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역동, 정신분석과 관련된 글들 - 대표적인 이론 및 학자들 - 이 어느 정도 연재되었기에(사실 정신분석과 관련한 학자나 이론은 더 있지만), 오늘부터는 대표적인 투사적 검사(Projective Tests)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투사적 검사란?
■ 대체로 우리는 시험이나 설문지 등을 통해 어떤 질문을 접하고, 거기에 따른 답을 하는 방식(그것이 몇 개의 답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선다형 등)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이것은 이미 답이 정해져 있으므로 객관적일 뿐만 아니라, 정답을 채점하기도 쉬워서 널리 쓰인다.
이에 비해 투사적 검사는 정형화. 구조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개인의 독특하고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검사에 심리학(정신분석)용어 중 '투사(projection)'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투사검사가)구조화되지 않은 검사 과제를 제시하여, 개인의 무의식적 욕구. 동기, 정서 등을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 개인 자신의 흥미와 욕망들이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것처럼 지각되거나 자신의 심리적 경험이 실제 현실인 것처럼 지각되는 현상을 말한다. 참을 수 없는 생각이나 느낌들은 편집증적 투사의 경우에서처럼, 그것들이 투사되기 전에 무의식적인 변형을 거친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투사 [PROJECTION] (정신분석용어사전, 2002. 8. 10., 미국정신분석학회, 이재훈)
여기서 중요한 것은 '투사되기 전에 무의식적인 변형을 거친다'는 부분인데, 바로 이 심리내적인 깊은 부분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 변형을 거친 무의식을, 모호한 자극(명확하지 않은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탐색하고 유도하려는 것이다.
2. 검사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
예를 들어 우리는 누가 단어나 문장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는 흰 종이를 나눠준 다음, 그것이 '당신의 어떤 것을 알아보는 검사'라고 지칭한다면 대번에 부담을 느끼기 쉽다.
그 내용이 심리(정신)이든 감정이든 동기이든 간에, '검사'라는 단어는 은근한 압박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어떡하지? 혹시 내 생각을 들키면 어떡하지? 혹시 내 문제점이 그냥 드러나면 어떡하지? 등등의 걱정이 앞서게 되면, 더 이상 질문지의 질문이 곱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해 일종의 무의식적 방어를 하게되고, '진짜의 나와는 관계없이' 질문이 원하는 것만 같은 답(일테면 사회적 바람직성)에 기계적으로 체크를 하게 되거나, 심지어 그 목적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도적으로 자신을 가장함)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해서 진짜의 나를 감추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3. 투사적 검사의 목적
(1) 그에 비해 투사적 검사는 일단 명시되어 있는 단어나 구조화된 질문보다는,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데 주목적을 두며, 특히 성격검사에서는 성격의 관찰할 수 없는 측면을 탐색하려고 한다.
(2) 즉, 명료한 검사자극(문장이나 단어들)에 비해 덜 자극적이고 모호한 그림이나 사진 등을 보여주고(다시 말해 검사자극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주고), 그에 따른 개인의 다양한 반응을 거의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3) 다시 말해 모호한 검사자극은 수검자의 무의식적 방어를 느슨하게 하므로, 비의도적. 자기노출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4) 이에 대해 욕구 및 동기이론을 제시한 머레이(Murray)는 검사자극의 내용이 모호할수록 피검사자가 지각적 자극을 인지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심리구조의 영향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고 주장하였다.
(5) 그러므로, 검사의 자극을 불분명하게 함(막연한 자극)으로써 수검자가 자신의 내면적인 욕구나 성향을 외부에 자연스럽게 투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모호한 검사자극에 나 자신을 나도 모르게 투사한다, 또는 감정이입한다).
(6) 그런 의미에서 투사적 검사의 결과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으며, 투사적 검사를 다른 말로 '투영 검사법(Projective test)' 이라고도 부른다.
4. 투사적 검사의 종류
■ 성격평가를 위해 널리 사용되는 투사적 검사는 다음과 같다.
(1) 로샤 검사(Rorschach Test) 또는 로샤 잉크반점 검사(Rorschach Inkblot Test) :
로샤 검사, 또는 로샤 잉크반점 검사는 투사적 검사 중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스위스의 (프로이트 학파)정신과 의사 헤르만 로르샤흐(1884~1922)가 1921년 개발한 검사이다.
📝헤르만 로르샤흐는 스위스 취리히 태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미술 선생이자 화가였는데,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어려서부터 상상력이 가미된 잉크 얼룩 그림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후에 그가 의학(정신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지역의 정신병원 부원장으로 근무할 무렵, 매우 요긴하게 쓰이게 된다.
"...... 그는 정신분석학에서 지적인 영역을 자극하는 방법에 대해 어린 시절의 잉크 얼룩을 떠올렸다. 사람들이 같은 잉크 얼룩을 보고 각자 다른 것을 연상하는 것을 발견한 그는 학생들에게 잉크 얼룩을 보여주고 무엇으로 보이는지 조사하는 의학 연구를 시작하였다.
1857년 독일의 의사 우스티누스 케루너는 우연한 무늬의 잉크 얼룩에서 영감을 받은 시를 담은 책들을 출판했는데, 학자들은 로르샤흐가 이 책들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 또한 창조력 검사로써 잉크 얼룩을 실험하였다."
* 출처 및 정리 : [위키백과], 헤르만 로르샤흐
*[심리검사에서 사용되는 이미지, 그리고 문항 등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므로, '오염' (검사 자료 유출로 인해 사람들이 그 그림에 대한 선입견을 가져 실제 검사 시 반응이 왜곡될 수 있고, 비전문가에 의해 오.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지는 첨부하지 않는다. 그냥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는 데칼코마니와 비슷한 그림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로르샤흐 검사는 어떤 정형화되지 않은 카드의 그림(데칼코마니 형태의 무채색. 채색) 10장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무엇처럼 보이는지' 또는 '이 그림을 보면 무슨 생각이 나는지' 등을 자유롭게 말하여 피검자(내담자)의 성격을 탐색하고 알아본다.
나도 초등학교 시절, 이 로르샤흐 테스트를 받아 본 기억이 어렴풋한데,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그 모호한 자극에 대해 뭐라고 답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 로르샤흐 검사(1921)는 피험자의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검사이며, 피험자의 개인정보와 프로토콜에서 획득한 자료를 근거로 피험자의 심리적 측면을 연역적 또는 귀납적으로 예측한다.
이 검사는 질문지형 검사와 달리 잉크반점을 자극자료로 사용함으로써 피험자는 비교적 비구조화된 자극자료에 대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다. 로르샤흐 검사는 10개의 표준화된 잉크반점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로르샤흐 잉크반점 검사 [Rorschach Inkblot Test, -斑點檢査]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 검사자는 피검자(내담자)에게 카드를 한 장씩 보여준다.
① 자유반응 단계 : 이 단계에서는 카드의 잉크 반점이무엇으로 보이는지 자유롭게 응답하게 하고,
② 질의단계 : 이 단계에서는 '어디가 어떻게 보이는지' 조금 더 상세하게 질문한 다음, 내담자의 대답을 들으며,
③ 종합적으로 이 과정에서 (내담자의) 반응 시간, 반응 내용('무엇이 보였는지'),반응 영역('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보았는지'), 결정원인('어떤 특징(을 가진 그림으로)봤는지)이 기록된다.
* 출처 : [위키백과], 로르샤흐 잉크반점 검사
* 위에서 말씀드린 로르샤흐 검사의 단계는 반드시 위의 방식만을 따르지 않고,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즉, 위의 방법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실제 임상심리학 전공자 등이 학습하는 전문교육은 여기에 적힌 내용보다 훨씬 더 방대하고 복잡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로르샤흐 검사가 본래 정신병원의 임상장면에서 쓰였다는 이유로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현대의 로르샤흐 검사는 단순히 정신병원 뿐만 아니라 군대, 학교, 재판정, 기업 등등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즉, 신경증 등의 환자에만 적용되는 검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 로르샤흐 잉크반점 검사의 제한점 :
①1921년 개발된 이래 오랜 세월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반응 및 분석 DB 구축을 위한 통계적 평가도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으나, MMPI(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등에 비해 신뢰도. 타당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②검사의 특성상 검사자(전문가)가 고도의 숙련과 훈련을 필요로 하며, 그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즉, 만약 로르샤흐 잉크반점 검사를 받고 싶은 내담자가 있다면 반드시 해당분야의 전문가(석사학력 이상의 정신분석. 상담심리 전문가, 혹은 그 전문가가 속해있는 공인된 센터 또는 병원)에게 의뢰해야 한다.
📝"......그는 1911년 뮌스터링겐병원(Münsterlingen hospital)에서 정신과 수련의 훈련을 받는 동안 정상 청소년과 환자들이 잉크반점카드에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1917년부터 좀 더 체계적으로 조현증(정신분열증) 환자와 정상인의 잉크반점카드에 대한 반응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는데, 그 결과 잉크반점검사방법이 조현증(정신분열증) 진단에 특히 유용한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생각을 논문으로 발표했고, 잉크반점검사가 임상진단도구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격이나 습관, 반응 스타일을 알려 주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적인 연구를 할 만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애매한 도형(잉크의 얼룩)을 사용한 성격 진단검사법 연구에 본격적으로 몰두하여
그 연구성과를 1921년에 『Psychodiagnostik』으로 발표하였다. 그는 그 검사를 형태 해석 검사(Form Interpretation Test)라고 명명하였다. 하지만 로르샤흐는 후속연구를 하던 중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37세의 젊은 나이로 갑자기 사망하였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로르샤흐 [Hermann Rorschach]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로르샤흐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사무엘 벡(Samuel Beck), 브루노 클로퍼(Bruno Klopper)등이 그의 뒤를 이어 이 검사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였고, 1961년 엑스너(Exner)의 종합체계방식에 대한 제안을 거쳐, 1970년대 부터는 어느 정도 통합된 로르샤흐 검사가 통용되기 시작하였다.
◆ 다음 시간에 계속, 대표적인 투사적 검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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