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간에는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긍정적인 믿음과 기대, 그리고 예측 등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향을 일컫는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1. 방아쇠 효과의 뜻, 그리고 배경
▣ 방아쇠(Trigger, 트리거) :
소총이나 권총에서 총알을 발사하게 하는 장치. 굽은 쇠 모양이며 집게손가락으로 잡아당겨서 총을 쏘게 되어 있다.
* 출처 : [네이버 국어대사전], 방아쇠
소총 혹은 권총에서 최종적으로 총알을 발사하게 만드는 장치인 방아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총알은 발사될 수 없다.
즉, 방아쇠는 총알을 발사시키는 촉발장치라고 할 수 있다.
* 본래 '방아쇠 효과(Trigger Effect, Triggering Effect)'는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의 여파를 설명하는 단어이다.
✅ 생태계가 어떤 이유에서건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 여파가 연쇄적으로 이어져 생태계의 안정이 깨져 버리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방아쇠 효과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사회 · 경제적으로도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아쇠 효과의 예는 1900년대 초반 미국의 애리조나 주의 국유림에서 발생한 경우이다. 사슴과 퓨마가 어우러졌던 먹이사슬의 평형이, 사슴의 보호차원에서 퓨마와 늑대를 살상하여 균형이 무너지며 비롯되었다.
사슴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생태계가 파괴되어 다수의 사슴이 굶어죽는 상황이 발생했다. 성급하고 그릇된 인위적 변화가 가져온 폐해의 한 예이다.
* 출처 : [사이언스 올], 과학백과사전, 방아쇠 효과,
Triggering Effect
작은 변화 하나의 여파가 이어져 생태계의 안정 자체가 깨져 버리는 효과라는 점에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나비효과는 지극히 자연적인 변화가 일으키는 현상이며, 방아쇠 효과는 생태계에 인위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심리학의 견지에서 보는 방아쇠 효과(트리거 효과)는 「과거의 경험을 다시금 상기시켜서, 그에 대한 재경험을 유발(촉발)시키는 자극으로, 특별한 행동패턴을 야기시키는 중요한 요인을 의미」한다.
2. 방아쇠 효과의 사례, 그리고 트리거 포인트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방아쇠 효과에 대해 축약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어떤 반응이나 사건(행동)을 유발하는 '도화선'의 성격이 짙다고 보면 된다.
아래는 방아쇠 효과가 가져온 사회적 사례 중 하나이다.
📝1980년대 뉴욕시는 평균적으로 연간 2,000건 이상의 살인과 60만건 이상의 심각한 중범죄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한 지하철은 사소한 경범죄부터 살인강도까지 수많은 범죄가 이루어지는 온상이었다.
그런데 80년대가 끝날무렵 지하철 강력범죄가 무려 75%나 감소했다. 과연 뉴욕 지하철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벌어졌을까?
뉴욕시에서는 이러한 범죄예방을 위해 지하철 경찰서장으로 윌리엄 브래턴을 새로 영입했는데 브래턴 서장이 제일 먼저 한일이 무임승차 단속이었다. 사복경찰을 10명씩 배치해서 위반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취조를 한 결과, 20명중 1명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7명중 1명은 수배자였다고 한다.
나중에 그는 뉴욕의 경찰국장으로 영전이 되었다. 범죄율을 급격히 낮춘 트리거 포인트는 바로 가장 사소한 위반인 무임승차 단속이었던 것이다.
* 출처 : [새전북신문], [독자의 글]
교통사고 감소의 방아쇠 요인 중에서
위의 해외 사례에서는 방아쇠 효과와 함께 방아쇠 효과의 주요 요인이 되는 '트리거 포인트(Trigger Poin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앞서 말씀드린 방아쇠 효과에 관한 생태계의 사례에서는, 사슴을 보호하려고 퓨마나 늑대를 살상한 '인위적인 개입'이 바로 '트리거 포인트'인 것이다.
개인적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예전에 어떤 사람에게서 셀 수 없을 정도로 조롱과 멸시를 당해, 깊은 상처를 간직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시간이 흐르면서 이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물론 무의식에 반드시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만이 쌓이는 것은 아니다)은 자연스럽게 무의식의 영역에서 잠을 자고 있을 것이고, 꽤 오랫동안 그런 경험이 없었기에 이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애써 잊고 밝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생각도 못한 시점에,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떠올리기도 싫은 조롱과 멸시를 또 당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 강도와 빈도는 둘째치고라도, 이 사람은 상대에게 어쩌면 불같이 화를 낼지도 모르고, 상대가 한 것 이상의 것을 돌려주려는 어떤 행동에 돌입할 수도 있다.
즉, 이 사람에게 있어서 조롱과 멸시는 상대에게는 일상적이거나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작은 요인, '트리거 포인트'일 수 있으나 시간이 흘러 그것은 그에 대한 반응이나 사건을 유발(촉발)하는 '도화선(뇌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 도화선(導火線)'에는 '심지'라는 뜻도 있지만 '사건이 일어나게 된 직접적인 원인(출처 네이버 국어대사전)'의 의미도 있다.
처음에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했을 수도 있고, 당사자도 별 것 아닌 걸로 치부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
문제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것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어느 때, 어느 곳이든 직방으로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면에서 우리는 모두, 마음 속 도화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의든 아니든, 어떤 말과 행동으로 상대의 마음 속 도화선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