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 시간에는 '한 사람의 몫을 다할 수 있는 성인이 사회에서 져야 할 책임이나 의무를 다하지 않고 회피하려는 일'을 의미하는 '모라토리엄 증후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1. 리액턴스 효과의 뜻, 그리고 배경
주변에서 하라고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싫고, 반대로 주변에서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진다.
인간의 심리라는 것은 참으로 복잡하고 희한하다.
누구나 어렸을 적 위와 같은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어떤 것을 해보라고 멍석을 깔아주면 못하는데, 하지 말라고 하면 기를 쓰고 하려고 한다.
일테면 비온 뒤 길에 작은 웅덩이가 생기자, 엄마나 아빠는 '그 쪽으로 가지마, 가면 안 돼'라고 하지만 기어코 그 물웅덩이로 들어가 철벅철벅, 소리도 경쾌하게, 게다가 입가에는 씨익 하고 미소를 지으며 어른들을 쳐다보았다든지(당연하게도 잔소리나 기타의 응징(?))이 뒤따랐을 터) 하는 것.
또한 자라서는 이른바 모두가 '예스'라고 해야하는 상황에서 굳이 '노'라고 외치며, 모두를 당황케하는 시츄에이션을 벌이고야 마는(물론 이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것 등등.
우리들의 마음 속엔 '청개구리'가 살고 있다. 물론 언제나 반대로만 행동하지는 않지만.
즉,
금지할수록 더욱 소유하고 싶은 심리
를 일컬어 "리액턴스 효과(reactance effect)"라고 부른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심리학자인 샤론 브램(Saharon Brehm)이 행한 재미있는 실험이 한 가지 있다.
✅ 미국의 심리학자 샤론 브램(Saharon Brehm)은 각기 다른 높이의 벽 위에 장난감 두 개를 놓아두고 아이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을 통해 리액턴스 효과를 설명했다.
아이들은 손쉽게 잡을 수 있을 만큼의 낮은 벽 위의 장난감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지 않은 반면, 뛰어올라야만 할 정도의 높은 벽 위의 장난감에 대해서는 굉장한 호기심을 보였다. 아이들은 그 장난만을 만지고 싶어 하며 오랫동안 벽 주위를 맴돌았던 것이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리액턴스 효과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왜 아이들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낮은 벽 위에 있는 장난감에는 흥미가 없었고, 까치발을 하거나 점프를 해야만 할 정도로 높은 벽 위의 장난감에는 엄청난 호기심을 보였던 것일까?
본래 리액턴스(reactance)는 물리학과 관련된 단어로, '전기의 저항'을 나타낸다. 즉, 저항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그에 대한 반발력도 커지는 것인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일컬어, 인간은 자신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누구에겐가 빼앗길 수 있다 - 즉 금지된다고 - 고 느껴지면 심리적인 리액턴스, 즉 저항과 반발(마음 속의 저항)이 일어난다고 보고,
자신에게 금지되어 있는 어떤 것을 더욱 갈망하게 된다고 했다.
2. 리액턴스 효과의 증거들(ft. 칼리굴라 효과, 청개구리 효과)
리액턴스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일화들은 많지만, '칼리굴라 효과(Caligula effect)'만큼 유명한 것도 또 없을 것이다.
1979년,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칼리굴라(Caligola, Caligula, 1979)는 실존인물이었던 로마제국의 제 3대 황제 가이우스(12~41)를 다루었는데('칼리굴라'는 가이우스의 별명이다),
존속 살해와 근친상간 등의 장면이 영화에 등장하자, 미국의 보스턴시(市)에서 잔혹한 장면과 지나친 성적 묘사 등을 이유로 상영금지를 결정했다(소위 말하는 'R'등급 영화).
그런데 되려 그런 결정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부추겨서 '도대체 무슨 장면이 있길래 보스턴에서 금지까지 했을까?' '보스턴에서 그 영화를 못보면 다른 도시로 가면 되지!'하는 식의 기현상을 낳아, 관객들이 인접도시의 개봉관으로 몰려드는 일까지 벌어졌다.
즉, 쉽게 말해서 '보지말라고 하니까 더 보고 싶어진 것'이고, 금지하니까 더 열망하게 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마치 높은 벽 위에 놓인 장난감에 더 흥미를 보인 아이들과도 같이. 따라서 이는 리액턴스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매우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리액턴스 효과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또 하나는 앞에서도 언급한 '청개구리 효과(靑개구리 效果)'이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은 각각 몬테규 집안과 캐풀렛 집안의 아들과 딸로서, 두 집안은 대대로 철천지 원수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사랑은 처음부터 금지된 사랑이었고, 금단의 열매였다.
하지만 모두가 반대하는 사랑이야말로 두 사람의 결속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불타오르게 하는 법.
물론 결과는 비극이었지만, 자신이 사랑할 자유를 위협받거나 박탈당했을 때, 그 심리적 저항이 얼마나 크게 일어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것을,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Romeo & Juliet effect)'라고 부른다.
📝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드리스콜이 부부나 연인 140쌍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부모님이 방해한(하고 있)다고 느끼는 커플일수록 서로 연애 감정이 더 강하다는 상관관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장애물이 있는 연애일수록 연인 사이의 감정이 들끓는 현상을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작품명을 따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부릅니다. 이는 금지된 것일수록 해보고 싶은 심리(리액턴스 효과)와 비슷해요.
* 출처 : [심리학 용어 도감], 시부야 쇼조,
성안북스, p. 201
🟪 아래는 청개구리 효과, 또는 청개구리 기법과 관련된 심리학자 밀턴 에릭슨(Milton Erickson)의 일화이다.
✅ 청개구리 기법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천재적인 심리상담학자인 밀턴 에릭슨(Milton Erickson)의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가 만들어 냈던 전략적 치료(strategic therapy)의 한 부분으로 사용했던 청개구리 기법은 그의 어린 시절의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날 에릭슨은 아버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소를 헛간으로 들여보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소는 발을 버티면서 헛간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심하게 반항했다. 이 광경을 본 에릭슨은 크게 웃었다.
아버지는 화를 내면서 그럼 네가 해 보라고 소의 고삐를 에릭슨에게 넘겼다. 에릭슨은 고삐를 헛간으로 당기는 대신 소의 꼬리를 헛간 반대 방향으로 힘차게 잡아당겼다. 갑작스런 에릭슨의 행동에 깜짝 놀란 소는 오히려 어린 에릭슨을 끌고 헛간 안으로 잽싸게 들어가 버렸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심리적 반발이론
(오메가설득이론, 2014. 4. 15.,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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