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고양이(고양이 관련 시, 고양이들의 봄날, 고양이 먹이, 길고양이, 황인숙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시 감상, 일상, 고양이 사진, 고양이가 있는 풍경)
봄비가 부슬부슬(지역에 따라 달랐지만) 오기 며칠 전, 3월 마지막 주 어느 날, 벚꽃은 피었다. 그때는 이렇게 비바람이 쳐서 꽃잎들이 일순간에 홀랑 떨어질 줄 알지 못했다. 사는 것에 치여, 올해도 꽃이 만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거의 초여름을 방불케 했던 3월 말의 거리는 그야말로 바싹 말라붙어, 황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내딛는 걸음마다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녀석들도 분명, 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타난 여름을 제대로 맛보고 있겠지.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도 최대한 뜨거운 배를 식히느라 그늘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본래 먼저 다가와서 코인사 정도는 해주는 상대적으로 다정한(?) 놈들이지만 살다 보면 예외인 날도 있는 법.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저 털옷에 지퍼라도 달려있다면, 좀 나을 텐데..
2023. 4. 10.