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 시간에는 논리적으로 서로 어긋나(거나 상반되는)는 표상의 결합에서 오는 혼란스러운 감정이나 태도가 함께 존재하고 상반된 목표를 향해 동시에 충동이 일어나는 상태를 의미하는 '양가감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양가감정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1. 트라우마(trauma)의 뜻
여기 어렸을 적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를 갔다가 실수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람이 있었다고 하자. 수영도 못하는 상태에서 버둥거리다보면 힘은 빠지고, 입 속으로 자꾸만 물은 들어온다. 그렇게 물과 사투를 벌인 끝에, 누군가가 겨우 그 사람을 구해주었다.
물에 관한 좋지 않은 경험과 기억은 그 사람에게 '상처'로 남을 것이다. 그 사람은 열심히 수영을 배워서 상처를 극복하거나, 물가 근처에는 가지도 않으려고 할 수도 있고, 아예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의식의 함(緘)에 넣고 단단히 봉인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도 있다.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가면서 위험한 상황을 맞닥뜨리거나, 그와 비슷한 충격을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강렬한 경험들은 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비슷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엄청난 불안감과 신경과민을 몰고 온다는 것이다(전쟁이나 재난, 교통사고 등을 경험한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종종 불면과 악몽, 스트레스, 심장 두근거림, 손 떨림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심해지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을 괴롭히는 이것. 트라우마(trauma)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τραῦμα' 즉, '상처'이다.
2. 의학적 의미와 심리적 의미
의학적인 의미로 보았을 때 트라우마는 어떤 사고나 폭력에 의해 장기가 충격을 받은 상태(출처 : 위키백과), 즉 손상 또는 '외상(injury)'이라고 한다.
일테면 사고로 무릎을 다쳐서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병원으로 왔다고 하면, 의사는 각종 진찰과 관련 장비를 이용한 검사를 통해 무릎의 상태가 어떤지를 확인하고, 적절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치료 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재난. 사고. 폭력 등으로 인해 손상 혹은 외상을 입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신체뿐만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심리)도 그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트라우마는 신체적 외상인 '피지컬 트라우마(physical trauma)'와 정신적 외상인 '멘탈 트라우마(mental trauma, 또는 psychological trauma)'로 나눌 수 있다.
*보통 한국이나 일본 등의 극동에서 '트라우마'라고 하면 정신적 외상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서양의 병원(특히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트라우마 센터(trauma center)'는 보통 신체적 외상을 주로 담당하는 '응급실'을 의미하는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어쨌든, 신체적 외상이 완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정신이나 마음까지는 어떤 장비만으로 완치될 수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최근의 트라우마 치료는 신체와 정신을 통합하고 아우르는 쪽으로 가고 있다.
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증상
그러한 면에서 트라우마는 '신체적인 손상 또는 생명에 대한 불안 등 정신적 충격을 수반하는 사고를 겪은 후 심적 외상을 받아 나타나는 정신 질환',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와 관련이 깊다.
물론 재난이나 전쟁, 또는 폭력이나 사고 등을 겪으며 그 와중에서 신체적(육체적)인 외상을 입은 사람이 정신적 외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PTSD를 "반드시 신체적(육체적) 외상 후에 일어나는 스트레스 장애"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테면 신체적(육체적) 외상이 집중치료를 통해 완치가 되면, 정신적인 외상 없이 말끔해지는 경우도 많으며, 이는 PTSD의 한글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정신적'이 빠진 데에서 오는 착각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즉, 사고를 경험한 모든 사람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은 아니다.
✅ PTSD의 증상은 보통 외상사건(traumatic event)을 일으키고 3개월 내에 발현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몇 년 후에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례 및 증상은 아래와 같다.
💬 전형적인 사례로서 PTSD 환자는 트라우마 관련 사건과 정서, 사건을 논의하는 것 자체를 회피하고,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건은 관입적(intrusive) 반복적인 기억, 해리(dissociative)를 통한 트라우마를 완화하는 에피소드들(플래시백flashback), 악몽 등을 통하여 환자는 사건을 경감시킨다.
외상사건 후 증상이 생기지만, 증상은 트라우마가 PTSD로 밝혀진 후에 1개월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임상 수준의 고통을 야기하는 정도로 지속된다.
단, 1개월 이내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기능부전이나 스트레스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acute stress disorder)일 수 있다. 일부는 외상사건 이후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를 경험하기도 한다.
증상은 과민반응(hyperalertness, hyperarousal)과 충격의 재경험(Re-experience or intrusion), 감정 회피 또는 마비(avoidance or emotional numbness)로 나타난다. 과민반응은 쉽게 깜짝 놀라고 불안해하며 잠을 자지 못하고 집중이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베트남 참전 용사의 경우 항상 벽쪽에 등을 대고 있고, 강간을 당한 사람의 경우는 범인이 있는 것처럼 경계한다. 충격의 재경험 증상은 사건에 대한 기억이나 꿈, 환각이 재연되어 실제와 같이 느끼고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기억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감정 회피 또는 마비의 증상은 정상적인 감정이 없어지는 것을 뜻하는데 비현실적인 감정만 들기 때문에 분노와 피해의식, 수치심이 들게 된다.
또한, 두통이나 소화불량, 구토, 위통, 수전증, 호르몬의 변화로 인하여 알레르기와 같은 현상도 생기고, 화장실에서 배변을 하는 게 어려워지고 떨어지기 싫어하는 이별 불안과 학교 공포, 외부인 공포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비현실적인 감정 때문에 알코올과 약물에 의존하여 남용 및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고 자율신경계 장애가 나타난다.
때로는 환각이 보이고, 해리성 장애나 공황 발작이 같이 나타난다.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경험에 대한 꿈이 아니라 귀신에 대한 꿈을 꾸게 되기도 한다.
* 출처 : [위키백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런가 하면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W. Adler)가 창시한 개인심리학(Individual Psychology)에서는 트라우마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심리적 불안과 그로 인한 문제 행동의 원인은 개인의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인정 욕구를 채우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4.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매우 다양한데, 그것은 아래와 같다.
- 사고. 재난
- 전쟁
- 왕따
- 집단 괴롭힘
- 사별. 가까운 사람의 죽음
- 아동학대. 노인학대
- 성폭력 등
트라우마를 쉬운 말로 '나쁜 기억이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상태(출처 나무위키)'라고 일컬을 수 있다. PTSD와 같은 강력한 정신적 장애만을 생각하여 그것은 나와 별 상관이 없다고 치부해서는 안 되는 것(그렇다고 해서 너무 불안해 해서도 안 되지만)이, 트라우마를 방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PTSD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이 생각하기에, 내가 어느 정도의 트라우마가 있고, 이것이 PTSD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냐 하는 것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모든 개인은 적건 많건 간에, 트라우마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트라우마가 자신을 괴롭혀서 일상 생활에 지장이 올 정도(심한 불면증, 짜증, 심한 증오와 지속적인 폭언, 심각한 무기력과 자기혐오 등등)라는 생각이 든다면, 망설이지 말고 주변의 전문가(정신과 전문의, 상담심리사)를 찾아야 한다.
또한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을 통해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이해와 정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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