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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Cinema, Drama, and Ani

✔넷플릭스 제 8일의 밤(영화 추천, 공포, 재밌는 영화, 번뇌, 번민, 오컬트, 불교설화, 퇴마,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 샤머니즘, 줄거리)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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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영화《제 8일의 밤》, 공식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제 8일의 밤(The 8th Night, 2021)」
감독 : 김태형
출연 :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이얼, 남다름
15세 관람가

 

 

 

* 출처 넷플릭스

 

 

한 요괴가 인간들에게
큰 고통을 주기 위해
인간세상과 연결된
지옥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 때, 부처가 요괴 앞에 나타나

요괴가 가진 힘의 원천인
'붉은 눈'과 '검은 눈'을 뽑아버렸다

하지만 두 눈은 부처의 손에서
빠져나와
부처를 피해
각자 달아나기 시작했다...


- 넷플릭스 영화, 《제 8일의 밤》 오프닝 중에서



 

 

* 영화 《제 8일의 밤》, 넷플릭스 공식 예고편

 

 

1. 영화의 줄거리


북산 암자에 기거하는 '하정 스님(이얼)'은 2년 째 묵언수행 중인 제자 '청석(남다름)'에게 '깨어나서는 안 될 어떤 것'을 봉인한 사리함에 대한 전설(설화)을 들려주며 '선화'를 찾아가라는 유언을 남기고 입적한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청석'은 달랑 주소지만 적힌 쪽지 한 장을 들고 길을 떠나던 중 그만 사리함을 잃어버리고, 그곳에서 '애란(김유정)'이라는 묘한 분위기의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귀신을 천도해야 한다는 숙명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전직 승려 선화' 박진수(이성민)'는 느닷없이 자신을 찾아온 '청석'으로 인해 '깨어나서는 안 될 어떤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아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맞게 된다.

그것은 '깨어나서는 안 될 어떤 것'이 눈을 뜨기 위해 밟아야 할 7개의 '인간 징검다리' 중 그 존재를 알고있는 유일한 징검다리를 찾아야 하는 임무.

한편, 강력계 형사인 '김호태(박해준)'와 후배형사 '박동진(김동영)'은 말라붙어서 미라처럼 변한 사체들이 속속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하고, 그 과정에서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박진수와 마주치게 되는데...

 

 

* 김호태(박해준)와 박진수(이성민)의 만남. 출처 네이버 영화

 

 

2. 시작이 반이다


불교설화(금강경 등)와 여러 전설들을 혼합하여 만든 《제 8일의 밤》의 기본설정은 이 영화가 '오컬트(occult,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ㆍ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물리적. 과학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어떤 존재는 인간의 역사와 늘 함께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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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서양에서는 천사와 악마, 아시아권에서는 악령, 악귀, 혼백, 요괴 등등,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미지의 존재들은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키고, 인간보다 능력이 우월하여 종종 정신과 육체를 부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런 존재들을 믿지도 않거니와 관심조차 없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기본적으로 과학의 법칙에 위배되는 존재들이니, 그것을 논(論)한다는 것 자체가 어떠한 면에서는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그보다는 우리의 현실이 더 어둡고 무서울 수 있으므로).

개인적으로는 악마나 악령, 그리고 요괴 등에 대해 인격을 부여하는 데 대해 찬성하지 않는 편이다. 다시 말해 불교(설화)에서 말하는 많은 '존재'들이 대부분 우리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마음의 작용을 비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일테면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붉은 눈'과 '검은 눈' 즉, 번뇌와 번민이 만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국에 이르게 된다는 설정 자체가 그것이다.

 

■ 번뇌 :
원어인 산스크리트어 <클레사(klésa)>는 <고통스럽다>, <더럽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으로, <더러워진 마음>, <괴로운 마음>이라는 것이 번뇌의 원뜻인데 우리들을 괴롭히고 해쳐서 오류로 이끄는 불선(不善)의 마음을 번뇌라고 한다. 대표적인 번뇌로는 탐(탐욕스러움), 진(노여움), 치(어리석음)가 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번뇌 (종교학대사전, 1998. 8. 20.)

 

 

■ 번민 :
마음속으로 안타까워 괴로워하는 것을 말함.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篇)> 제2권에 나옴.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전통지식 포탈, 번민

 


바꾸어 말하면, 마음이 극히 어지럽거나 고통스러워지면(번뇌), 그것이 결국에는 신체증상(번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 심해지면 실제로도 여러가지 외적 증상이 나타나고, 그것을 그대로 방치했을 때 마침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것처럼.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오컬트라는 장르를 맞이하는 따로 불교적, 또는 설화 등의 지식이 없는 보통의 관객들은 이런 설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즉, 이 영화를 '오컬트적 세계관이 가미된 스릴러. 오락영화'로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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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떤 형태로든 관객에게 '보여지는 영상'이다.

 

러닝타임동안 관객은 움찔하고 놀라기도 하고, 비명도 좀 지르고, 조심하지 않는 등장인물들에게 '가지마, 가면 안 돼!'하며 감정이입을 하기 원한다.

그러한 점에서 《제 8일의 밤》은 '불교설화, 봉인된 존재, 그것을 봉인해제시킨 어떤 고고학자, 각각 서쪽 끝(붉은 눈)과 동쪽 끝(검은 눈)에 봉인된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이라는 흥미로운 초반 설정에도 불구하고 그 호흡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다.

 

 

 

* 햄버거를 먹는 젊은 묵언수행 스님과 전직 스님. 출처 네이버 영화

 

 

*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김호태(박해준). 출처 네이버 영화

 

 

3. 출발은 좋다, 그러나 조금 더 긴 호흡은 아쉽다

 


마치 스틸사진을 보는 것 같은 짧고 간결한 컷들로 구성된 장면들은, 분명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다시 말해 영상미가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인물들의 대사가 그리 많지 않게 느껴진 것도 또 하나의 장점.

 

특히 '붉은 눈'에 잠식당한 인간징검다리가 고대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語)'로 말하는 부분은 이 불가해한 존재의 으스스함을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보통의 관객들은 이미 헐리웃 영화, 그중에서도 오컬트물 하면 《엑소시스트》등에서 악령에 빙의된 사람들이 라틴어를 비롯해서 온갖 나라들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장면들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즉, 신부(神父)가 등장하여 기도문을 외우며 악령을 퇴치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시중에는 이미 너무 많이 나와있다.

 

따라서 보통의 관객들은 이 영화를 엑소시즘의 영역 - 그 과정에서 악마화가 되는 사람들의 그로테스크한 외형과 관련된 액션씬을 기대할 것이다 - 에서 이해할 것이고, 엑소시스트로서 '신부'의 역할이 '전직 스님'의 역할로 대체되었을 뿐이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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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라마 중 하나인 「손 더 게스트」가 만약 한 편짜리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오컬트와 엑소시즘, 그리고 한국의 무속신앙 등이 혼합된 드라마는 이제 심심찮게 제작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많은 분들이 지적했듯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그러니까 기왕에 넷플릭스에서 개봉할거면 이 영화, 《제 8일의 밤》은 8부작, 혹은 16부작 등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설화나 그 설화를 연구하는 사람(그러다 봉인을 열어버리는), 미지의 존재를 쫓아가는 봉인사리함의 수호자, 불가해한 사건을 현실적으로 수사하는 형사들, 그리고 붉은 눈이 검은 눈을 만나기 위해 건너오는 인간 징검다리들의 (디테일한)이야기를, 두 시간 남짓한 러닝타임(115분)에 다 담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았을까.

 

*[다시 말해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이다]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가 정말 엉망이라거나 아예 볼 필요도 없는 오컬트물은 아니다. '재미있다' 혹은 '재미없다'라는 말 자체가 지극히 주관적인 법.

사실 이 영화는 굳이 말하자면 '마이너'하다.

 

즉, 관객들에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은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불교 혹은 밀교, 그리고 샤머니즘에 어느 정도 흥미가 있으신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 결코 '노잼'이 아니다.

 

 

* 괴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들.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는 15세 관람가답게 잔혹하거나 관객을 놀래키는 장면은 거의 없다.

 

극의 중반쯤 등장하는 '징검다리 중 하나'인 여고생 캐릭터가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합했을 뿐.

 

따라서 이 영화를 특히 한국에서 계절적 특수를 타는 '공포영화'라고 생각하고 감상한다면 실망하기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붉은 눈과 검은 눈이 만나는 것을 막아야만 하는 수호자, 배우 이성민의 연기, 뚝뚝 끊어지는 서사 속에서 찾아내야하는 극중 인물들의 어두운 과거, 그리고 말할 수없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번뇌'는 우리들의 마음을 잠식하고, 정신을 잠식하고, 마침내 '영원한 고통'에 이르게 한다('제 8일'의 '8'을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 ∞'가 되듯이)는 것이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다.

마음은 형체가 없는데도 우리를 끝없이 괴롭힐 수 있다. 마음이 사라진 인간이야말로 그 어떤 존재보다도 두렵다.

마음이야말로 중요하고, 마음이야말로 우리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주된 힘이다.

 

 

미소가 아름다운(?) 여고생 캐릭터. 출처 넷플릭스

 

 

처녀보살을 찾아다니는 전직 스님과 묵언수행 스님. 출처 네이버 영화

 

 

묵언수행 스님인 '청석'이 만나게 되는 묘한 분위기의 소녀, '애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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