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 시간에는 '일반적인 정신 에너지'인 리비도(이는 프로이트가 처음 주창하였으나,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이 다시 재정립하였다)가 외부적 환경, 즉 다른 사람이나 그와 관련된 상황 등 객관적 세계로 흐르는 사람을 일컫는 '외향성(extroversion)'과
정신적 에너지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가능한 한 개인 내부의 자아와 주관의 세계에 간직하려는 사람을 일컫는 '내향성(introversion)'에 대해 알아보았다(후에 MBTI®의 모태가 됨).
이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1. 오귀인 효과
(Misattribution Effect)
1974년 컬럼비아 대학교의 아서 아론(A.P.Aron)과 도널드 더튼(D.G.Dutton) 박사는 한 가지 실험을 하게 된다. 캐나다 벤쿠버 카필라노 강의 서로 다른 두 다리에서 이 실험은 진행되었는데, 첫번째 다리는 좁은 폭, 길이는 140m, 높이는 70m 였고, 두번째 다리는 높이 3m에 단단한 삼나무로 만들어진 각각의 다리였다.
즉, 서로 정 반대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심하게 흔들리는 다리' 하나와 '튼튼하고 안정감을 주는 다리' 하나에서 이 흥미로운 실험이 시작되었다.
실험의 디테일한 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 실험은 18~35세 남성에게 이 두 다리를 건너게 하고 건너편에서 건너온 여성 실험도우미가 다리 중간에서 남성에게 설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이 끝나고 여성 실험도우미는 나중에 이 실험에 대한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다면 전화를 하라며 전화번호를 주었다.
실험 결과 흔들리는 첫번째 다리에서 설문에 응한 남성들은 50%이상이 전화를 걸어온 반면, 안정된 두번째 다리에서 설문에 응한 남성들은 12.5%만이 전화를 걸어왔다.
* 출처 : [위키백과], 오귀인 효과
'심하게 흔들리는' 첫 번째 다리의 조건과 최대한 부합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왔는데, 다리의 중간에 어떤 여성이 설문을 하기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우선 여기에는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 게다가 다리는 위험하게도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흔들거린다.
호흡은 가빠지고, 손에서는 땀이 배어나오며, 심장은 점점 빠르게 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가장 크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험 결과는 이 위험해 보이는 다리의 가운데에서 여성에게 설문조사를 받은 남성들(즉 여성의 전화번호를 받은 남성들)의 50%가 전화를 걸었다.
이것은 무엇 때문인가? '간담을 서늘하게 하거나 마음을 졸이게 하는 느낌(출처 네이버 국어대사전)'을 가리키는 '스릴(thrill)'은 기본적으로 '위험'과 '불안'을 동반하게 마련인데도, 역설적이게도 남성들은 전화를 걸었다. 그런 극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위험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여성에게 일종의 '호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는 말인가?
또한 비슷한 예로 연인끼리 혹은 썸을 타는 관계끼리 함께 공포영화를 관람하거나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또는 귀신의 집)를 타며, 관계가 상당히 진전(?)되는 경우도 많다.
위의 사례들은 두 가지로 요악해볼 수 있다.
첫째,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공포, 위험 감지), 둘째 정신적. 신체적 각성 상태. 즉, 이런 두 가지의 핵심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인지하기가 어렵다.
✅ 미국의 심리학자 아얄라 파인스는 수천 쌍의 남녀와 인터뷰 한 결과 극적인 상황 속에서 커플이 된 사례가 20%를 넘는다고 하였다.
이 커플들은 예를 들면 대학입학이나 해외유학, 해외여행 등 새로운 상황에 맞닥드렸을 때나 부모의 죽음이나 연인과의 결별을 경험한 상실 상태에였는데 이때는 이성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교육방송에서도 실험을 했는데 놀이공원에서 소개팅을 한 커플이 실내에서 소개팅을 한 커플보다 실제 연인이 된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 출처 : [위키백과], 오귀인 효과
정리하자면, 스릴 때문에 생기는 두근거림을 '사랑'이나 '호감'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일컬어 '오귀인 효과'라고 부르는 것이다.
2. 위험과 불안이 착각을 부른다
(ft. 관련 실험)
생리적 욕구(의식주와 관련됨, physiological needs)와 더불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안정(안전)의 욕구(safety need)'이다.
내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그러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인간은 불안감을 느끼며 -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활발하게 분비되는데, 이는 긴장상태와 사랑을 느끼는 상태 공히 분비된다고 한다 - , 공포. 위협. 고통으로부터 회피하려고 하거나, 그것을 해소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즉,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끼리 어떤 유대감이나 호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특히 이성 간에는 스릴에서 오는 두근거림과 호감에서 오는 두근거림을 구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물론, 극한 상황에서 이성간에 느낀 모든 감정이 다 불안과 공포에서 기인한 것이니, 이것은 모두다 부질없다, 라고 여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다만, 그럴 '가능성'이 안정된(안전이 보장된) 상황보다 조금 더 높을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해, 극한 상황에서 맺어진 커플이,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맺어진 커플보다 더 빨리 헤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아래는 오귀인 효과, 또는 흔들다리 효과와 관련된 또 다른 실험이다.
💬 이와 비슷한 실험으로는 뉴욕주립대의 심리학과 교수 스튜어트 밸린스의 실험이 있다.
스튜어트 교수는 방 안에 남성 한 명씩을 들어오게 하고 그들에게 여성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동시에 그들의 심장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들려준 심장소리는 가짜였고 스튜어트 교수가 의도적으로 빠르기를 조절한 심장소리였다. 스튜어트 교수는 미녀의 사진을 보여줄 때는 보통 심장 박동 소리를, 평범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의 사진을 보여줄 때는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 소리를 들려주었다.
실험결과 남성들은 자신의 심장 소리가 빠르게 뛰었던 여성들의 사진에 호감을 표시했다. 이 또한 잘못된 귀인의 오류를 범한 예이다.
* 출처 : [위키백과], 오귀인 효과
3. 우리가 감정이입을 하는 이유
극한 상황은 여러 가지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고통을 줄 수 있다. 세상에 고생을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부러 고통을 당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극한 상황의 위협이 클 때,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힘을 합쳐서 그 난국을 타개하려고 한다.
특히 재난상황에서 낯선 사람의 안전을 걱정하고 그들을 어떻게든 도우려고 하는 실제의 예를, 우리들은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즉, 불안할수록 인간은 유대감과 친밀감, 그리고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이며, 거기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또는 감정환기하는)하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위험과 불안에 처해있을수록 인간은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하게 원하게 되며, 반대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려고도 한다. 그것이 감정이든, 물질이든,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는 행동이든 간에.
어쨌든 인간은 어떤 자극에 대해 생리적. 신체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존재이다.
따라서 만약 그와 같은 상황이(두근거림 등등) 발생하면 이것에 대해 분명히 자각하고, 잠시 멈추어 서서 숨을 고르며,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물론 이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환원시키면, 쉽게 마음이 흔들리게 되면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쉬우니, 조금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2021.07.12 - [이야기가 있는 정원, 성격심리] - ✔벡의 인지치료③(재귀인, 재정의, 탈중심화, 소크라테스식 질문, 사고기록지, 역기능적 사고의 일일기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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