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삼목구 이야기가 실려 있는 《청장관전서, 靑莊館全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청장관전서》는 조선 후기 북학파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 저술을 모두 모아 엮은 전집이며, 여기서 '청장관'은 그의 호이다.
《청장관전서》는 아들 이광규(光葵)가 편집, 이완수가 교정한 것으로 모두 33책 71권이었다. 현재는 결본을 포함한 전서(사본)가 오직 두 군데에 소장되어 있다.
청장관전서
조선 후기 때의 학자 이덕무(李德懋)가 쓴 저술총서. ‘청장관’은 그의 호이다. 아들 광규(光葵)가 편집하고, 이완수가 교정한 것으로 모두 33책 71권이었는데, 현재는 결본을 포함한 전서(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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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삼목구(三目狗)
(1) 외형(겉모습) :
삼목구는 말 그대로 '눈이 세 개인 개'를 뜻하는 말로, 누런 털로 몸이 덮여 있고 몸에 검은 줄이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누렁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기이하게도 눈이 세 개가 달려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눈이 번쩍번쩍할 정도로 안광이 또렷하다.
이렇게 외관은 무섭게 생겼지만 전설(설화)에 따르면 뜻밖에도 삼목구는 충성심이 강해 사람을 잘 따르며, 시키는 일도 곧잘 하는 데다가, 밥은 하루에 한 끼(점심)만 먹는다고 한다.
(2) 삼목구의 정체(?) :
설화에 따르면 삼목구는 본래 저승의 문지기였던 삼목귀왕(삼목대왕)이었다. 그가 어떤 일로 인해 개의 모습으로 변해서 지상에 귀양살이차 내려와 있는 것이다.
《청장관전서》 제 3권에는 삼목구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경남) 합천의 이거인(李居仁)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길에서 눈이 셋이고 다리를 저는 강아지 하나를 보았다. 이를 불쌍히 여겨 기르기 시작했는데 강아지는 매일 세끼 중 점심 한 끼 만을 먹었다.
게다가 충성심이 뛰어나 주인을 몇 리씩이나 마중 나가 반기고는 했다. 3년 후에 강아지가 죽자 이거인은 관에다 넣고 장사까지 지내주었다.
그리고 2년 후 이거인도 죽어서 저승에 가게 되었다. 그곳에 가니 지옥의 관원 하나가 "주인님께서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라고 하여 자세히 보니 그 관원의 눈이 세 개였다.
그는 "옛날 제가 귀양살이를 하러 지상에 내려가 동물로 살아야 했는데, 다행히 주인님의 은혜를 입어 3년 뒤에 다시 복직했습니다."라고 사례했다.
* 출처 : [한국 요괴 도감], 고성배, 위즈덤 하우스 p.101
요약하자면, 지옥문을 지키는 관원인 삼목대왕이 개로 변해서(삼목구) 지상에 환생했는데, 좋은 주인을 만나 그 덕으로 다시 삼목대왕으로 복귀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불교의 전통적 세계관 중 하나인 윤회(輪廻, reincarnation, rebirth)를 다룸과 동시에, 현생에서 좋은 덕을 쌓으면 내세(다음 생, 후생)에 좋은 곳에 태어난다는 환생을 이야기하고 있다(윤회와 환생을 함께 붙여서 사용하기도 한다).
(3) 삼목구 이야기의 결말 ? :
삼목구 이야기는 이거인과 삼목대왕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뒷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거인은 삼목대왕의 요청을 받은 후 염라대왕을 만나게 되는데, 본래 전생의 목표(대업)가 팔만대장경판을 조성하는 것이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서 원통하다고 말한다.
크게 놀란 염라대왕이 그를 다시 지상으로 보내주고, 이거인은 다시 깨어나 저승에서 한 약속대로 팔만대장경 판각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결말이다.
호국팔만대장경
고려는 8만대장경 즉「고려대장경」을 완성함으로써 일대국난을 이겨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최대의 문화유산을 오늘에 남기는 바가 되었다. 고려대장경 최조판이 침략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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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삼목구와 케르베로스
(1) 유사성 :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분들도 많겠지만 삼목구 설화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지옥의 입구를 지키는 머리가 셋 달린 개, 케르베로스(Cerberus)와 유사한 특징을 지닌다.
개인적으로는 삼목구 설화의 원형이 어쩌면 케르베로스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비록 상세한 내용은 다르지만 일단 외형(머리가 셋(케르베로스), 눈이 셋(삼목구))도 유사하고, 지옥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는 설정도 그렇다.
또한 삼목구와 케르베로스 모두 지옥의 입구를 지키는 임무에 충실했을 뿐, 결코 악하다고는 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다.
케르베로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컴퓨터 네트워크 프로토콜에 대해서는 커베로스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케르베로스, 윌리엄 블레이크 케르베로스(그리스어: Κέρβερος, Cerberus 또는 hound of H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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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이점 :
그런가하면 삼목구가 원래 지옥의 문지기인 삼목대왕(다시 말해 인성이 부여된)이었던 것에 비해, 그리스 신화 속 케르베로스는 *티폰과 에키드나의 사이에서 태어난 괴물이라는 차이점도 있다.
한국의 전설에서 저승은 살아서는 결코 방문할 수 없는 곳이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하데스)은 *헤라클레스 등 영웅들이 살아있는 채로도 방문이 가능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기이한 이야기, 히드라(괴물 뱀, 그리스 신화, 헤라클레스, 전설, 물뱀자리, 머리 아홉 달린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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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삼재를 쫓아내는 삼목구 :
아무튼 삼목구는 민간에서 꽤 인기가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삼목구는 짖는 소리만으로 삼재(三災)를 쫓아내기도 한다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삼재'란 동양철학에서 유래된 것으로 인간에게 12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 즉, 자신이나 주변인이 화를 입게 되는 것, 이런 저런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재물이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말한다.
왜 삼재가 12년 주기인가 하면, 이것이 *십이지(十二支)를 따르기 때문이다.
십이지
열두 가지 지지로 시각, 방위 등을 표기하는데 사용된 요소를 이른다. 十 : 열 십 二 : 두 이 支 : 가를지 십이지(十二枝), 십이지지(十二地支)라고도 한다. 고대 중국에서 만들어진 개념으로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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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민간에서는 삼목구를 그림으로 그려 걸어두기도 했다는데, 액운을 쫓고 안녕을 기원한다는 점에서 이는 처용 설화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민간에서는 처용의 그림을 대문이나 창문에 붙여서 역신 - 나쁜 병을 옮기는 귀신 - 을 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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