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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그림책

✔네 맘대로 세상을 칠해 봐!(세라 매시니, If I Could Paint the World, 독서치료, 그림책 치료, 줄거리, 융 학파 그림해석, 보라, 빨강, 파랑, 통합, 개성화)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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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 「네 맘대로 세상을 칠해 봐

(If I Could Paint the World)」

2011, 세라 매시니,

노란우산 편집부 

 

 

1. 글쓴이 세라 매시니

 

세라 매시니(Sarah Massini)는 영국의 아동작가이자 아동 그림책 작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놀이처럼 즐겁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재 영국 서식스에서 산업 디자이너, 어린이책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Big Picture Campaign 2008'에서 영국의 10대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바 있는 작가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보여 줄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난 우리 집이 정말 좋아!》가 있습니다.  

* 출처 : [알라딘], 세라 매시니,

[교보문고], 세라 매시니

 

* 세라 매시니의 최근작,《난 우리 집이 정말 좋아! 2012》 출처 알라딘

 

 

2. 줄거리

 

“만약 세상을 내 맘대로 칠할 수 있다면 어떤 색으로 칠해볼까?”

<네 맘대로 세상을 칠해 봐>는 어린 소녀의 상상으로부터 출발한다. 처음에는 자연 그대로 풀밭은 초록, 해님은 노랑, 하늘은 파랑, 구름은 하양으로 색을 칠하던 소녀는 갑자기 해님과 풀밭, 그리고 하늘을 분홍으로, 어느 날은 이들 모두를 주황으로, 또 어느 날은 보라로 색을 칠한다. 

보라색 시리얼, 분홍색 판다, 보라색 모자, 초록 공주와 일곱 난쟁이까지 이 소녀의 상상의 붓은 끝이 없다.


하지만 정말 색을 바꾸고 싶은 걸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소녀는 지금 우리를 둘러 싼 모든 색- 해님은 노랑, 풀밭은 초록, 하늘은 파랑, 구름은 하양-이 그 자체로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외친다.

“세상은 정말 완벽해! 고칠 것이 하나도 없잖아!”

 

 

 

3. 자연의 색, 우리들의 색

 

우리들이 매일 일상을 누비며 만나게 되는 자연의 색들이 있다. 일테면 쪽빛의 하늘(물론 날씨에 따라 그 색은 급격하거나 미세하게 변할 수 있지만), 초록의 잔디, 하얗게 내리는 눈, 빨갛고 노란 색색의 꽃 등등.

 

하루게 다르게 진화해가는 디지털 기기, 예를 들어 TV도 최대한 자연의 색에 가깝게 화면을 보여주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을 정도로,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의 색을 우리는 동경하고 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자. 그런 자연의 색 이외의 것들, 즉 인간이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타의 색들에 대해서 우리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을까?

 

대표적으로 자동차(자가용)를 떠올려 보자. 출시되는 차(Car)들이,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원하는 색으로 바꾸어 나올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차를 만드는 쪽에서 내놓은 몇 가지 색들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특히 한국처럼 남의 눈에 띄는 것을 조금 부끄럽게 생각하는 문화권에서, 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보면 검정, 하양, 회색 등의 이른바 '무채색'이 대부분이다. 차의 배기량이나 채워넣는 가스(오일)의 종류와는 거의 상관이 없이 말이다(물론 '도색' 등을 통해서 원하는 색으로 차체를 칠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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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에게 '어떤 색을 좋아하느냐'라고 물으면, 정말 다양하기는 하다. 그런데 정작 차를 사던 옷을 사던 아파트에 거주하든 간에, 우리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색을 고르기보다는 이미 정해져있는 색 중에 가장 무난한 것을 고르게 된다. 

 

하늘이 왜 파랑이고, 풀들이 왜 초록이며, 구름은 왜 하얀가? 그리고 동화 속 빨간  모자와 백설공주의 색은 왜 빨갛고 '눈처럼 하얀' 가? 이것은 우리들이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학습이 된 채로 어른으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자연이 스스로 선택한 고유의 색과 우리들의 색은 다를 수 있다. 우리들의 색에는 단순한 '취향'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색은 학습과 성장과 사회성, 그리고 관계에 대한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면을 상징한다. 

 

붉은 색은 정열, 푸른 색은 젊음 등등 우리가 학습한 색에는 어떤 의미(또는 메시지)와 상징성도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4. 소녀의 색

 

✅ 「네 맘대로 세상을 칠해 봐!」에는 한 여자아이가 등장해 기존의 방식대로 세상의 색을 입힌다. 아마도 이 방식은 아마도 이 방식은 어른의 방식이며 학습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아이는 갑자기 전혀 다르게 세상에 색을 입히기 시작한다. 특히,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빨간 모자와 백설공주, 두 주인공에게 다른 색을 입혀 보라 모자와 초록 공주로 변신시켰다. 

그렇다면 보라 모자와 초록 공주, 여기에 고흐(Vincent van Gogh)의 「해바라기」가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의미는 무엇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공간성에 따른 그림책, p. 103

 

 

 

 

색채에 대해 공부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어떤 색에는 긍정적이거나 혹은 부정적인 의미(상징)가 들어있다. 아래는 (빨강과 파랑의)혼합색인 '보라(violet, purple)'에 대한 융 학파의 설명이다. 

 

보라는 혼합색이므로, 빨강이 갖고 있는 의미와 파랑이 갖고 있는 의미를 알아야 한다. 먼저 빨강의 긍정적인 의미에는 따뜻함, 결합(비너스), 부활이 있고, 부정적인 의미에는 태워버리는 열기, 분열(Mars, 악마), 파괴가 있다.

파랑의 긍정적인 의미에는 내향성, 의미 있는 질서, 정신성, 수용성이 있고, 부정적인 의미에는 현실성의 상실, 차갑고 경직된 질서, 정신에 사로잡힘, 강력한 소유욕적 몰두가 있다. 

여기에 보라색 그 자체가 자극의 몫과 억제의 몫을 동시에 대변하는 "두 얼굴을 가진 혼합색"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융 학파의 그림 해석에서는 보라를 빨강과 파랑이 아직 분리되지 않는 통일체를 의미할 수 있는 남녀 양성을 나타내며, 그로 인해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별이 아직 구현되지 않은 발달단계에 있다고 분석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대립 쌍의 결합이자 삶에서 드러나는 가장 높은 정신성의 퉁합을 나타낸다고 본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공간성에 따른 그림책,

p. 103,

《융 심리학적 그림해석》, 이유경 역,

(서울: 분석심리학 연구소, 2008),

90-92.

《색의 신비》, 정여주 역,

(서울: 학지사, 2004),

173.

 

 

다시 말해, '빨간 모자' 는 소녀를 위협하는 늑대라는 존재가 죽음으로써 비로소 숙녀로 상장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늑대의 배를 가르는 사냥꾼(남성)의 도움이 없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여성 비하적 해석이 공존하는, 빨강의 긍정적. 부정적 해석이 모두 가능한 이야기이며, 백설공주의 이야기도 흰색이 갖고있는 부정적 의미 - 죽음, 냉담한 분리, 감춰진 감정과 정열 등 - 를 얼마든지 부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네 맘대로 세상을 칠해 봐!》에 등장하는 소녀의 행위(색을 칠하는)를 통해 인간으로서 세상을 칠해가는 자기만의 방식과 정체성(융이 말한 통합과 개성화)의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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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떠한 그림을 그리느냐는
각자의 성장과정에서
그가 경험하며 느끼는 대로

각자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따라
혹은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존의 방식대로 아이가 해님을 노랑으로,
하늘을 파랑으로,
풀밭을 초록으로 칠한다면

그 또한 그 아이의 선택이며
그러한 선택을 완벽이라고 말한다면
그 또한 존중해줘야 한다.


성인이 된 지금도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세상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니 말이다. 

* 출처 :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공관 독서치료],

조난영, 공간성에 따른 그림책, p.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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