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성격심리학 이론 중 실존주의적 접근(실존주의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이론의 개요
(1) 실존주의적 접근의 이해 :
①실존(Existence)은 인간 존재의 특유한 존재양식을 의미하며, 실존철학은 인간의 본질규정에 관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인간의 존재양식을 묻고, 그것을 규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②즉, 다른 상담이론처럼 상담의 기법보다는 철학적인 면이나 인간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③현대인의 심리적 문제 중에는 죽음, 자유, 고립(소외), 무의미 등 인간의 실존적 조건과 관련된 것들이 많이 있다. 이는 인간을 제한된 존재로서 세상에 던져진 유기체로 보고, 그로 인해 존재론적 불안(일테면 내 존재가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직면한다고 주장하는 실존주의적 접근과 연관되는 것으로 본다.
④이러한 실존주의적 접근은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 하이데거(Heidegger), 사르트르(Sartre) 등 인간의 존재에 관심을 두고, 인간을 무(無)에서 시작된 자유로운 존재로 보는 실존주의 철학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⑤따라서 실존주의적 접근(상담이론)은 인간 존재에게 주어진 궁극적인 속성으로서 실존에 대해 탐구하고 죽음, 자유, 고립(소외), 무의미 등 존재의 궁극적인 문제들을 다룸으로써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실천적 접근 방법이다.
⑥실존주의적 접근은 명료한 이론체계나 구체적인 치료기법을 중시하지 않으며, 체계적인 단일이론이 아닌 일종의 '치료적 철학'으로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⑦그러므로 다른 성격이론과 달리 성격발달이나 성격평가 등에 관한 개념들을 제안하지 않으며, 다만 존재론적 입장에서 인간이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에 초점을 둔다.
(2) 실존주의적 접근의 공통된 특징 :
①실존이란 곧 인간의 실존을 말한다 :
실존은 인간의 특유한 존재 양식이다. 이는 실존주의적 접근이 다분히 인본주의적인 것이며, 그 주된 관심도 인간 문제에 집중되어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②실존은 곧 개인의 실존이다 :
실존은 또한 각 개인에게 고유한 존재양식이다. 따라서 실존주의적 접근은 다분히 주관적이며,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아니라고 본다.
③실존주의적 접근에서는 어떤 사물을 기준으로 인간 문제를 측정할 수 없다 :
사물은 나름의 실체로서 이미 확정된 성질의 존재이다. 그런 반면, 인간은 지금의 자기 자신을 이루기 위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존재이다.
④실존주의적 접근은 방법론적 측면에서 볼 때 현상학적이다 :
실존주의적 접근도 현상학과 마찬가지로 존재자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현상학자인 후설(Husserl)이 모든 개별적 경험의 보편적 기반으로서 일체의 논리학적 수행에 앞서 미리 직접 주어져 있는 '생활세계(Lebenswelt)'를 제시한 점은 인간의 숨겨진 본질보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존재양식을 규명하려는 실존주의적 접근과는 차이가 있다.
⑤실존주의적 접근은 역동적이다 :
실존은 불변의 존재가 아닌 시간 내적 존재(즉 제한된 존재)이다. 특히 실존주의적 접근에서는 시간 문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⑥실존주의적 접근은 개인에 초점을 두지만 각 개인을 격리된 관점에서 보지는 않는다 :
실존주의적 접근은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의 인간을 연구대상으로 한다. 이와 같은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은 항상 세계나 다른 사람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인간의 존재는 곧 세계 내적인 존재이자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존재이다.
⑦실존주의적 접근은 구체적인 체험 문제를 중시한다 :
실존주의 철학자들 중에는 자신의 일회적인 실존적 체험을 철학적 동기로 삼는 경우가 있다. 일테면 야스퍼스(Jaspers)는 유태인과 결혼한 것을 이유로 나치 정권의 박해를 받으면서 '한계상황(Grenzsituation, 또는 극한상황)'의 개념을 착안할 수 있었으며, 사르트르(Sartre)는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사물들의 우연성을 인식하면서 불현듯 찾아오는 구토감을 '존재의 우연성'으로 설명하였다.
(3) 실존주의적 접근의 인간본성에 대한 기본 가정 :
①인간은 자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인간은 자기 자신, 자신이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자신에게 '여기 -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자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능력이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지으며, 인간으로 하여금 선택과 결단을 가능하게 한다고 본다.
②인간은 정적인 존재가 아닌 항상 변화하는 상태에 있는 존재이다 :
인간은 하나의 존재가 아닌, '존재로 되어가고 있는', 혹은 '무엇을 향해 계속적인 변화의 상태에 있는 존재'이다.
③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존재이다 :
어떤 외적 영향은 인간(실존)에게 제한조건이 될 수는 있지만 결정요인은 될 수 없다. 즉, 인간 실존은 (외부로부터)주어지는 것이지만 그 본질은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④인간은 즉각적인 상황과 과거 및 자기 자신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인간은 초월의 능력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여기 - 지금'의 실존 속으로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자기 자신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있으며, 여러 가지 대안을 고려하여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이다.
⑤인간은 장래의 어느 시점에서 무존재가 될 운명을 지니고 있으며, 자기 스스로 그와 같은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존재이다 :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와 같은 엄연한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것은 사실 매우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실존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기 위해 끊임없이 비존재, 죽음, 고독의 불가피성을 자각해야 하며, 그것에 직면하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본다.
(4) 실존주의적 접근의 대표적인 학자들 :
①키에르케고르(Kierkegaard) :
㉮ 키에르케고르는 덴마크의 철학자로, 실존주의 철학의 시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이성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을 동일시했던 헤겔(Hegel)의 진리관을 비판하면서, 아무리 보편타당성을 지닌다고 해도 그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진리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 그는 순수한 객관성은 달성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은 자신만의 주관적인 진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또한 헤겔의 양적 변증법과 대조적으로 질적 변증법, 즉 선택을 중시하는 진리관을 제시하였으며, 특히 삶의 선택과 관련하여 개인이 느끼는 불안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 그는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므로 매 순간 선택과 관련하여 실존적 불안을 느끼게 되며, 이와 같은 불안과 불확실성이야말로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따라서 선택과 결단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창조해가는 것이 곧 삶의 과제인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②하이데거(Heidegger) :
㉮ 하이데거는 독일의 철학자로, 현상학적 실존주의와 함께 실존주의 치료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 그에 따르면 인간은 '현존재(Dasein)'로서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세계로 내던져져서,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없는 실존적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이른바 '세계 - 내 - 존재(In - der - Welt - sein)로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언어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게 된다.
㉰ 현존재는 세계 내에서 다른 많은 존재들과 관계를 맺는 가운데 본래적 존재양식을 상실한다. 이렇게 본래적 자기를 상실하고 '일상인(Das Man)'이 된 인간은 몰개성적인 인간으로 전락하게 된다.
㉱ 이처럼 자기를 상실한 일상인으로서의 현존재는 죽음과 무(無)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되며, 그가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본래적인 자기를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그와 같은 상태로 되돌아갈 것을 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③메이(May) :
㉮ 메이는 미국의 실존적 심리치료자로, 유럽의 실존주의 심리학을 미국에 전파하고 이를 심리치료에 적용한 핵심적인 인물이다.
㉯ 그는 인간(Human Being)이란 용어에서 존재를 의미하는 'Being'이 현재진행형으로 되어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인간은 어떤 것으로 되어가는 과정을 포함하며, 이를 위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임을 강조하였다.
㉰ 그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직면하는 불안, 고독과 같은 실존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심리치료자들이 내담자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 즉 내담자로 하여금 고독과 두려움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추구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④얄롬(Yalom) :
㉮ 얄롬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1980년 「실존적 심리치료(Existential Psychotheapy)」를 출간하여 실존적 심리치료이론을 체계적으로 구축한 인물이다.
㉯ 그는 실존적 심리치료의 궁극적 관심사로서 죽음, 자유, 고립(소외), 무의미(네 가지 실존적 조건) 를 제시하였으며, 인간이 그것에 대한 자각으로 인해 불안과 갈등을 경험한다고 생각했다.
㉰ 인간은 네 가지 실존적 조건에 대해 다양한 적응적 또는 부적응적 반응을 나타내 보일 수 있으며, 이는 다양한 정신병리와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심리치료는 이와 같은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다음 시간에 계속, 실존주의적 접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 출처 및 참조 : [성격심리학], 인본주의적 관점, 핵심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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