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번 시간에 이어서 오늘도 실존주의적 접근, 실존주의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죽음, 자유, 고립 또는 소외, 무의미 등의 실존적 조건의 정신병리, 실존주의 치료의 목표, 비도구성의 원리, 자기중심성의 원리, 만남의 원리, 치료할 수 없는 위기의 원리 등의 실존적 치료의 원리 등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5. 의미치료(의미요법)
(1) 의의 및 특징 :
① '의미치료(의미요법, Logotherapy)'은 빅터 프랑클(프랭클, Frankl : 1905~1997)이 이른바 '의미에의 의지(Will to Meaning)'를 강조하면서 기존의 심리학적 이론에 실존철학을 도입한 치료법이다.
✅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빈 의과대학에서 정신과를 전공했고 특히 우울증과 자살에 관심이 많았다. 초기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년)와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37년 정신과 전문의가 된 빅터 프랑클은 3만 명의 자살위험성이 있는 여성들을 관리·치료했고, 이후 자신의 클리닉을 개업했다. 정력적으로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기 시작할 때, 1938년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해 버렸다.
1942년 9월 결국 그는 아내, 부모와 함께 테레지엔슈타트의 유대인 거주지 ‘게토’로 강제 이송되어 일반의로 근무했다. 이곳에서도 그는 열정적으로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람들이 강제 수용된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강연해 나갔다.
그와 그의 아내는 1944년 10월 19일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로 옮겨졌고, 여기서는 의사가 아닌 일반 수용소 수감자로 강제 노역을 했다. 1945년 3월에야 튀르크하임의 수용소로 옮겨져서 1945년 4월 27일 전쟁이 끝나 해방될 때까지 의사로 근무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 틸리는 베르겐-벨센 수용소로 옮겨져 그곳에서 사망하고 말았고, 어머니 엘사는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동생 월터는 강제 노역 중에 사망했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빅터 프랑클의 로고테라피 - 아우슈비츠에서의 죽음의 문턱에서 통찰을 얻다 (정신의학의 탄생, 2016.01.15, 하지현)
② 프랑클은 나치 포로수용소에서 삶과 죽음의 극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한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삶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지키려는 죄수들을 보면서, 인간이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추구하려고 하는 실존적이고 도전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③ 그는 인간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인식할 때 불안과 공포가 생기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고 보았다. 또한 인간이 본질적으로 자신을 뛰어넘어 타인과 세계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존재이며, 다른 사람과의 참만남을 통해 자기의 경계를 초월할 때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된다고 여겼다.
④ 이와 같은 관점은 삶의 의미에 대한 이론, 즉 후에 의미치료로 확대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즉,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초월적인 가치를 탐구하며, 초월적인 가치야말로 인간의 잠재능력을 구현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면서 살도록 해 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⑤ 의미치료는 기본적으로 내담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의미를 찾도록 조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특히 내담자로 하여금 본원적인 가능성과 잠재적인 능력을 깨닫도록 하며, 자기실현, 자기충족, 자기발전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
⑥ 인생의 의미, 죽음과 고통의 의미, 일과 사랑의 의미 등 철학적이고 영혼적인 양상의 문제를 가진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미치료는 허무주의나 공허감, 죽음에의 공포, 가치관의 갈등 상황에 놓인 정신장애에 초점을 둔다.
(2) 주요 개념 :
① 의지의 자유(Freedom of Will) :
㉮ 의지의 자유는 인간의지의 자유를 말하는 것으로, 인간조건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닌 인간이 직면할 수 있는 어떤 조건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 프랑클에 따르면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의지대로 자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극단적인 한계상황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면서 살아남는 방식을 선택할 의지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 이와 관련하여 프랑클은 인간이 상황은 물론 그것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이른바 '자기분리(Self - detachment)'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 이러한 자기분리 능력에 의해 인간은 자신의 생물학적(신체적) 혹은 심리적 조건에 대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와 같이 어떤 조건에 대해 취하는 개인의 태도에 대한 능력이야말로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것이며, 프랑클은 이를 '생물학적 차원(Bioiogical Dimension)' 이나 '심리적 차원(Psychological Dimension)'과 구별하여 '정신적 차원(Noological Dimension)'이라고 불렀다.
② 의미에의 의지(Will to Meaning) :
㉮ 프랑클에 따르면 의미는 존재와 일치되는 개념이 아닌 존재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일테면, 우리는 다른 사람을 만날 때에도 자신의 의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 의미에의 의지는 본능적 추동을 달성하려는 것도, 내적균형을 이루기 위해 긴장을 감소키려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닌,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어떤 의미를 추구하도록 하는 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 프랑클은 이와 관련하여 인간의 의미탐구를 '삶의 일차적인 힘'으로 여겼으며, 이러한 의미는 자신의 의미에 대한 의지를 충족시킴으로써 성취된다고 보았다.
㉱ 즉, 개인의 자기실현은 개인이 추구하는 의미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③ 삶의 의미(Meaning of Life) :
㉮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은 인간에게 매우 본질적인 것으로, 삶의 의미탐구는 의미치료의 본질이기도 하다. 인간은 주어진 (생활)상황에 내재한 잠재적인 의미를 충족시키는 데 대해 책임이 있는 존재이다.
㉯ 삶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죽음의 의미도 중요하다. 즉, 죽음은 삶의 의미를 박탈하지 않으며, 오히려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한다.
㉰ 인간의 삶은 유한하기에, 그에게 주어진 일회적인 삶은 귀중한 의미를 지닌다.
(3) 의미의 원천 :
① 일(Work) :
인생에 대한 책임감은 삶 속에서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난다.
② 사랑(Love) :
사랑은 자기초월의 한 형태로,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의 성격의 내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③ 고통(Suffering) :
고통은 인간으로 하여금 무감각해지거나 권태로움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한 편으로, 인간을 성장과 성숙으로 이끄는 요인이다.
④ 과거(The Past) :
의미를 탐구하는 자체는 일차적으로 볼 때 사람들의 미래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과거는 여전히 의미의 원천이 될 수 있다.
⑤ 최상의 의미(Supra - meaning) :
삶과 고통의 궁극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말로, 이는 특히 '종교'에 의해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4) 의미치료에서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3가지 가치체계 :
① 창조적 가치(Creative Values) :
인간은 창조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의미의 실현은 개인이 자신의 사명과 구체적인 과업을 자각할 때 생기는 것이다.
② 경험적 가치(Experiential Values) :
인간은 경험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경험적 가치는 비록 자신이 직접적으로 창조해 내지는 않더라도 타인의 것을 경험함으로써 그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③ 태도적 가치(Attitudinal Values) :
인간은 태도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 개인이 극한 상황에서 창조도, 경험도 하기 아려운 경우라 할지라도 태도적 가치를 통해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즉, 극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스스로 운명을 어떻게 맞이하느냐 하는 태도는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의미치료의 주요 기법 :
1. 역설적 의도(Paradoxical Intention) :
㉮ 역설적 의도는 강박증이나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을 다루기 위해, 자기가 두려워하는 그 일을 '일부러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 강박증이나 공포증의 경우 지나친 주의나 지나친 의도가 오히려 불안에 대한 불안, 걱정에 대한 걱정을 유발함으로써 그 정도를 더욱 가중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내담자가 일반적으로 가지는 불안이나 공포에 대한 도피 심리를 포착하여, 그로 하여금 문제 행동에 직면하도록 한다.
㉰ 이때 직면의 부작용으로 인해 내담자가 더욱 불안이나 공포에 휩싸이는 것을 막기 위해, 유머와 익살을 섞어 과장되게 생각하고 표현하도록 한다.
㉱ 이처럼 역설적 의도는 내담자로 하여금 불안이나 공포를 가중시키는 원인을 인식하도록 하여, 그것의 부정적인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2. 탈숙고(Derefiection) :
㉮ 탈숙고는 지나친 주의나 지나친 의도와 마찬가지로, '지나친 숙고'에서 비롯되는 예기불안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다.
㉯ 일테면 어떤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하는 경우, 그것이 오히려 자발성과 활동성을 방해함으로써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어렵게 만든다.
㉰ 이러한 탈숙고는 내담자의 지나친 숙고를 상쇄시킴으로써 자발성과 활동성을 회복시켜 준다.
6. 공헌점 및 제한점
(1) 공헌점 :
① 새로운 치료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
실존주의적 접근은 물질주의 가치관이 팽배하고 인간을 수단으로 대상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실존을 자각하며, 진정한 삶을 살도록 자극하는 새로운 치료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②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
실존주의적 접근은 인간 존재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긍정적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였고, 인간의 실존적 조건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철학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③ 실존적 문제에 대한 치료적인 접근을 제안하였다 :
실존주의적 접근은 그동안 심리치료 분야에서 심도있게 다루지 못했던 존재, 죽음 등 실존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체계 및 치료방법을 제안하였다.
④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하였다 :
실존주의적 접근은 인간의 개별성 및 독자성에 그 초점을 두고, 인간을 고유성을 지닌 개체로 인정하였다. 또한 개인의 가치와 한계를 철학적인 관점에서 조망하는 보편적인 이해의 틀을 제공한 것은 물론, 개인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함으로써 인간성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2) 제한점 :
① 치료 이론 및 치료방법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제시가 부족하다 :
실존주의적 접근이 실존적 문제의 이론적 체계 및 치료방법을 제시하였다고는 하나, 이를 위해 사용한 개념들이나 용어들이 그 자체로 모호하고 포괄적이라는 점은 개념적 혼란과 더불어 실존주의 치료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② 과학적인 탐구의 부족이 지적된다 :
행동주의적 관점이나 인지적 관점 등의 치료자(상담자)들이 자신들의 이론을 타당화하기 위해 많은 실증적 연구를 실시한 반면, 실존주의적 접근의 치료자(상담자)들은 그와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는 치료(상담) 효과를 검증하거나 그 과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③ 적용범위가 제한적이다 :
실존주의적 접근은 실존주의 철학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치료와 상담에 있어서 철학적 통찰력이 결여된 내담자 또는 심한 정신증적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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