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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 신화, 전설, 민담

✔기이한 이야기, 거인 전설(그리스 신화, 괴물, 한국 신화, 혼돈, 카오스, 창세 신화, 푸루샤, 위미르, 반고, 마고 할미, 설문대 할망, 티탄족, 헤카톤케이레스, 키클로페스, 창세가)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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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한 이야기와 전설, 신화 등을 다루는 정원에 잘 오셨다. 오늘은 세계 각국에 보편적으로 퍼져있는 전설 중 하나인 '거인 전설(설화, Legends of giants)'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창세 신화, 그리고 거인

 

 

 

세계 각국에는 개벽 신화, 즉 창세 신화가 있다.

 

한국어 '혼돈(混沌)'으로 번역되는 '하늘과 땅이 나뉘기 이전의 원시적이고 무질서한 상태'를 가리키는 '카오스(chaos)'가 대표적인데,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우주 개벽설(cosmogonia)에서 나와 이제는 만물 발생 이전의 원초 상태를 일컫는 단어가 되었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은 단순히 인간보다 키나 덩치가 큰 존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을 나누고, 우주를 지배하는 능력을 지닌 무시무시한 존재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외형을 지니고, 그 육체 자체가 우리가 흔히 '자연'이라고 부르는 여러 형태가 된 거인이 아마도 가장 오래된 원형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의 베다 신화에 등장하는 '원인(原人)' 프르시아(푸루샤, puruṣa)가 있는데, 그 오체에서 천계, 공계, 땅, 태양, 달 등이 생겼다고 전하며,

 

북구(北區, 북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이미르(위미르, Ymir)는 그 몸의 살 ·혈액 ·뼈 ·모발 ·두개골 ·두뇌 ·속눈썹에서 각각 대지 ·바다 ·산천초목 ·하늘 ·구름 ·인류가 사는 중원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림의 가운데가 위미르. 출처 위키백과

 

 

 

 

또한 중국의 창조신이자 거인인 반고(盤古)는 그 호흡 ·음성 ·눈 ·사지오체(四肢五體) ·혈액 ·피부 ·모발, 뼈와 살, 땀, 몸에 기생하는 여러 가지 벌레 등이 각각 비 ·바람 ·우레 ·해 ·달 ·별 ·산 ·강 ·논밭 ·초목, 금속과 돌, 주옥 등등으로 바뀌었다고 전한다(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 백과, 거인 설화).

 

이처럼 창세 신화 속에 등장하는 거인은 고대인들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할 때 발휘한 상상력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들의 우주는 그만큼 광대하고 어마어마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창세 신화 속에 나오는 거인은 고대인들이 우주관을 설할 때, 물질과 물질과의 충돌, 결합 속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우주의 모습(일테면 빅뱅)을 더욱 생동감 있는 이야기의 형태로 바꾸어 전한 것으로 보이며, 세계 곳곳에 등장하는 거인 설화는 디테일의 차이만 있을 뿐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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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들은 카오스로 부터 모든 것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하였다. ‘혼돈(混沌)’이라고 번역되는 경우가 많으나, 원뜻은 ‘입을 벌리다(chainein)’로, 이것이 명사화하여 ‘캄캄한 텅 빈 공간’을 의미하게 되었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神統記)》에서는 여기에서 암흑과 밤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오비디우스는 만물의 모든 가능성을 숨긴 종자(semina)의 혼합된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신화적 카오스에 비해, 논리적 원리(archē)로서의 자연(physis)을 거론한 데서부터 이오니아 자연철학의 우주론(cosmologia)이 시작되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카오스 [chaos]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2. 무서운 거인들

 

 

 

그런가 하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천공의 신 '우라노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의 결합으로 태초의 거인들인 '티탄(Titan) 족(딸 여섯, 아들 여섯)'과 '헤카톤케이레스(Hecatonchires) 3형제', 그리고 '키클로페스(사이클롭스, Cyclopes) 3형제'를 낳았다.

 

이 중 '헤카톤케이레스' 3형제는 각각 100개의 팔과 50개의 머리를 가졌으며, '키클로페스(사이클롭스)' 3형제는 외눈박이 거인인데, 외모만 놓고 보면 거의 괴물이나 다름없다.

 

 

 

키클로페스. 출처 위키백과

 

 

 

아버지인 우라노스조차 헤카톤케이레스 3형제를 흉측한 괴물이라고 여겨, '대지(자하 세계)의 가장 깊숙한 곳에 감금(다른 버전의 이야기도 있다)'할 정도였는데, 이는 아내인 가이아의 엄청난 고통과 분노를 사게 되고, 후에 티탄 족의 막내 아들인 크로노스를 시켜 복수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요약하자면, 크로노스의 아들인 제우스와 올림푸스의 신들(헤카톤케이레스 3형제와 키클로페스 3형제는 전쟁의 막바지에 제우스의 편에 서서 싸운다)과 크로노스가 이끄는 티탄 족 거인들은 이른바 '티타노마키아 전쟁'을 일으켜서 한 판 붙는데,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제우스와 올림푸스의 신들이 승리한다.

 

 

이것은 태초에 등장했던 (크게 두 세력으로 나뉜) 지배자들의 실제 암투를 신화로 버무린 것일 수도 있고, 기아, 비탄, 전쟁, 살해 등 인간의 불행과 관련된 것들에 대한 일종의 의인화일 수도 있다. 

 

이처럼 거인 또는 거인족은 창세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그 자체, 그리고 우리의 불행과 관련된 명사들의 원형이기도 하다.

 

 

 

헤카톤케이레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100개의 팔과 50개의 머리를 지닌 거인 3형제이다. 올림포스 신들과 티탄 신들 사이에 전쟁(티타노마키아)이 벌어졌을 때 올림포스 신들의 편에 서서 이들의 승리를 도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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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희화화된 거인

 

 

또한 한국의 창세 설화에 등장하는 여신 '마고 할미(중국의 마고 할미와 동일 인물이라는 설과 아니라는 설이 있다)'도 거인이다. 

 

한국의 마고 할미는 산, 섬, 하천, 돌, 다리, 성곽 등의 창조에 관여하는 존재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객관적 사료로써의 가치가 있는 최초의 기록은 1771년(영조 47) 장한철(1744~?)이 쓴 『표해록(漂海錄)』이다.

 

여기에는 표류하던 일행이 제주 한라산을 만나자 기뻐 소리내어 울면서 백록선자님과 선마선파(詵麻仙婆)님에게 살려 달라고 축원하였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를 풀이하면 한국의 마고 할미는 제주 설화에 등장하는 '설문대 할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는 마고 할미(설문대 할망)에 대한 묘사이다.

 

 

💬 거인여신 마고할미가 치마폭에 싸서 나르던 흙이 산 또는 섬이 되었다. 그리고 마고할미의 방뇨 또는 배변으로 산이나 하천이 생겨나기도 했다.

마을의 큰 돌은 마고할미가 손이나 채찍으로 굴리다가 던져서 그 자리에 앉은 것이다. 마고할미는 마포(麻布) 구만 필로 옷을 지어도 몸을 다 감싸지 못할 정도로 몸집이 컸다.

또, 키가 얼마나 컸던지 완도 일대의 바다를 걸어서 다녔고, 그곳 해안의 선바위에 발을 딛고 오십이고개에 손을 딛고 용듬벙의 물을 마셨을 정도였다. 힘도 엄청나서 양주의 노고산과 불국산에 두 다리를 걸치고 오줌을 누자 문학재 고개에 있는 큰 바위가 깨어져 나갔다고 한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마고할미 (한국민속문학사전(설화 편))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족들과는 다르게, 마고 할미(설문대 할망)는 엄청난 덩치와 힘을 가졌지만 폭력적이라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우리와 친근한, 해학적이고 희화화된 원형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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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모계 사회의 전통 - 즉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강하고 신성한 존재로서의 여성 - 을 가지고 있었던 고대인들의 사상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참고로, '할미'와 '할망'의 뜻은 마고 할미가 문자 그대로 나이든 할머니의 모습을 지녔다는 것이 아니라, '크다'는 뜻을 지닌 '한'과 '생명의 뿌리'를 뜻하는 '어머니'가 합쳐진 말로, '신성한 존재'를 일컫는 것이다. 

 

 

 

설문대할망 전설

제주도 전설에는 거신(巨神) 설문대할망이 자주 등장한다. 한라산에 사는 설문대할망은 슬하에 무려 500명의 자녀를 둔 몸집이 거대한 할머니로, 어찌나 몸집이 컸는지 빨래를 할 때에는 한쪽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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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거인 설화, 거인 전설은 지역에 따라 강력한 신성성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 신성성은 꽤나 흐릿해지고 희화화된 형태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창세 설화는 이것이 다는 아니다.

 

정식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무당의 노래, 즉 '무가(巫歌)'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채록하여 옮긴 '창세가'도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찾아보시기 바란다(여기에 등장하는 '미륵'도 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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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가

[정의] 함경도 함흥 지역의 무녀 김쌍돌이[金雙石伊]가 구연한 무속의 창세신화. [줄거리] 손진태가 1923년에 채록하여 1930년에 『조선신가유편(朝鮮神歌遺篇)』이라는 책에 그 내용을 소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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