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도 위니캇의 정신분석이론(대상관계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충분히 좋은 엄마, 안아주기, 다루기, 대상제공, 소망적 환상, 명명 등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중간영역 : 중간현상
(transitional phenomena)
◆ 위니캇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그가 인간의 본성을 외부 현실과 내적 현실이라는, 딱 두 가지 현실에만 의거하여 정의할 수 없는 것으로 본 것이다.
✅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현실 공간과 주관적인 현실 공간 사이에 또 다른 제 3의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 공간은 중간 공간이자 아이가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어른에게는 문화의 공간이다.
중간영역은 꿈과 현실의 세계가 서로 포개지고, 겹쳐지며, 서로의 세계를 살찌우는 곳이다. 현실 세계에서 아이의 주변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그의 상상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테이블보를 깔아놓은 식탁은 집이 되고, 냄비와 나무 수저는 북과 북을 치는 채가 될 수 있다.
*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위니캇의 위대한 발견 :
중간 영역, p.64
(1) 절대적 의존단계와 상대적 의존단계 :
위니캇에게 있어 중간영역, 중간현상은 쾌락원리에서 현실 원리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즉, 배가 고픈 유아가 울기만 하면 젖이나 분유병이 자신의 입에 물려지는, 이른바 어머니에 대한 절대적 의존단계(0~6개월)에서는 자신의 욕구가 '자동적'으로 채워지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환경과 자신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생후 6개월~8개월 정도가 되면 유아는 서서히 자신과 환경이 분리되어 있음을 어렴풋이 인식하게 된다. 즉, 자신의 어떤 욕구가 자동적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닌 "외부에 있는 누군가가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유아는 "손을 뻗어" 자신의 외부세계를 탐험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특히 어머니를 비롯한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나 머리카락을 만지려고 하는데, 이것은 유아가 처음으로 '나'와 '내가 아닌 것'을 인식하고자 하는 자연스런 행동이다.
✅ 충분히 좋은 엄마가 없고, 그런 엄마의 보살핌이 없다면, 아이는 주관성(절대적 의존단계)의 세계에서 객관성(상대적 의존단계)의 세계로 넘어오지 못한다. 어머니는 아이가 살아가는 동안 마주하게 될 여러 가지 변화 - 음식, 리듬, 활동, 장소 - 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를 돕고, 그가 유아 시절에 가지고 있던 전능의 환상에서 단계적으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한다.
*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위니캇의 위대한 발견 :
중간 영역, p.64
(2) 중간영역(공간) :
위니캇은 중간영역(공간)이 형성되는 조건을 결정짓는 것은 인간에게 있는 원시적 직관, 즉 최초의 모성적 환경에 대한 신뢰와 연속성에 대한 신뢰라고 본다.
어머니 이외의 대상에 대한 관심, 호기심, 놀이와 상상력의 발휘 같은 것은 유아의 안에 온갖 '실험(탐험)'을 펼칠 수 있는 중간 공간이 있음을 우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외적)물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공간은 유아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이다.
◆ 상상과 현실의 중간영역 : 놀이의 중요성
중간영역(공간)은 원초적 창조성과 객관적 지각(perception) 사이에 위치하며,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은 현실 원리와의 조우이다.
이 공간은 어머니와 유아 사이에 위치한 중간영역으로서, 그 안에서 유아는 이 세상에 외적 현실(대상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는)과 내적현실(모든 환상이 가능하고, 실현되는)의 두 가지 현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 "그 때 나는 이미 그녀의 커다란 곰 인형의 친구가 되었다. ... 나는 그녀(당시 27개월, 이름은 피글)에게 ' 네 곰 친구를 데려와 봐, 걔한테 장난감 좀 보여주고 싶어.' 그녀는 곧바로 곰 인형을 데리고 내게 왔다..."
*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위니캇의 위대한 발견 :
중간 영역, p.67
여기서 곰 인형은 위니캇과 그녀(피글)를 이어주는 동시에 '분리하는 중재자이자 제삼자'의 역할을 하며, 아이와 어른은 서로 융합된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교류가 이루어지는 관계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위니캇은 아이가 (곰 인형을 가지고) 현실세계로 넘어오는 과정을 도우면서 스스로를 중간영역인 '놀이영역'에 배치했고, 이것이 치료사로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태도라고 여겼다고 한다.
중간 대상(Transitional Object)
중간 대상은 흔히 "애완인형(doudou)"이라고도 불리는데,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물이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누구는 가제수건, 또는 손수건, 포대기, 배내옷, 담요, 토끼 인형(또는 곰 인형, 엄마의 목소리) 등등으로,
①아기가 절대로 자기로부터 떼어놓지 않으며 항상 들고 다니는 물건, 혹은 ②막 잠을 청하려고 할 때 자신의 옆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물을 일컫는다.
위니캇은 아기가 외부환경과 최초로 맺는 관계, 즉 초기 애착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최초의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실제로 유아가 대상을 사용(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대상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주관적 대상과 중간 대상에 대해 알아보겠다.
(1) 주관적 대상 :
유아에게 어머니의 젖가슴이나 젖병, 그리고 본인의 엄지손가락 등은 그가 필요로 할 때 '만들어내는' 자신의 몸의 연장된 부분'에 속한다. 즉, 본인의 연장된 부분과 같은 위상을 지닌 '나 - 대상(objet-moi)'이다.
유아의 입장에서 대상을 만들고, 실재하게 만드는 주체가 바로 자기 자신이므로, 그 대상들을 '주관적 대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위니캇에 따르면 중간대상도 나중에는 그곳에 자리잡게 되는데, 중간 대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 동시에 상상의 산물이다.
(2) 중간 대상 :
다시 말해 중간 대상은 '혼합형 대상'이다. 생후 4개월 경, 아기 안에서 주체와 대상의 분화(分化)작업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는데, 이는 어머니의 두 가지 기능, 즉 음식을 주는 대상(아기로 하여금 흥분을 일으키는 충동의 대상)이자, (흥분하는)아기를 진정시키고 안심시키는 환경-어머니로서의 대상으로 잘 설명될 수 있다.
✅ 중간 대상은 종종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고유한 냄새와 느낌을 가진다. 이것은 어머니가 옆에 없을 때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어머니에 대한 환각을 유지시켜 준다;
또한 이것은 걸음마 아동에게 더 큰 자율성을 준다. 어머니는 자신의 통제 아래 있지 않지만 중간 대상은 자신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이다. 원 대상은 두 살에서 네 살 경에 포기되지만, 이후에 장난감들은 계속적으로 아동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중간대상,
중간현상[Transitional Object,
Transitional Phenomenon]
(정신분석용어사전, 2002. 8. 10.,
미국정신분석학회, 이재훈)
✅ 실제로 어머니는 아기의 요람에 곰인형, 배내옷, 털이불 등과 같은 부드러운 물건들을 집어넣는다. 아기는 그 중 하나를 골라 자기 것으로 취하여, 그 물건에 집착한다.
중간 대상 개념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역설과 그 역설을 받아들이는 환경이다. 대상을 창조하는 것은 분명 아기이지만, 그 대상은 이미 그 자리에 있으면서 아기가 그것을 창조하기를, 즉 정신력을 투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의 목소리 또한 중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 출처 : [100% 위니캇], 안느 르페브르,
위니캇의 위대한 발견 :
중간 영역, p.87
■ 지금까지 총 3회에 걸쳐서 위니캇의 대상관계이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위니캇은 중간 대상을 발견함으로써 아동의 발달에 크게 공헌하였으며, 그의 이론은 현재까지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그의 이론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아래의 도서를 일독하길 권한다.
심리학 전공자나
정신분석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