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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장마 관련, 여름 비 관련 시 모음(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용혜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윤동주 소낙비, 벼룻장, 천상병 장마,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좋은 시 감상)

by 이야기가 있는 정원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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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비 내리고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엔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지고 세월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
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

- 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전문

 

 

💬 저자 도종환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그동안『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흔들리며 피는 꽃』,『해인으로 가는 길』,『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 등의 시집과『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등의 산문집을 냈다.

신동엽창작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문학부문대상, 백석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교보문고

도종환 시화선집 | 詩로 그린 마음의 풍경화우리 시대 대표 서정시인 도종환의 시화선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가 새로운 만듦새로 출간되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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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올 땐 정말 꿈쩍도 하지 않더니, 한 번 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개울을 이루는 여름 비.

 

퇴근 길 집으로 가는 버스가 평소 보다 빨리 왔다는, 퇴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무섭게 쏟아지던 비가 잠시 소강 상태를 이루었다는 소소한 기쁨(?)이 무색하게, 집 앞 건널목에 서니 다시 한 번 폭우가 쏟아지고 말았다.

 

거기에다 돌풍까지 불어서 우산은 속절없이 뒤집어지고, 그 덕에 옷을 입은 채로 샤워를 한 꼴이 되었다. 오늘따라 신호는 또 왜 이렇게 긴건지.

 

빗물을 튀기며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는 차들을 보며, 빗물이 들어찬 신발을 드라이기로 말려야 하나 어째야 하나 생각하고 있노라니, 갑자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이 많고 걱정도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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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붓는 비의 기세는 집으로 돌아가서도 좀처럼 잦아들 줄 몰랐고, 그동안 마음껏 내리지 못해 아쉽기라도 했다는 듯, 비는 온 몸으로 창문을 두드리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듯 했다.

 

기다리는 곳에, 적절한 양으로 내려줘야 비가 반가운 법.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니 문제가 된다.

 

올해는 그 어디에도 피해가 없이, 비의 양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어서 걱정하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

 

 

2023.06.24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초여름 관련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초여름 시, 문정희 초여름 숲처럼, 김영제 긴 여름밤, 김용수 초여름, 시 감상, 6월의 시, 당신과 나의 거리)

 

✔초여름 관련 시 모음(짧은, 좋은, 아름다운, 감동적인 초여름 시, 문정희 초여름 숲처럼, 김영

◆ 시 아래 쓰여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해석, 그리고 해설이 아닌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뿐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초여름 숲처럼 나무와 나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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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왠지 초라해진 내 모습을 바라보며
우울함에 빠진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내 마음에 그대의 모습이 젖어 들어온다
빗물에 그대의 얼굴이 떠오른다

빗물과 함께
그대와 함께 나눈 즐거웠던 시간들이
그대를 보고픈 그리움이
내 가슴 한복판에 흘러내린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맘에 보고픔을 쏟아놓는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온몸에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서라도
마음이 착하고 고운
그대를 만나러 달려가고 싶다

- 용혜원,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전문

 

💬 저자 용혜원 시인은 1986년 KBS ‘아침의 광장’에 서 시 「옥수수」를 발표, 황금찬 시인의 추천을 받아 1992년 《문학과의식》을 통해 등단했다. 1986년 11월 첫 시집 『한 그루의 나무를 아무도 숲이라 하지 않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을 비롯한 73권의 시집과 『용혜원 대표詩 100』을 비롯한 10권의 시선집, 총 181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몇 편의 시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 수십 년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시인들 중에 가장 다양하게 시를 쓰고 있는 용혜원 시인은 지금도 수많은 강연과 활발한 시작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용혜원

 

 

용혜원 대표 명시 - 교보문고

주옥같은 명시 모음집『독자들이 즐겨 읽는 용혜원 대표 명시』는 용혜원 시인이 그동안 발표해온 수많은 작품 중에서 독자들이 좋아하고 즐겨 읽는 명시들만 엄선해서 엮은 시선집이다.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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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도로가 물에 잠기면 어쩌나, 누가 살고 있는 반지하 집에는 혹시 빗물이 새지 않을까, 아직도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늙으신 부모님은 어떻게 지내시나, 하는 현실적인 걱정도 있겠지만, 

 

위의 시처럼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에는 흩어져 있어서 잠시 잊고 있었던, 어떤 그리움들이 구름처럼 한꺼번에 몰려오게 마련이다. 

 

내리는 빗소리는 사람의 시선과 청각을 붙잡아 놓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집중을 하는 셈인데, 그러다보면 그리움은 점점 흘러 넘치게 된다.

 

오래 전에 연락이 끊어진 사람, 미처 매듭짓지 못했던 몇몇 장면들, 그리고 여러 회한들이 가슴 속으로 파고 들어 금새 여울을 이룬다.

 

때때로 비는 타임머신이라도 되는 양, 그때 그 시간 속을 달리게 해준다. 이제는 이렇게 저렇게 관여할 수도, 어찌 할 수도 없는 장면들이지만, 우리는 웃기도, 울기도 하면서 가만히 그 시간을 음미한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모두 시간여행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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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번개, 뇌성, 왁자지끈 두드려
머언 도회지에 낙뢰가 있어만 싶다.

벼룻장 엎어 논 하늘로
살 같은 비가 살처럼 쏟아진다.

손바닥만한 나의 정원이
마음같이 흐린 호수가 되기 일쑤다.

바람이 팽이처럼 돈다.
나무가 머리를 이루 잡지 못한다.

내 경건한 마음을 모셔들어
노아 때 하늘을 한 모금 마시다.

- 윤동주, 《소낙비》, 전문

 

💬 저자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아버지 윤영석과 어머니 김용 사이의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를 거쳐 평양의 숭실중학교로 편입하였으나 신사참배 거부 사건으로 폐교 조치되자, 광명중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였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의 릿쿄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 교토의 도시샤대학 영문과로 편입하였다.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연길에서 발행되던 『가톨릭소년』에 여러 편의 동시를 발표하고 그 외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에도 시를 발표하였으며, 문예지 『새명동』 발간에도 참여하였다. 대학 시절 틈틈이 쓴 시 19편을 골라 시집을 발간하고자 하였으나 그의 신변을 염려한 스승과 벗들의 만류로 뜻을 보류하였다.

1943년 독립운동을 모의한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2년 형을 선고받는다. 이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광복을 여섯 달 앞둔 1945년 2월 16일 옥사하여 고향 용정에 묻혔다. 일제의 생체 실험 주사에 따른 희생으로 추정될 뿐 지금까지도 그의 죽음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1948년 유고 31편이 수록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1990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되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윤동주

 

 

윤동주 전 시집 - 교보문고

윤동주 100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탄생 100년의 윤동주 하면 떠오른 단어, 하늘ㆍ별ㆍ성찰 서정시인에서 저항시인으로 민족의 별이 된 시인 윤동주 인간 윤동주 시인을 정당하게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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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득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위의 시처럼 벼룻장을 엎어 놓은 것처럼 뿌옇고 흐린, 그야말로 먹을 갈아놓은 것 같은 색을 띠었다.

 

'벼룻장'은 '벼룻집'의 방언으로, '벼루 ·붓 ·먹 ·종이 ·연적 등을 넣어두는 나무 상자(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또는 나무 책상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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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룻집

벼루 ·붓 ·먹 ·종이 ·연적 등을 넣어두는 상자. 조금 크게는 중간에 서랍을 달아 책상 모양으로 만들고 작게는 벼루만 넣을 수 있게 만들었다. 선비가 사랑방 용품 중 가장 소중히 여기던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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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와 뇌성을 동반한 비는 순식간에 작은 내(川)를 이루거나 위의 시처럼 '호수'를 이루고, 급하게 어딘가로 흘러만 간다. 마음이 흐릴 때 많은 양의 비를 만나면 특히 더 어두운 법.

 

이 시를 집필할 당시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감히 헤아리기는 어렵지만, 팽이처럼 도는 바람, 머리를 이루 잡지 못하는 나무와 같지 않았을까.

 

 

 

 

 

장마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深夜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 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다오.

- 천상병, 《장마》,전문

 

💬 시인 천상병은 1945년 일본에서 귀국, 마산에 정착했다. 1949년 마산 중학 5년 재학 중 당시 담임 교사이던 김춘수 시인의 주선으로 시 <강물>이 <문예>지에 추천되었다.

1950년 미국 통역관으로 6개월 근무하였으며, 1951년 전시 중 부산에서 서울대 상과대학에 입학하여 송영택, 김재섭 등과 함께 동인지 “처녀지”를 발간하였다. <문예>지 평론 ‘나는 겁하고 저항할 것이다’를 전재함으로써 시와 평론 활동을 함께 시작하였다. 1952년 시 <갈매기>를 <문예>지에 게재한 후 추천이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1954년 서울대 상과대학을 수료하였으며, 1956년 <현대문학>지에 집필을 시작으로 외국서적을 다수 번역한 바 있다. 1964년 김현옥 부산시장의 공보비서로 약 2년 간 재직하다가 1967년 동백림 사건(간첩 사건)에 연루되어 체포, 약 6개월 간 옥고를 치르고 무혐의로 풀려난 적이 있다.

1971년 고문의 후유증과 음주생활에서 오는 영양실조로 거리에서 쓰러져 행려병자로 서울 시립 정신 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였다.그 사이 유고시집 <새>(조광)가 발간되었으며, 이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에 유고시집이 발간된 특이한 시인이 되었다.

1972년 친구 목순복의 누이동생인 목순옥과 결혼한 후 1979년에 시집 <주막에서>(민음사),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오상사)를, 1985년에 천상병 문학선집 <구름 손짓하며는>을, 1987년에 시집 <저승 가는데도 여비가 든다면>(일선)을 출간했다. 1988년 간경화증으로 춘천 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도중, 의사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통고를 받았으나 기적적으로 회생하였다.

1989년 시집 <귀천>(살림), 공동시집 <도적놈 셋이서>(안의), 1990년 수필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강천), 1991년 시집 <요놈 요놈 요 이쁜놈>(답게), 1993년 동화집 <나는 할아버지다 요놈들아>을 간행하였다. 1993년 4월 28일 별세.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천상병

 

 

 

천상병 전집: 시 - 교보문고

이제 떠나고 없는 영원한 순수인을 기리며...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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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겨울 바다 시 모음(좋은, 아름다운, 짧은, 감동적인 시 모음, 양병우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신경림 겨울 바다 2, 정호승 문득, 시 감상, 여름 바다 관련 시)

 

✔겨울 바다 시 모음(좋은, 아름다운, 짧은, 감동적인 시 모음, 양병우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신

◆ 시 아래 있는 각각의 글들은 시에 대한 전문적인 해석이나 해설, 그리고 분석이 아닌 그저 개인의 소소한 감상일 따름입니다. 오해나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겨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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