는다.

 

바다는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인간을 치유하는 어떤 힘이 있다.

 

나의 바다, 당신의 바다, 우리들의 바다는 태고로부터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길고 긴 시간동안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2023.06.01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6월의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감상, 목필균 6월의 달력, 김용택 6월, 이채 6월에 꿈꾸는 사랑, 초여름 시, 6월 관련 시)

 

✔6월의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모음, 감상, 목필균 6월의 달력, 김용택 6월,

■ 시 아래에 적혀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분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6월의 달력 한 해 허리가 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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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바다


마음을 헤아리는 것 보다
차라리 해변에 앉아 
모래알의 숫자를 헤아리는 게 
더 쉽겠다

많은 모래가 되어야
백사장이 되지만
내 그리움은 반만 담아도
바다가 된다.

- 윤보영, 《모래와 바다》, 전문

 

 

2022.06.20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여름 비 관련 짧은 시 모음(좋은 시, 아름다운 시, 윤보영, 비, 김광섭, 비 개인 여름 아침, 이성선, 여름비, 죽비, 빗소리, 새벽 비, 시 감상)

 

✔여름 비 관련 짧은 시 모음(좋은 시, 아름다운 시, 윤보영, 비, 김광섭, 비 개인 여름 아침, 이성

비 빗소리가 잠을 깨웠습니다 잠든 사이 혼자 내리다 심심했던지 유리창을 두드렸습니다 잠 깨운 게 미안한지 그대 생각도 깨웠습니다 여전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내 안에는 그리움이 쏟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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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슬플 때, 혹은 그리울 때 바다로 갈까.

 

이유야 알 수 없지만, 행복, 애틋함, 고통, 쓰라림, 이별 등등, 지나고나면 짐짓 추억이라 뭉뚱그릴 수 있는 포괄적인 것들이 바다에 오면, 바다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재생이 된다.

 

바다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마음의 고향일까, 아니면 온갖 감각과 해결되지 못한 감정의 표상일까. 바다에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를 가지고 놀았던 - 모래성 또는 모래 위에 글자나 '하트' 등을 새기는 - 기억이 있을 것이다. 

 

파도에 스러지거나 씻겨갈 줄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공을 들여 모래성을 쌓고 글자나 기억을 새긴다. 어쩌면 바다는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거대한 거울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그곳에 가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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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부드러운 네 손이 다가와
돌려가는 추억의 영사기
이토록 함께 보낸 시간들이 많았구나
사라진 시간 사라진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전문

 

 

💬 신현림 작가는 경기 의왕에서 태어났다.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에서 비주얼아트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반지하 앨리스』, 『사과꽃 당신이 올 때』가 있다. 『나의 아름다운 창』,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애인이 있는 시간』, 『엄마 살아 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등 다수의 에세이집과 세계 시 모음집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시가 나를 안아 준다』 등을 출간했다. 동시집 『초코 파이 자전거』에 수록된 시 「방귀」가 초등 교과서에 실렸다.

2018년 영국 출판사 ‘Tilted Axis’에서 한국 대표 여성 시인 9인으로 선정되었고 2019년 계간 《문학나무》 가을호에 단편소설 「종이 비석」이 추천 당선되었다.

사진작가로서 세 번째 사진전 ‘사과밭 사진관’으로 2012년 울산 국제 사진 페스티벌 한국 대표 작가로 선정되었고 사과 던지기 사진 작업인 ‘사과 여행’ 시리즈를 계속하고 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신현림

 

 

해질녘에 아픈 사람 - 교보문고

신현림의 새 시집 『해질녘에 아픈 사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96년 『세기말 블루스』 이후 8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시집이다. 그동안 번역, 칼럼, 에세이, 기행문 등 다방면에서 외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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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허연 거품을 남기고 또다시 멀어지는 파도. 때로는 가까이에 있는 것 보다 자의든 타의든 멀어졌을 때, 즉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있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나는, 당신은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결국에 우리는 당위성의 포로에 불과한 것을 왜 그때는 깨닫지 못했을까.

 

바람에 이리저리 펄럭이던 것은 나무가지도 아니고, 빨랫줄에 널어놓은 빨래도 아니고, 언제나 내 마음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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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와 이별한 후에, 이루었을 때와 이루지 못했을 때, 다시 말해 누구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 그것을 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 바다는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썰물처럼 사람들은 다시 돌아가고 해변은 다시 적막에 휩싸인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바닷가에서 느끼는 감정과, 휴가철이 지나 텅텅 비어버린 해변에서 느끼는 감정은 분명 다를 것이다. 여름의 바다와 겨울의 바다가 전혀 다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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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초겨울, 곽재구 첫눈 오는 날, 윤보

◆ 시 아래 쓰여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분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감상과 느낌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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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3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7월의 시, 여름 관련 시 모음③(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시, 안도현 사랑, 황금찬 7월의 바다, 박우복 파도, 시 감상, 바다 관련 시, 여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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