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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그림책

✔마거릿 와일드의 할머니가 남긴 선물(그림책 추천, 독서치료, 그림책 치료,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수용, 자아통합과 절망감, 노년기)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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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남긴 선물」

글 : 마거릿 와일드

그림 : 론 브룩스

시공주니어, 1997

 

 

1. 글쓴이 마거릿 와일드

 

마거릿 와일드(Margaret Wild, 1948~)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났고, 1972년부터는 호주에서 살고 있다. 기자와 편집자로 일했으며,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이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인 그는 많은 어린이 책을 썼으며, 호주 어린이 도서관 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그림책 상’, ‘어린이가 뽑은 책 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할머니가 남긴 선물』, 『아버지의 보물 상자』, 『여우』, 『이젠 안녕』 등이 있다.

* 출처 : [Yes 24], [교보문고], 마거릿 와일드

 

 

 

2. 그린이 론 브룩스

 

론 브룩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버지니아 섬에서 성장했다. 그는 ‘올해의 오스트레일리아 그림책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화가일 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디자인 강의까지 하고 있다. 브룩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린이책을 세계적인 무대로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출처 : [교보문고], 론 브룩스

 

 

마거릿 와일드와 론 브룩스가 작업한 「여우(국내출간 2012)」. 2006년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 최우수상을 받았다.

 

 

3. 「할머니가 남긴 선물」의 줄거리

 

 

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는 오래도록 함께 살면서, 청소와 빨래, 그리고 음식 만들기와 상 차리기 등 모든 일을 같이 해왔다. 그리고 평소처럼 아침상을 차린 어느 날, 할머니 돼지가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겨우 기운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할머니 돼지는 '오늘은 할 일이 무척 많단다.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고는 가방과 모자를 챙겨 밖으로 나간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은행에 가서 돈도 찾고, 밀린 외상값도 값은 할머니 돼지는 집에 돌아와 남은 돈을 손녀 돼지의 지갑에 넣어둔다.

잔치를 열고 싶다고 손녀 돼지에게 말하는 할머니 돼지. 둘은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본다. 집에 돌아온 손녀 돼지는 할머니 돼지를 아침까지 꼬옥 껴안고 있었다. 그것이 할머니와의 마지막이었다. 

 

 

 

 

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는
오래도록 함께 살았습니다.

 

 

 

 

둘은 모든 일을 함께 했습니다.
집안일도요.

날마다 날마다,
할머니 돼지가 난로를 청소하면
손녀 돼지는
장작을 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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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아침상을 차려 놓았는데,
할머니 돼지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4.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것

 

어른들(여기서 '어른'은 단순히 '성인'의 의미가 아닌 나이가 많은 노인을 의미한다)과 오래 같이 살아보았고, 그들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생의 마지막,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황혼녘 찰나의 빛과 같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 무렵의 다른 때보다 컨디션이 매우 좋은 시기가 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바로 이 시기에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고,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일상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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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자신에게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수용하면서, 생(生)의 아름다움, 그 장엄한 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떠나야 하는 사람과 남겨지는 사람.

 

이것은 수많은 기억과 추억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장면과 감정, 애환, 그리고 회한들이 얽혀있는 우리들의 필연이다.

 

삽시간에 참을 수 없는 눈물과 애통과 후회로 넘쳐날까봐, 그 누구도 섣불리 입을 떼어 똑바로 표현하지 못하는 생의 마지막.

 

떠나는 사람도, 남겨지는 사람도 모두가 두렵고 고통스러운, 무겁고 침울한 그림자.

 

누구나 회피하고 싶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공평하고 확실한 진실.

 

특히 조부모와 함께 지내는 손(孫)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요즘(반대로 핵가족화로 인해 조부모와의 왕래가 매우 뜸한 경우도 흔하다), 이 동화는 아픔을 수용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삶을 매우 덤덤하면서도 따뜻하게 묘사하고 있다. 

 

 

📝 할머니 돼지는 피아노를 치고 손녀 돼지는 첼로를 켜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낮게 깔리는 첼로 소리는 죽음이 담고 있는 무거움, 남겨진 사람의 외로움을 전달하는 듯 하다.

그러나 첼로 선율은 슬픔을 충분히 느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다. 할머니와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손녀가 할머니 앞에서 켜는 첼로 연주는 할머니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며, 할머니가 주신 선물에 대한 보답이고, 아름답게 살아가겠다는 손녀의 약속이기에 아름답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4장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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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간직했다가 현명하게 쓰거라."
"그럴게요."

손녀 돼지는 웃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입술이 떨려왔어요.

"자, 자. 울지 않기다."
"안 울게요."

손녀 돼지는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지키기 힘든 약속이었어요.

 

 

5. 내게 의미있는 것

 

그 누구도, 앞으로 내게 얼마의 시간이 주어지는지 알지 못하기에, 현재는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또한 우리는 살아 숨쉬는 존재이기에, 죽음을 무의식의 기저에 집어넣고 끄집어내지 않으려 애쓴다. 

 

언제까지고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어른들이, 이제는 아기처럼 작아진 등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흔든다. 고개를 돌린다.

 

느릿느릿한 행동과 반응을 핑계 삼아 괜시리 짜증을 내며 이것저것 쏘아붙인다. 

 

하지만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래, 그래, 하고 고개를 끄떡이는 노인들의 눈이 가만히 웃는다.

 

자신들이 이 세상에 남긴, 가장 경이로운 선물의 투정을 보며 흐뭇해한다.

 

생명력으로 가득찬 그들을 보며, 그들은 그래, 생명이다. 우리는 그렇게 이어져있는거야, 하고 받아들인다.

 

시작은 끝을 향해 가고, 끝은 또다른 시작과 이어진다. 

 

📝 「할머니가 남긴 선물」은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손녀가 할머니의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할머니가 남기는 특별한 선물을 온몸으로 받고 있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의 마지막 8단계는 '자아통합과 절망감'이다. 할머니는 노년기의 끝자락에서 죽음과 마주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지만, 화를 내거나 초조해하거나, 슬퍼하거니,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다.

(중략)

할머니의 표현대로 잔치가 된 죽음 준비는 균형과 조화를 이룬 통합의 모습이며, 지혜의 유산이 자연스럽게 손녀에게 전해지고 있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4장 관계성에 따른 그림책,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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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할머니가 남긴 선물'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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