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 시간에는 '특정한 대상이 없이 막연하게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를 의미하는 불안에 대해 알아보았다.
'불안'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1.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소시오패스(sociopath)
언젠가부터 '소시오패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사이코패스'와 더불어 '소시오패스'를 판별할 수 있다는 정체불명의 테스트도 난무하고 있다(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런 테스트들은 자신과 타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신병리'를 간단한 테스트로 알아낼 수 있다? 넌센스도 그런 넌센스가 없다).
사람이나 동물을 해치고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타인의 기쁨이나 슬픔에 공감하지도 못하는, 그저 충동에 따라 행동하고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1도 없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우리들 틈에 숨어서 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지는 이유는,
우리는 느슨하든 그렇지 않든 관계의 망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최근 범죄심리학자 또는 범죄심리학 전문가들이 방송 출연을 통해 많이 언급했듯이,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있거나 타인을 향한 공격성을 억제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그러니까 선천적으로 뇌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정신적 병리상태를 (유전적으로)타고난 상태에서, 성장 과정에서 겪은 강력한 정신적 외상이나 사회환경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한다.
💬 정신을 뜻하는 '사이코(psycho)'와 병리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를 합쳐 만든 용어다. 평소에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의 욕구 해결을 위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타인을 희생시키며, 사소한 일에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해 잔인하게 실행하며, 남을 해치고도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사이코패스 성향은 일반인들에 비해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공격성을 억제하는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사회환경적 요인이 결합되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프랑스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이 처음 언급하였고, 1920년대 독일학자 슈나이더는 사이코패스 인격유형의 특징을 발정ㆍ광신ㆍ자기현시ㆍ의지결여ㆍ폭발적 성격ㆍ무기력 등으로 규정한 바 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사이코패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시오패스(sociopath)는 정신의학계 또는 심리학 등에서 정식 명칭으로 규정된 '병명'이 아니고, '정식 용어'가 아니다.
대중심리학 등에서 이해를 돕고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중에게 그 용어가 익숙할 뿐이다.
즉, 오늘날 전문가들 간에 다소의 의견 차이는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모두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ASPD, APD ; 법규 무시ㆍ인권침해 행위 등을 반복해 저지르는 정신질환 - 미국 정신분석학회의 규정)'로 규정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둘이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다.
2.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특징
다시 말해 광의의 개념으로 보았을 때 위의 말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뜻도 된다. 아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의 대표적인 특징을 열거한 것이다.
💬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도덕, 사회규범, 타인의 권리와 감정에 대한 만연적 지속적 무시(pervasive and persistent disregard)로 정의된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이익이나 즐거움을 위하여 해로운 방식으로 타인을 이용하는 데에 있어 거리낌이 없고, 종종 타인을 조종하거나 기만한다. 일부는 피상적 매력(superficial charm)이라는 가면을 써서 이를 행하는 반면, 일부는 협박과 폭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오만함을 보이거나, 타인을 낮춰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해를 끼치는 행동에 대한 자책감이 부족하거나, 해를 입은 이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무책임감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주요 특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 의무와 재정상의 의무를 수행하고 안정적인 고용상태를 유지하려 하지만, 이들은 착취적이거나 위법적인 혹은 기생적인 삶을 살아간다.
* 출처 : [위키백과], 반사회적 인격장애
즉,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의 특징은 대체로 아래와 같다.
1. 충동적이고 무모하다(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무모한 실행을 일삼는다).
2. 자신과 타인의 안전에 대해 무감각할 뿐더러, 반복적으로 이에 대해 무시하고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
3. 분노조절능력이 결여되어 있어 종종 공격적이고 호전적이며, 심심치 않게 상대를 위협하거나 몰아세우는 언행을 한다.
4. 약물남용(향정신성 약물 포함)이나 중독에 빠지기 쉬우며, 남에게 해를 입히는 행위 또는 범법행위에 대해 자책감이 없거나 부족하다(다시 말해 책임감이 없거나 결여되어 있다).
5. 사회적, 가정적으로 맡은 역할에 대해 충실하지 못하다(즉 사회적 의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지속적이지 못하다).
6. 자신의 (물질적)이익 또는 즐거움을 위해 타인을 조종. 기만하는 능력이 있고(일부는 피상적인 매력 - 외모 또는 말솜씨 - 을 이용해 타인을 매혹시키고 착취한다) 이를 이용해 사회적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에 열거한 특징만을 가지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며,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진단은 반드시 전문가 집단(정신과 의사, 임상심리사 등)에게 의뢰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무조건 '사패'니 '소패'니 하며 쉽게 타인을 조롱해서는 안된다).
그런가 하면 미국 정신의학계에서는 전문가의 진단기준을 위한 DSM-IV-TR 진단기준, ICD-10 진단기준 등을 가지고 있다. 반사회성 인격 장애의 진단에 관한 DSM 4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 A.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무시하는 패턴이 15세 이후로 전반적으로 나타나며 다음의 특성 중 3개 이상을 충족시킨다.
- 법에서 정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지 않으며 구속 당할만한 행동을 반복함
- 개인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한 반복적인 거짓말, 가명 사용 또는 타인을 속이는 사기 행동
- 충동적이거나 미리 계획을 세우지 못함
- 빈번한 육체적 싸움이나 폭력에서 드러나는 호전성과 공격성
-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무시하는 무모성
- 꾸준하게 직업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지속적인 무책임성
-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학대하거나 절도 행위를 하고도 무관심하거나 합리화하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자책의 결여
B. 적어도 18세 이상에게 진단한다.
C. 15세 이상에 품행 장애를 나타낸 증거가 있어야 한다.
D. 반사회적 행동이 조현증 또는 조증 삽화의 경과 중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 출처 : [위키백과] 반사회적 인격장애
DSM 4 진단 기준만 봐도 알겠지만, 굉장히 복잡할 뿐더러 진단을 내리기 전 관련된 증거도 명확해야 한다.
즉,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있어서 유전적 영향도 분명히 있지만, 일부 연구에서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애착관계(와 정서유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던지, 양육자 역시 반사회적 행동을 서슴치 않았던지 하는 등의 환경적 요인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즉, 복합적이고 총체적이다).
3.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차이
그렇다면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반사회적 행동 또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 없고 타인에 대한 동정심도 없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와 비슷하지만, 사회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인지'하면서도 그 행동을 자제하기는커녕 그냥 저질러버린다는 점에서 행위의 반사회성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와 구분된다.
또한 소시오패스의 일부는 사이코패스와 달리 피상적 매력(외모, 언변)을 이용하여 타인을 쉽게 조종하고 끌어들인다(거짓말에 능숙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과 (반사회적인 행위에 대한) 죄책감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소시오패스가 종종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직장 등에서 이들이 가면을 쓴 채 '효율'과 '생산성' 만을 강조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다시 말해 이들은 자신이 가진 피상적 매력을 이용해 '공감능력'을 가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더욱 혼란스러운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양심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 마사 스타우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The Sociopath Next Door》, P.52
이 유명한 베스트셀러에서 정신과 의사이자 '소시오패스 전문가'인 마사 스타우트(Martha Stout)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특징을 '양심이 전혀 없거나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그의 주장에 의하면 소시오패스가 심각한 범죄와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전체의 약 20%라고 한다),
우리 속에 숨어있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는 확률상 25명 중 1명 꼴로 존재할 수 있으며, 반드시 모든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살인마 또는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교묘하고 은밀하고 절절하게 도움을 구하며, 우리 옆에 빌붙어 기생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남아 계속 '단물만 쪽쪽 빨아먹기 위해' 자신들이 지닌 매력 - '매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한 결과일 수도 있다 - 을 오늘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반론(일테면 '양심의 유무'로 선악을 판단하고 규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등등)도 만만치 않지만, 마사 스타우트는 임상 경험이 40년에 가까운 전문가이므로,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필요는 있다.
4. 일상에서 소시오패스에게 대처하는 13가지 규칙
마사 스타우트는 이 책에서 '일상에서 소시오패스에게 대처하는 13가지 규칙'에 대해 언급하였다.
1. 아무리 싫더라도 양심이 결핍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받아들여라.
2. 교육자, 이사, 지도자, 동물애호가, 인도주의자와 같은 사람들, 심지어 부모라 해도 어떤 사람이 맡은 역할에 기대되는 바와 당신의 직감이 상반될 때는 당신의 직감을 따라라.
3. ‘삼세번의 규칙을 개인적인 방침으로 삼으라.
4.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라.
5. 아첨인지 의심하라.
6. 필요하다면 존경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라.
7. 게임에 동참하지 말라.
8. 자신을 소시오패스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피하고, 어떤 종류의 접촉이나 연락도 거부하라.
9. 너무 쉽게 동정하는 자신의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라.
10. 구제할 수 없는 사람을 구제하려고 애쓰지 말라.
11. 동정심이든 다른 이유든 간에, 소시오패스가 자신의 본심을 숨기는 일을 절대 돕지 말라.
12. 당신의 정신을 지켜라.
13. 잘 사는 것이 최선의 복수다.
* 마사 스타우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The Sociopath Next Door》, p. 250~258
자세한 내용은 마사 스타우트의 저작을 통하여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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