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소아과 의사이며 아동분석가인 도널드 우즈 위니캇(Donald Woods Winnicott)의 정신분석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위니캇의 생애
(1) 도널드 우즈 위니캇은 1896년 영국의 플리머스(Plymouth)시(市)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부모님과 두 명의 누나, 그리고 유모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매우 모성적이고 여성적인 환경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어머니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는 소원했던 편이었다).
(2) 따라서 이후 그가 소아과 의사로서 어머니와 아기들과 잘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별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패딩턴 그린(Paddington Green) 병원에서 40년간 소아과를 맡음).
(3) 본래 다윈에게 관심이 많았던 위니캇은 케임브리지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는데, 후에 의학으로 전향하여 소아과를 전공하게 되었다.
(4) 그가 의학공부를 위해 케임브리지 대학의 지저스 칼리지(Jesus College of Cambridge)에 들어갔을 무렵, 세계 제 1차대전이 일어나 학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는데, 전쟁이 끝난 뒤 다시 대학을 다닌 그는 1920년 비로소 소아과 의사가 될 수 있었다.
(5) 소아과 의사가 되기 직전인 1919년,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을 선물받았는데, 이미 그 이전부터 정신분석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무의식과 억압, 갈등에 대한 프로이트의 이론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프로이트의 발견이 그가 선택한 분야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6) 1930년에서 1940년 사이, '프로이트 이후 가장 생산적인 정신분석가'라고 여긴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에게 수퍼비젼을 받음으로써 그는 더욱 숙련된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7) 당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분석은 초기단계였고, 그 분야의 개척자이자 대모였던 멜라니 클라인과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 ; 프로이트의 딸) 사이에는 치열한 논쟁이 오가고 있었는데, 위니캇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즉, 따로 '학파'를 만들지 않았다).
(8) 그는 평생 다양한 청중을 상대로 강연활동을 펼쳤고, 특히 명확하고 직설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아기엄마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소아과 의사인 동시에 정신분석가인 그는 실패보다는 성공의 조건에, 병보다는 건강에 관심을 보였는데, 그의 주의초점은 미래와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9) 위니캇은 유년기, 더 나아가 인간 자체를 건강과 정상이라는 척도를 가지고 바라본 전문가이다. 위니캇 이론의 범위와 타당성은 『놀이를 통한 아동 심리치료』(Therapeutic Consultations in Child Psychiatry, 1917b)에서 가장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다.
*출처 및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정신분석용어사전, 위니캇의 이론,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한국심리치료연구소
2. 위니캇의 이론들
(1) 모성화 : 갓난아기는 혼자서 존재할 수 없다 :
①유아의 성적 욕구를 발견한 프로이트가 그의 이론적인 토대를 아버지와의 관계, 즉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아이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은 바로 아버지이다)에서 바라보았다면, 위니캇은 아기와 어머니와의 관계에 결정적인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차이가 있다.
②인간의 생애 중 그가 가장 관심을 보였던 시기는 생의 이른 시기였는데, 이것은 이른바 어머니가 아기를 돌보는 *모성화 시기였다.
■ 모성화 :
어머니나 어머니의 대리인이 갓난아기에게 베푸는 돌봄을 말한다.
③세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위니캇은 너무 이른 나이에 어머니와 분리되는 경험을 했거나, 너무 오랫동안 분리되어 있었거나, 그 분리를 너무 급작스럽게 경험한 아이들을 돌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그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여러 가지 증상들을 보이는 것을 관찰하면서 어린 아이들에게 '환경의 결핍'이 미치는 (해로운)영향을 깨닫게 된다.
④그러한 환경의 결핍은 내담자(경계선 장애 환자 ; 신경증과 정신병 사이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장애)로 하여금 의존적으로 되고, 심지어 퇴행에 이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⑤위니캇은 주체(나)의 삶에서 환경(먼저, 어머니)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강조한 정신분석가이다.
(2) 단일성 : 환경 - 개인의 구조 : 어머니와 아이는 하나다
①당연한 말이지만, 이제 막 태어난 아기는 그를 맞이하고 받쳐주며 먹여주는, 세심하고 호의적인 환경이 없이는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완성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②물론 아기는 '앞으로 이루어질' 잠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존재지만, 아기의 기본적인 필요 너머에 있는 것까지도 예측하고, 거기에 대비하는 환경이 없다면, 그 요소는 결코 발현되지 못할 것이다.
③따라서 아기의 목숨과 그 존재의 영속성을 지키는 것은 어머니(혹은 어머니의 대리인)의 몫이며, 아기가 태아 때는 충만감을 느끼고, 태어난 후에는 그 세상과 만나는 것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가능해진다.
💬 "누가 내게 아이를 보여줄 때는 언제나 그 아기를 돌보는 사람이나, 적어도 누군가의 눈과 귀가 쏠린 유모차 또한 같이 보여준다. 이때 우리는 젖먹이와 그를 돌보는 사람 한 쌍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독으로 존재하는 아기란 없으며 '아기를 받치고 있고 - 그에게 이야기하며 - 그를 지켜보는 - 엄마와 함께 있는 - 아기'이다.
그리고 그 갓난아기에게 있어서 엄마가 걸치고 있는 목걸이나 엄마의 목소리, 냄새는 전부 엄마의 일부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한국심리치료연구소, p.25
④초기 - 어머니와 융합된 단계의 시기 - 에는 " 한 개인의 단위의 핵이 되는 것은 그 개인 하나가 아니라, 환경과 개인이 함께 구성되는 그 구조(structure) 단위이다. 즉, 존재의 중심핵이 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환경 - 개인이라는 구조 단위에서 찾아야 한다."
⑤아기가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은 결국 아기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우리가 거울에 우리의 모습을 비춰 보듯이, 아기도 그의 첫 번째 거울에 해당되는 어머니의 시선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게 된다.
⑥인간의 삶의 아주 이른 시기인 생후 3~4개월까지는 '외부 요소'를 언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어머니는 그녀 개인의 모든 특성을 포함하여 유아의 일부이다.
⑦다시 말해, 생의 초기 아기와 엄마는 하나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이다.
⑧이렇게 어머니와 융합되었다고 느끼는 유아의 주관적인 경험을 일컬어, 위니캇은 지각(perception)을 앞서가는 '통각(apperception)'이라고 불렀다.
(3) 앞으로 이루어질 존재인 아기 : 전능 환상
①아기는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아기의 정신 - 신체적, 정서적, 지적, 운동적 발달은 그를 맞이한 틀(가정 환경을 포함한 주변 환경) 안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②그렇기 때문에 아기와 어머니와의 관계는 곧 아기의 일차적 자기애(narcissisme primaire)와 자존감의 원천이 된다.
③실제로 모든 아기는 그 안에 어떤 생명의 원리와 생명의 불꽃, 그리고 창조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아기가 태어난 후 안전하고 안정적인 주변환경이 꼭 필요하다(영양공급, 심리정서적인 돌봄 등).
④따라서 어머니가 아기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때 아기는 긍정적인 전능 환상을 경험한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픈 - 충동으로 인한 긴장 발생 - 아기는 손을 뻗거나 입을 벌려 그것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상을 향해 나아간다.
⑤아기와 자신을 동일시한 어머니는 아기에게 음식을 주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의해 아기의 앞에 젖 혹은 젖병을 내놓는다. 이러한 우연의 일치 덕분에 아기는 자신이 어머니의 젖을 나타나게 했다는 환상, 그리고 이를 자신이 창조했다는 환상을 가지게 된다.
(4) 의존적인 작은 사람 :
①극도의 의존상태, 태내 :
의존은 첫 단계인 태아 시기에 극도로 크다. 왜냐하면 태어나기 전의 아기는 자신의 모든 필요가 100% 충족되는, 균형 잡히고 충만한 상태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이나 개인은 존재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는 '근원적인 고독'과 '환경에 대한 자각이 전혀없는 비의식' 뿐이다.
②절대적 의존단계 : 생후 6개월까지
엄마의 뱃속에서 나온 아기는 이제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선다. 이때 어머니가 자신을 품에 안기 때문에, 아기는 적절한 모성적 돌봄을 통해 느끼게 되는 사랑이 더 이상 태내에 있을 때처럼 사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오는 것이라 여긴다.
💬 "위니캇은 개인 - 환경이라는 최초의 관계를 '큰 공 안에 작은 공이 들어있는 모습'에 비유하였다. 안에 있는 작은 공은 나중에 하나의 '개인'이 되는 핵(아기)이다. 그리고 그 공 둘레를 일종의 범퍼인 어머니의 자아가 둘러싸고 있다.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한국심리치료연구소, p.34
모성적 돌봄(적절한 돌봄의 기술)이 중앙의 핵을 충분히 받쳐주고 있다면, 아기는 점차적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동작, 움직임, 눈과 혀 등의 감각을 이용하여 자신의 환경을 탐색해 나가며, 한 개인으로 천천히 성장해 나간다.
③상대적 의존단계 : 생후 6개월 ~ 24개월
아기는 성장하면서 점차 상대적 의존이라고 불리는 세 번째 단계에 도달한다. 아기는 어머니를 포함한 양육자, 즉 아버지 또는 보모의 돌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과 자신이 그 돌봄에 의존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하며, 그것들을 자신의 필요와 연관지을 수 있게 된다.
"절대적 의존기와 상대적 의존기 동안에
아기는 전능감을 경험할 수 있지만,
환경이 결핍되었을 경우
완전한 유기 상태
('멸절 불안' 혹은 '해체 불안')를
경험할 수도 있다.
성인의 경우에도 퇴행이 심할 경우
이러한 불안을 다시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끝없이 추락하거나
커다란 재앙에 휘말린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같은 책, p. 37~38)
④독립으로 나아가는 단계 : 생후 24개월 ~
아기는 이제 어머니가 실제로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혼자 지낼 수 있게 된다('혼자 있는 능력'). 그 이유는 아기가 돌봄을 받은 경험을 간직하고, 환경을 더 신뢰하고, 그 경험들을 자기 안에 통합하고 저장, 필요할 때 그 내적 이미지들을 꺼내 쓰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아기는 지적 이해능력이 생기고, 주변의 결함이나 빈틈을 메울 줄 알게 되며, 결핍된 환경을 충분히 좋은 환경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 어머니가 남긴 흔적 - 무의식적인만큼이나 뿌리 깊게 생생한 - 은 아이들의 살과 정신에 조용히 새겨진다. 어머니 자신도 오직 일부만을 알고 있는 그녀의 여성성은 아이들에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각인(sceau)을 남겨놓는다.
위니캇은 이렇게 아주 기저에서 일어나는 전달과 계승이 그 이후 많은 남자들이 여성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이나 종종 여성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차별이나 핍박의 근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추측을 했다.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한국심리치료연구소, p.39
■ 다음 시간에 계속, 위니캇의 이론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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